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좀 되었는데 이제야 감상평을 남기게 되는군...
이 영화가 로멘틱 코메디라고 하는데... 정말 코메디적인 발상이다... 차라리 에로틱 코메디라면 모르겠다...
잘생긴 외모에 세련된 매너, 게다가 경제적인 능력까지... 수현(이병헌)이라는 남자는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흔히 보이는 대중적인 왕자님이다. 그들과 수현이 다른 점은 그들은 왕자는 왕자지만 한 여인 앞에서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이고, 수현은 그대로의 본색(?)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점 뿐이다.
재즈바의 보컬리스트인 미영(김효진)은 그야말로 최신 신세대(신세대의 구분이 이런 걸로 결정지어져도 되는지는 묻지 않기로 하자)인 자유 연애주의자이다. 상일(탁재훈)이란 애인이 있지만 자기에게만 매달리는 그에게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정통파 왕자님 수현... 적극적인 미영의 데쉬와 수현의 기술적인 넘어감으로 둘은 마침내 결혼까지 앞두게 된다.
그 와중에 미영의 둘째 언니인 선영(최지우)은 자신이 이해못하는 동생의 세계에 관심을 보이게 되고, 수현의 은글슬적 작업에 그대로 필 꽃히고 만다.수현을 위해 사랑의 기술(?)을 배우려고 에로보다 강력한 영화와 책에 학구열을 불태울 정도가 된다. 사랑도 남자도 모르던 그녀가 수현 앞에서 제대로 무너지고 만다. 그녀 역시 여자였기 때문일까? 동생의 결혼 상대자이지만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선영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거기에 미영의 큰언니인 진영(추상미)까지 그 대열에 합류하고 만다. 가족과는 동침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남편 덕에 과부아닌 과부가 되어버린 그녀에게 수현은 또 다시 은밀하고 치밀한 작업에 들어가고, 그녀는 사랑이라기보다 욕망의 파트너로 수현과 마주하게 된다.
거기에 가미된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그 집안의 막내 남동생에게 또 하나의 비밀을 만들어 주는 수현...(그렇다고 수현과 막내 동생이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아니다...이건 지극히 정상적인(자신은 없다..)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 이다.
수현은 그렇게 미영과 그 가족들에게 은밀한 비밀을 하나씩 만들어준다.
극중에서 수현은 완벽한 이 시대의 바람둥이이다. 한마디로 마음먹으면 안넘어오는 여자가 없는... 다만 이 영화는 원인이나 결과를 보여주진 않는다. 그냥 현상만을 갖기고 이야기 한다.
수현이 왜 그런 바람둥이가 되었는지, 미영이 마지막에 다시 상일이란 남자를 택하게 된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아... 자막이 올라가면서 뒷 이야기 비스므리한 것들이 잠깐씩 나오긴 한다... 하여간 이 영화엔 과거나 미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색다른 시도일 수도 있고, 중요한 건 현실이다라는 이 시대 사람들의 가치관을 대변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무란 것은 우리 눈에 보여지는 그 몸뚱아리 만이 아니라 땅 속에 보이는 부분 보다 더 넓고 크게 자리잡은 뿌리와 푸른 잎새들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가지 하나하나 까지 모여서야 나무일 수 있다는 내 관점에서 보았을때 이 영화는 확실히 2% 부족하다.
그중엔 김효진이 대체 왜 케스팅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이유도 있다. 김효진을 싫어하진 않지만 김효진이 왜 인기가 있는지도 전혀 짐작이 안되는 본인으로선 그랬다. 얼굴이 예쁘지도 않고(내 눈이 높은걸까?) 연기력이 훌륭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특히나 "천년호"에서 몇 안되는 여주인공 위주의 영화에서 조차 제대로 주목 받지 못한 그녀... 역시 2% 부족하다.
케스팅에 비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이 드는 자매 셋을 농락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너무 단순하게 해석했나?)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다분히 작위적인 내용과 앞 대가리, 뒷 꼬랑지 다 떼어내고 나온 식당의 조기 구이를 보는 기분이 느껴지는 지나친 현실 방영 위주의 스토리 라인.... 그런 이유도 꽤 있을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