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X의 롭 코헨이 이거 만든다고 트리플X2 안만들었다는(사실인진 모르는) 영화입니다. 이제는 개봉한지도 좀 지났고 관심도 한물 갔지만, 그래도 본건 본거니 한마디 멘트는 남겨 놓아야겠지요.
누구는 '6톤짜리 쓰레기'다 어쩐다 그러지만 제 생각은 좀 다르게 의외로 재밌게 봤습니다. 어차피 이런 류의 영화에서 무슨 철학과 신념 같은 걸 찾는건 잘못된 일이고,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전형적인 오락영화로서는 꽤나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커다란 화면에서 나오는 전투기들의 공중전 (약간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들이라 조금 실제감은 떨어지긴 하지만)의 실감과 스피드감은 직접 극장에서 보는 분들이라면 100%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운받아서 집에서 모니터로 보시는 분들은 별로 재미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액션도 꽤나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토리는 그냥 그렇습니다. 뭐랄까 전형적인 패턴을 따른다고나 할까요? 호흡 잘 맞는 한 팀. 그 사이에 미묘하게 흐르는 로멘스. 뛰어난 인공지능과 언제나 나오는 불의의 사고. 나중엔 인간보다 더 인간같아지는 인공지능..... 그리고 생존이 제 1원칙이라고 말하던 인공지능의 '동료'를 위한 자기희생.... 뭔가 어디선가 한번씩은 본 내용들입니다. 소위 음식에서 말하는 '흔한 재료'라고 보면 될까요? 재료가 흔하다면 그 다음에는 요리사의 실력이 좌우하게 되는 거죠. 스토리만으로 본다면 흔한 재료를 어떻게 맛나게 만들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보면 그냥 뛰어나지도 않고 못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참, 얘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점이 하나 있는데, 영화 내에서 여주인공이 '북한' 영공 안에 추락하게 되는데 한국 관객들을 위해서 이 '북한'을 적극적으로 없앴다는 것입니다. 지난 007의 대실패를 염두로 두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로 나오고 북한 내부에서는 절대 인물에 대한 클로즈업 없이 원거리 숏만 고집합니다. 한국판에서만 그런지 원래 영화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스탭롤에서 한국계 배우 이름이 있는 걸로 봐서는 북한 내에서의 액션장면은 대부분 한국판에서는 들어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뭐 이래저래 결론으로 말한다면 '시원한 극장에서 커다란 화면으로 보면서 팝콘과 콜라를 먹으면서 피서하기는 딱인 영화'란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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