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죽어 승천하기 전 49일 동안 머무는 곳, 중천
처용대의 무사였던 이곽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연화를 잊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처용대 수장인 반추가 반란을 일으키며 모두 참수당하고 만다.
혼자만 살아남은 이곽은 떠돌이 퇴마사가 되어 전전하던 중
우연히 허름한 신당을 통해 중천으로 들어가게 된다.
살아있는 몸으로 죽은 자의 세계에 들어온 이곽은
꿈에 그리던 연인인 연화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연화는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버리고 해탈한 천인 소화가 되어있었다.
게다가 원귀들의 반란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
이곽은 소화를 구하게 되고 그녀가 기억을 버린 연화임을 알고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반란을 일으킨 원귀들의 수장이 옛 처용대의 수장이었던 반추임을 알고 갈등한다. 사랑하는 연인이냐 옛 동료이냐를 놓고 고민하던 이곽.
결국 사랑을 택하게 되고 옛 동료에게 칼을 들게 된다.
전반적인 내용은 이렇다.
하지만 극의 흐름이 초반부터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중천에 들어와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감정을 추스르기도 전에 소화와 대면,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관객으로써 감정을 따라가기도 전에 넘어가 버린다.
그리고 이곽과 소화가 여정을 떠나면서
너무 많은 공간(탄취탕, 향 피우던 곳, 창부신 거리 등등)을
짧은 시간 내에 돌파해야만 했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공간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다.
그리고 문제가 되었던 김태희의 연기는....
글쎄 내 의견으로는 생각보다는 잘 소화한 것 같다.
처음부터 별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가....
천인의 수습 단계(?)쯤 되는 위치에 있어 인간의 감정을 제일 잘 이해하며
약간은 어설프고 엉뚱한 캐릭터 같은데 잘 표현한 것 같다.
자기도 겁이 나면서 이곽에게 겁먹지 말라고 하는 대사나,
생인의 손을 처음 잡아 봤다며 쑥스러워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무능함에 분해하며 원귀들이 밉다는 모습을 보며
나름 캐릭터를 잘 이해했다고 본다.
단지 어색한 대사 톤이나 표정연기가 몇 군데 걸리기도 하지만....
아직 초짜라 감정이 들쑥날쑥한 것 같다.
영화에서의 볼거리는 방대한 CG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의 판타지 장르가 도달하지 못한 상상의 공간을 사실적인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천의 첫 거리, 원귀들과 저승사자들 간의 전투에서 한지가 타들어가는 모습,
숲에서 쌍둥이 형제의 쇠사슬 액션 장면,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지막 1대 다수의 액션은 영상도 화려하지만
그만큼 통쾌한 액션을 보여 주고 있다.
간간히 등장하는 3D캐릭터도 잘 만든 것 같다.(모르겠다가 아니라 잘 만들었다)
아직까지 헐리우드의 기술력에는 따라 가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한국영화에서는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뭐 그쪽이랑은 영화의 자본이 틀리니 비교가 안 되지만.....
다만 영상이 너무 화려하고 액션이 빈번이 등장함으로
극에 대한 집중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여간 뭐 그렇게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썩 나쁘다고도 하기 어려운 그런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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