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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의 영화감상평 ## 이터널 선샤인
excoco 2007-04-21 오후 12:02:27 1677   [4]
 
감동의 물결이..
사실, 굉장히 감동적인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게 다소 특별한 영화로 다가온다.
평소 SF 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단지 이 영화의 장르가 SF 로 분류 되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거기다가 짐캐리가 주연한 SF 라니..
물론, 최근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이라는 환타지(?) 영화가 있긴 했지만, 짐캐리는 SF 에 출연한 적이 없는걸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신선한 충격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SF 로 보기는 좀 어려운듯 하다.
이 영화는 네티즌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짐캐리의 엽기적인 코미디가 나오지 않는다니 더더욱 호기심이 간다.
 
훔. 별일이다. 짐캐리식의 코미디가 이젠 좀 식상하다는걸 눈치챈걸까?
이 영화에서는 기존의 짐캐리식 슬랩스틱코미디는 없다.
영화의 중반부에 서너컷정도 엽기적인 표정이 살짝 나오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전혀 짐캐리 같지 않은 심각한 표정의 진지한 연기를 볼 수 있다.
특히, 영화 시작부분에서 10여분정도.. 이 사람이 짐캐리가 맞나 싶을정도다.
이렇게 보니, 짐캐리.. 정말 미남이었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그동안 그렇게 망가뜨렸단 말인가..
하긴,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는 유명한 코미디언들중에 꽃미남 저리가라 할만한 코미디언들도 많다.
참.. 짐캐리를 코미디언이라고 봐야 하나.. 그가 개그쇼로 데뷔(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얼핏 그렇다고 케이블채널에서 본것 같다.) 했으니 개그맨으로 볼수도 있겠다.
 
어느날 아침 조엘(짐캐리)은 회사에 출근하다 갑자기 땡땡이를 치고는 '몬탁' 행 열차를 탄다.
평소 충동적인 성격이 아닌 조엘로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돌출행동이다.
몬탁의 해변가에 도착한 조엘은 우연히 본 오렌지색 점퍼의 여자를 보게되고, 이상하게 끌린다.
식당에 들어가 메모를 끄적이고 있는데 앞편에 그녀가 앉아 있는게 아닌가..
소심한 성격의 조엘은 첫눈에 반해버린 그녀에게 자꾸 관심이 가지만, 애써 무던히 넘어가려 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그여자가 어디서 본적있는 사이가 아니냐며 적극적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
마치 서로 첫눈에 반한듯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그녀의 집에가서 편안한 대화를 마친후 연락처를 주고받고는 다음날 저녁에 만날 약속을 잡는다.
다음날 저녁 둘은 얼음이 꽁꽁언 강에가서 알수없는 행복감에 서로 빠지게 되고, 날이새어 그녀의 집앞. 그녀가 잠시 자신의 집에와서 자도 되겠냐며 .. 자신의 칫솔을 챙기러 간 사이에,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웬 낯선 남자가 '뭐 도와드릴일이 없냐' 며 다가온다..
 
이순간, 장면이 바뀐다.
조엘이 펑펑 울면서 운전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애인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이 자신을 모른척하며, 웬 낯선 어린남자와 애정행각을 벌이는것을 목격하고는 충격에 빠져 친구 부부네 집에 찾아와 하소연을 하고 있다.
웬 낯선 편지를 발견하는데, 그 편지에는 그녀가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에 찾아가 자신과 관련된 기억을 지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제서야 그녀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된 조엘. 그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그녀에 대한 챠트(진료기록)를 보여줄수 없다고 한다.
단지, 그녀가 자신과 보낸 시간이 행복하지 않았다며 기억을 지우길 원했다고 한다.
몇번의 고민끝에 조엘도 그녀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고 병원을 찾아간다.
병원에서는 그녀와 관련된 모든 물건을 가져오라고 한다.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모든 물건을 챙겨온 조엘. 병원에서는 조엘이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며 기억을 떠올릴때마다 뇌에서 그 기억의 위치를 기록해 두었다가 지우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녀와의 기억을 하나둘씩 지워가는데, 행복했던 순간들이 하나둘씩 지나쳐 갈때마다 조엘은 자신이 왜 그녀를 지우려 했는지 후회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기억속에서 그녀(자신이 기억하는 그녀)와 대화하며, 그녀를 지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도망다닌다.
기억을 지우는 작업자가 잠깐 한눈판사이 조엘과 기억속의 그녀는 숨었지만, 이내 들켜버려서 그녀의 기억이 모두 지워질 위기에 처한다.
조엘은 결코 그녀를 잊고 싶어하지 않았고, 그녀의 마지막 기억이 지워지기 바로전 '몬탁으로 오라' 는 메세지를 남기고 마지막 기억이 사라져간다.
 
