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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괴물 괴물
dolstone 2006-11-29 오후 1:52:16 809   [6]

개봉 전부터 개인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유명해져서 국민영화가 되어버린 괴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분명 잘 만든 영화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디 한군데 삐걱거리는 부분 없이 균형잡힌 웰메이드 한국영화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SF는 무슨!' 이라며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더라도 인정할 만한 꽤 뛰어난 특수효과와 배우들의 호연도 최고였습니다. 특히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라는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 전혀 주눅들지 않은 고아성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극장안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서를 마치 자기 막내딸인양, 조카인 양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괴물 역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도 그리 흠잡을데 없고, 한강 교각사이를 꼬리로 타고 다니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괴물에 대한 설정 묘사가 좀 더 자세히 다뤄줬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어느날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한강에서 죽~ 성장한 괴물이 그렇게 클때까지 뭘 먹고 살았나 같은 것 말이죠. - 실제 괴물이 시체들을 양식으로 저장해 놓는 곳을 보면 대낮에 한강둔치에서 사냥한 사람들 이외의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렇게 클때까지 뭘 먹고 살았을까요? 하다못해 생선이나 동물들의 뼈나 노숙자들의 유골 같은게 있었으면 좀더 현실감 있는 설정이었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괴물이 영화의 주역(주인공이 아니라 주역)인 것이 아니라 괴물에게 가족을 뺏긴 사람들을 다루는데 비중을 크게 두었다는 사실은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전형적인 헐리웃 괴물영화의 공식을 의도적으로 자꾸 비튼 점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몇가지 알려진 옥에 티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완성도가 그렇게 심각하게 훼손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반미영화다 뭐다 하는데, 그렇게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그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포름알데히드 흘려넣는건 미군의 지시이긴 하지만 '실제' 있었던 사건이고, 중간에 미국이 바이러스 없는데도 감추고 직접개입해서 약 살포하는 부분 가지고 뭐라 그런다면 전세계 영화들중에 미국에 대해 훨씬 더 심하게 다룬 영화들 무지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영화들 모두가 다 반미영화입니까? 반미영화 운운은 아무리 생각해도 트집잡기 위한 트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도 자꾸 반전영화니 뭐니 하면, 괴물 첫 등장신에 여친도 버리고 생판 모르는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괴물과 맞서 싸우다 한팔 잃고 숨진 주한미군을 예로 들면서 친미영화라고 주장하겠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무능한 정부와 시스템에 대한 비난이 오히려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괴물의 출현에 우왕좌왕하는 공권력과 송강호 가족이 다시 한강으로 몰래 침입해 들어갈 때 허술하기 그지 없는 검문과 뇌물을 대놓고 요구하는 모습은 전작 살인의 추억에서 대통령 방문 행사에 동원되어서 연쇄살인을 막지 못하는 경찰들의 모습과 오버랩됩니다. 더군다나 딸이 전화를 했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경찰들과 정신병으로 무시해 버리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은 국민들의 편에 서야 하는 공권력이 실제로는 얼마나 서민들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입니다.

 

영화 자체에는 그리 큰 흠을 잡을 만한 부분이 없는 반면 영화 외적인 면에서 본다면 약간은 이야기 할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영화 괴물은 잘 만들어진 영화고, 지금 추세로 보면 한국영화 흥행순위에 들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영화계에서 역사의 한페이지가 된다는 말이죠. 그렇지만 그 남은 방식이 영화 자체만으로만 한 것이 아니라 역대 최고의 개봉관 확보로 인한 물량전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턱대고 박수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괴물이 괴물처럼 먹어치운 개봉관 스크린 수 때문에 다른 많은 영화들이 커다란 손해를 보게 되고, 관객들이 보고싶은 영화를 선택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도덕적인 문제가 남기 때문입니다.

 

ps) 마지막으로 딸은 마지막에 살아난 거였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상에서도 논란이 크긴 하고 감독은 열린 결말로 놔두었다고 얘기하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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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2006, The Host)
제작사 : 영화사청어람 / 배급사 :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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