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미스 다이어리'는 텔레비젼에서 즐겨보던 시트콤이었다. 아마 그렇게 사랑받은 시트콤도 드물 것이다. 이제 텔레비젼 화면에서는 만나 볼 수 없게된 지가 꽤 되었는데, 영화관에서 다시 보니 새로운 기분이다. 서툴은 인생살이 그것에 근본적인 가식이 없어 가벼운 마음에 웃으며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극장판 '올드 미스 다이어리'는 에피소드로 볼때 '올드 미스 미자의 다이어리'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올드 중 미자의 이야기가 주축인데, 오랜 친구 중 한사람만 만난 것 같아, 사실 좀 아쉬운 감이 있다.
영화는 기분좋게 웃고 가볍게 보았지만, 미자와 지PD의 러브스토리 전개가 좀 약했다고 생각된다. 상사를 험담하다가 가까움을 느끼고, 서로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상황 전개가 좀 어설프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다.
특히,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지만 지PD가 미자를 사랑하게 되는 동기나 설정에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텔레비젼에서는 지현우 PD가 미자를 좋아 하면서도 일부러 묵뚝뚝한 태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수반되었다.(첫눈에 필이 꽂히고 그 감정을 숨기기 위한 방어적 태도가 싸가지 없게 행동하게 했다는것?)
그런데 영화에서는 지현우는 미자를 만나기 전부터 싸가지 없는 PD로 소개가 되고 있다. 그런 지현우가 언제부터 미자를 좋아 했을까? 처음부터 싸가지가 없다. 그런 싸가지가 어떻게 미자와 사랑을 느끼게 된것인지. 한 사람을 씹으면서? 왜? 같이 술자리를 하고 씹었을까? 처음부터 미자가 좋았을까? 연민이 사랑이 된 것인가? 짧은 시간동안의 연인으로 이어지는 개연성이 좀 약했던 것 같다. (원래 저런 성격인데, 과정 속에서 좋아졌다. 아님, 처음 부터 좋아했나? 지현우 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야 텔레비젼에서 봐 왔던 것이 있어 지레 짐작하지만서도, 그런 미묘한 감정의 전개가 아쉽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보면 많이 웃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영화가 시크콤 스타일의 코믹을 취했으니 일단은 그점에서 성공했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할머니들의 위트도 그렇고..., 특히 이야기 전개가 미자의 사랑과 할머니의 연정이 대비되어 늙거나 젊거나 이성에 대한 설레임에는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나 보다. 젊어서의 사랑 늙어서의 사랑이 따로 있겠는가? 몸은 늙어져도 마음이 젊으면 똑같은 게지, 몸이 늙는 것보다 마음이 늙어 노쇄해지는 것을 경계할 일이다. 사실 현재에 사는 우리는 돈버는 일이든, 노는 일이든 최선을 다해 볼 일이다. 나중에 후회가 없도록.
정말 보면서 웃느라 턱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몇 번씩 턱을 만지작 거려야 했다. 그리고 멋적은 장면들이 가끔 시선을 돌리게 했는데, 그런 행동은 다음 예상이 가능한 푼수끼 어린 연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많이 웃은 영화일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친구와 부부동반 영화 관람을 함께 했는데, 영화가 끝난 뒤 오붓한 맥주 한잔과 영화 뒷 애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다음 에피소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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