다음날 아침, 혼란스러웠던 지난밤의 조엘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길에 나선 조엘이 충동적으로 '몬탁' 행 열차를 타게된다.
(영화 처음 시작하는 시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곳에서 오렌지색을 쟈켓을 입은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돌아와서 연락처를 주고받고, 밤새 데이트를 하고, 칫솔을 가지러 간 그녀가 자신에게 온 우편물을 챙겨 자신의 차로 돌아와서는 배달되어온 이상한 테잎을 튼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테잎에서는 클레멘타인이 조엘을 험담하는 내용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그렇다, 이 둘은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던 것이다.
둘은 충격에 빠지고, 여자는 차에서 내려버린다.
그렇게 헤어지는데, 여자는 다시 조엘의 집에 찾아가는데, 조엘의 방에서 그녀를 험담하는 내용이 들려오는게 아닌가.
조엘에게도 그 이상한 테이프가 배달되어온 것이다.
둘은 테잎에서 말하는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며 해명하고, 여전히 서로가 사랑함을 느낀다..
.........
이 테잎은 도대체 누가 보낸것인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기억을 지운 사람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이 획기적인 의술(기억을 지우는)을 연구하는 병원의 박사를 짝사랑하다 관계를 맺게된 보조원이 유부남인 박사와의 관계가 너무 괴로워서 기억을 지워버린것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되어 그 충격에 이 병원에서 기억을 지운 사람들에게 일일이 테잎을 보낸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이런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애써 기억을 지우고 잊으려 해도, 결국은 또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다.
서두에 잠깐 언급했듯이 내게는 다소 특별하다.
그것은 이 영화가 연인들이 느끼는 감정과 사랑의 소중한 추억과 행복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연애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것과 가슴으로 느껴져 오는 공감은 엄연히 틀리지 않는가.
그런면에서 내 아픈 속을 후벼파는듯하다.
신세한탄은 이쯤하고..
이 영화에서 조엘,클레멘타인 커플외에 기억을 지웠는데 다시 사랑에 빠지는 커플이 또 있다.
병원의 박사와 보조원이다.
즉, 단순히 조엘,클레멘타인 커플 뿐만이 아니라 다른 커플을 보여줌으로서 사랑했던 사람들이 기억을 지운다해도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공식을 강조하려는듯 하다.
그렇다.
사랑의 감정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시들게 되고, 권태기에 빠지게 되기도하고, 혹은 서로의 단점을 잘 얘기하지 못하고 숨기고 억누르다가 결국엔 사소한 싸움으로 헤어지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서로 미워해서라기 보다는 오해와 사소한 실수들로 인해서 그렇게 되곤 한다.
이 영화는 정말 감동적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되새기게 해준다.
물론, 나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본 전례가 없는터라 그 감동의 깊이를 그냥 짐작만 해볼 뿐이다.
 
이 영화는 SF 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기억을 지우는 병원이 있다는 설정과 조엘이 자신의 기억속에서 방황할때 기억이 지워지는 장면들을 묘사한 CG 효과가 나름대로 SF라는 점을 인지시키기는 하지만, 이 장면들에서는 오히려 블랙코미디의 분위기를 풍긴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로맨스 코미디' 로 보는게 가장 무난한듯 하다.
짐캐리라는 배우가 전혀 자신같지 않은 진지한 연기를 선보인 완성도 높은 괜찮은 영화다.
연인이 없거나, 연애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다소 배아픈 영화일수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것을 일깨워주는 감동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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