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언제였던가... 재외국민에게 ‘아~ 내가 한국에 너무 오래 살 았군~하고 느낄 때가 언제인가?’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신문에 실 린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참 재미있는 대답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일본이 이유 없이 미워질 때>였습니다. --a;; 가깝 고도 먼 나라 일본 속에서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은 어떤 생활을 할 지 궁금해지신 적 없으세요? 그렇다면 이 영화 어떠세요?
오옷~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박찬호만큼이나 멋지게 날라차기를 하 는 이가 바로 주인공인 스기하라군입니다. 도대체 뭣 때문에 열 받 아서 농구하다말고 날라차기를 하는 걸까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나의 연애이야기이다”라구요? ㅡㅡa;;;; 최강의 러브스토리라도 나 올려나.... 스기하라는 재일교포입니다. 북한국적의 조총련계였죠. 아버지가 어머니랑 하와이 여행을 가는데 걸리적거린다고 남한국적 으로 바꾸기 전까지는요. 그걸 기회로 스기하라도 민족학교에서 일 본 학교로 옮깁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아는 어디가든 문제아. 권투 선수였던 아버지에게 소시적부터 두들겨 맞아가며 배운 실력으로 쌈장에 등극합니다. 그리고 아까 주장한 연애이야기의 또 다른 주 인공 사쿠라이와 만나죠.
10대 시절에 역사와 민족에 대해 고민한 적 있으세요? 저야 물론 .... 없죠. -_-;;; 아마 10대 시절에 이런 고민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었다면 아마 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지 않을까요? 10대 시절 엔 부모님과 부딪치고 학교 때문에 방황하고 지는 것은 죽는 것보 다 싫고 이성 때문에 고민하고.... 그것만으로도 벅차니까요. 스기 하라도 평범이라기엔 좀 넘치는 구석이 있지만 그냥 10대 청소년 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먼 친구에게 굴레를 씌울 수는 없는 법이죠. 스스로가 깨닫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그 꽃의 이름을 장미라고 배워 온 사람에겐 장미라는 이름이기에 그 꽃의 가치를 인정받는 거란 생각은 안 드는 걸까요? 그 자체로 가 치를 인정받는다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죠. 나 혼자만이 생각으로 끝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말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유쾌발랄했습니다. 화면도 상당히 감각적인 편 이었고 스기하라 역의 쿠보즈카 요스케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 해하고 연기를 하고 있더군요. 스토리도 커다란 거부감이 없게 다 가왔습니다. 10대 이야기는 만국공통적인 면이 있잖아요. 저도 그 점에 중심을 두고 보았구요. 하지만, 보고난 뒤에 왠지 조금 조금 씩 드는 찜찜한 느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재일교포인 원작자가 우울하게 만들기 싫어서 일부러 일본감독을 지목했다는 의도는 성 공적입니다. 그러나 일본 쪽에 포커스가 맞춰지다보니 일본인으로 서의 스기하라가 더 부각되었고 한국인으로서의 그는 그림자가 되 어 버리더군요. 오히려 한국인으로서의 부정적인 면이 더 강조되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저만의 편견일지도 모르죠.
‘한국인과 중국인은 피가 더럽다. 그래서 안 된다......’ 참 악소리 나더군요. -_-;;;; 저도 인종차별 전혀 없는 결백한 사람이라곤 할 순 없지만.... 도대체 일본이란 나라에 정이 안 가네요. 물론 어느 나라든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는 법이란 거 잘 알지만 말이죠. [고]는 작가가 가진 나름대로의 관점을 감독이 독특한 감 각을 입혀 잘 살린 괜찮은 청춘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것인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어쩐지 정이 안 가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