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송강호 그리고 변희봉...
연기 정말 잘하네... 미치겠다.
영화보다 봉준호 감독이 좋다.
천만 관객이 넘은 이 영화를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다. 대게 수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SF적이고 강한 임팩트 및 볼거리를 원했던 것 같다.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야기의 개연성이 없느니 혹은 그래픽이 아직도 모자라느니 이런 영화가 어떻게 천만을 넘었냐느니 그런 말들을 하고 있다. 나도 보기 전에는 그랬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천만을 넘을까? 얼마나 잘 만들었길래 천만을 넘을까?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 나는 다른 영화들이 천만을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언제나 그렇듯이 잘된 홍보와 입소문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특성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공식적으로 천삼백만을 넘은 이 영화는 천삼백만이고 천만이고 떠나서 분명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하나 하나 따져보기 시작한다면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이야기 하자면 나도 내가 준 별점(사실 별점을 준다는 의미가 뭐 그리 큰 중요하겠냐만은)을 자꾸만 깎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선 내가 마음에 드는 부분 이 영화에서 느낀 감정들 부터 생각해본다.
처음 드는 생각은 '와 이거 음악이 참 좋네'였다. 나는 어떤 영화에서든 음악을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눈으로 움직이는 화면을 본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에도 나는 소리에 민감하다. 이 영화에서 나는 음악이 정말 좋았다. 이병우 음악감독이 참 존경스럽다.
이 영화에서 사실 그 주인공 '괴물'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괴물이 있는 그 순간, 그 상황들 속에서 우리 사회가 다시 조명되는 것 같다. 그런 상황들에서 코믹하게 담겨있기도 또 슬프게 나타나기도 하는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여러 일면들이 나타난다. 괴물은 그저 특수효과로 만들어진 그리고 피를 흘리며 죽는 하나의 생물체임에 다를 바 없었다.
송강호의 눈빛, 내가 느끼기론 그랬다. 철봉으로 흐르는 피를 느꼈을 때 그의 눈빛은 생물체의 죽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뭔가 더 특별한 것을 바라며 영화를 감상하는 것 같다. 내 주변의 사람들 대부분은 재미있다고 했다. 몇몇은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고 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의 여러 작품에서 장르는 다르다고 하지만 항상 이런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꼬집는 듯 하면서 얼빵하게 또 코믹하게 적나라하게 현실을 보여준다. 그게 당장 느끼기에 굉장히 여러 코드로 느껴지는데 이 영화에선 단지 괴물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로 하여 그 느껴야 할 부분들이 약해진 느낌이 든다. 극단적인 소재에 이끌려 영화관으로 오게 된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의 그런 부분에서 뭔가 느끼기보다 허술하고 엉성하단 생각을 더 많이 갖는 것 같다. 물론 그런면이 개개인의 감상포인트니 내가 무슨 말을 던질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가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것. 다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천만관객에 대한 것, 괴물이라는 소재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영화를 즐겼으면 좋겠다.
배우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면 고아성이라는 아역 배우를 매우 여러 드라마에서 이미 만나봤기 때문에 그 전부터 어른처럼 연기를 잘하는 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뭔가 똑 부러지는 느낌, 당돌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던 배우였는데 이 영화에서 그 면이 잘 살아있는 것 같다. 이 영화 하나로 갑자기 너무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을 텐데 그게 좋은 기회가 되어서 더 좋은 배우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사실 송강호라는 배우를 그리 조아하지 않는 편이라 기대감 없이 봤는데 정말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는 것에 아무런 의심없이 박수를 칠 수 있게 되었다. 변희봉 할아버지는 말 할것도 없이 대단하지만...
아 그냥 말이 필요없이 무엇보다 괴물의 존재보다 가족애가 느껴지는 이 가족이 최고였다.
눈물도 뽑았다가 웃겼다가 또 그들이 내 뱉는 욕설과 현실에 대한 말들에 공감을 하면서 이 영화를 감상했다. 우리 사회가 굉장히 잘 녹아있는 영화였다. 그 미끈덕대는 괴물이 어떻게 탄생했건...
개인적으로 영화가 엉성하느니 개연성이 없느니 하는 분들은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감상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머리가 나쁜가? 뜬금없이 툭 튀어나온 부분은 다 이유가 있지 않은가?
여하간 좋은 영화 잘 감상했다. 이미 천삼백만이 봤다고 하지만 어쨌든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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