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전시물들을 소재로 한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역사적인 전시물이 밤이면 살아난다는 설정으로 제작된
뛰어난 CG효과를 선보이는 숀 레비감독의 섬세한 리얼리티적 연출
이 돋보이는 영화다. 무엇보다 박물관의 역사적인 전시물을 통해
역사속 유물들과 다른 시대의 영웅들을 만나볼수 있다는 것도 재미
난 설정이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T-렉스 의 화석이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T-렉스' 가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상당히 코믹한 요소를 머금는다. 그리고 가장 탁월한 CG 기술력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역사적인 유물로 보여진다. 미국 제 26대
대통령 테디 루즈벨트(로빈 윌리암스), 서부 카우보이 제레다야(오웬
윌슨), 로마황제 옥타비아누스(스티브 쿠건), 가장 위대한 새외의
왕이라 불리던 훈족의 왕 아틸라<라틴어:'신의 징벌'>, 이스터섬의 미스테리
모아이, 야생밀림의 맘모스,사자,원숭이,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까지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다양한 시대의 역사물들이 나온다. 박물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흥미로운 요소를 유발하는
역사적인 유물들이 밤이면 살아난다는 기발한 소재의 영화에서
주인공인 자연사 박물관 야간경비원으로 들어가게 된 래리 데일리
(벤 스틸러)가 보여주는 그만의 유쾌한 분위기는 영화의 코믹한
분위기가 돋보이게 해준다. 엉뚱한 사업아이템 구상으로 직장하나
갖지 못한채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 닉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버지로
인식되는 래리는 퀸즈에 가려다가 닉의 말을 듣고 필사적으로
직장을 구한 곳이 바로 자연사 박물관의 야간 경비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박물관에는 비밀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밤이면 전시물들이
모두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멋모르고 들어왔다가 고참으로부터 교재를
챙겨받고 '아무것도 내보내지 말라' 는 충고를 들은 래리는 시큰둥
하며 그 밤을 보내려 하지만 T-렉스의 화석을 비롯한 전시물들이
생동감있게 자신을 공격하거나 아니면 도움을 주는 상황에 처한다.
불을 피우기 위해 난리 법석을 떠는 네안데르탈인, 껌을 달라며
놀리는 모아이, 끊임없이 대립중인 옥타비아누스와 제레다야 진형,
장난이 지나친 원숭이 덱스터, 무서운 야생사자와 맘모스, 그리고
무작정 공격하고 보는 훈족, 싸우는 남북전쟁의 남,북병사들이
그를 전신없이 황당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그 와중에 만난
루즈벨트는 그의 든든한 조언자로 흔적을 쫗는데 전문가인 쇼쇼니
부족 추장의 딸이자 19세기 노스 다코타에서 태평양 연안 북서부를
탐험한 루이스와 클라크의 가이드이자 통역사 역활을 했던 사카주웨아
에게 반한 상태이다. 믿을수 없는 상황에 어리벙벙한 래리에게
스스로 하라는 묘한 격언만을 남긴 루즈벨트를 비롯한 다른 전시물
들은 아침이 되자 원래의 모형으로 돌아간다. 시솔을 비롯한 선배
경비원들이 아침에 출근을 하자 마자 들이대며 물어보는 래리는
그 현상이 모두 이집트의 파라오 아크멘라의 석판이 생명력을 부여
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당장 그만두려는 래리는 다시 아들
닉에게 당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발목을 잡혀 박물관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역사공부와 함께 야간에 살아나는 박물관에 나름대로
적응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래리의 모습은 가장으로서의 아들에게 만은
떳떳하게 보이고픈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든든한 아버지이자 신뢰할
아버지라고 믿게 만들고픈 래리, 하지만 상황은 꼬여가고 설상가상으로
시솔을 비롯한 선배 야간 경비원들이 아크멘라의 석판을 훔쳐간다.
이 상황속에서 박물관을 지키려는 래리와 그의 말을 믿게되는 닉의 신뢰,
영화는 해피엔딩식 결말로 이끌어 진다. 이 영화의 매력은 CG 기술력으로
보여지는 다양한 볼거리와 벤 스틸러라는 배우의 코믹하고 맛깔스런 연기,
무엇보다도 빛을 발하는 조연들의 종횡무진 활약 탓이다. 하지만 그만큼
제작에 심여를 기울였다고 하지만 솔직히 강력하게 감정이입이 될만한
디테일한 설정이 없었음에 약간 아쉬움을 남긴다. 풍성한 볼거리와 나름
대로의 주제를 가진 영화였지만 제작비만큼 스펙타클하다거나 버라이어티
한 요소가 부족했던 듯한 느낌, 그런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