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주연의 영화 언니가 간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고소영의 연기력이라든가 영화 자체의 재미, 작품성 등에 대해 비교적 좋지 않은 평이 많았던 영화로 기억한다.
그러니 당연히 흥행도 실패한 영화이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굳이 그렇게 혹평을 받아야 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과거에 대해 후회되는 일이 있고 그 언젠가의 일을 바꾸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 바꾸고 싶은 과거로 돌아가서 극중 고소영이 겪는 일들을 담고 있다.
1994년으로 돌아가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기도 하고, 첫사랑의 남자를 바꿔보려고도 한다...
가수의 꿈을 접은 채 교직에 몸담고 있는, 그러나 10여 년 후 가수로 성공해 있는 '과거의 윤종신'도 등장하고, 평발이어서 축구를 포기하겠다고 생각하는 '소년 박지성'도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미래에는 성공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과거의 어느 시점에는 정말 포기하고 정말 힘들어 하며 살았던 시간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과거'를 바꾼 것이 아니라 그들의 '현재'를 바꾸었다...소년 박지성은 포기했던 마음을 다잡아서 다시 축구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는데 바로 그것은 그의 '현재'에 일어난 일이다...그의 과거는 낙심한 모습의 소년이고 그의 현재는 다시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소년이다. 낙심한 과거가 미래를 만든게 아니고 희망하며 다시 시작한 현재가 미래를 만든 것이다...
영화 속에서 과거로 되돌아가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들을 만나는 일 뿐이다. 사실 과거로 돌아가서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거의 없었다. 다만 그 당시 '현재'를 바꾼 사람들이 미래에 성공해 있다는 것만 확실할 뿐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서 눈물 흘리는 고소영의 모습...슬펐다. 그러나 분명 과거로 돌아가서 어머니를 다시 잠시 만났을지언정 그것이 현실은 아니다... 즉 과거는 바꿀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를 바꾸는 일...
그 현재를 바꾸면 분명 미래도 바뀔 것이다...
흔히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효도하라고들 한다...
그러면 누군가는 또 그 얘기 누구나 다 하는 이야기, 당연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과연 그 당연한 이야기, 누구나 다 알고 누구나 다 하는 그 이야기를 정말 온전히 실천하고 있나...
알면 뭐하고 후회하면 뭐하나...
후회하기 전에 지금 행동하고 아는 대로 지금 행동해야 하는 것일 뿐...
이 영화는 보여준다...
과거로 돌아가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음을...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를 바꾸는 일이다...
과거가 미래를 만들지 않는다...
현재가 미래를 만들 뿐...
그러나 여전히 과거가 미래를 좌우하도록 그것에만 매여 사는 사람은 또한 얼마나 많은가...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지만...
바꿀 수 있는 건 현재와 미래 뿐이다...
과거는 못 바꿔도 현재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언니가 간다...
이 영화는 이런 생각들을 새삼 되새기게 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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