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은 TV에서라면 모를까 영화판에서 그다지 흥행배우라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는다. "친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내가 보기에)유오성과 당시의 국민 정서가 잘 맞아떨어져서이지 결코 장동건의 힘은 아니었다. "해안선"에서 장동건은 나름의 연기 변신을 꾀했었다. 평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아마도 그의 변신이 너무 낯설었는지도 모르겠다. - 태극기.. 에서의 장동건은 해안선의 연장선상에 놓인 연기를 보여준 듯 하다. 물론, 한결 업그레이드 된 연기이다. - 원빈은 늘 그랬듯 무난하다.
처음엔 한국영화를 보고 있는 것인가 눈을 의심할 정도의 전투씬이 나를 사로잡았고(그건 2시간 넘게 눈 한번 깜박이는 것이 아까울 정도의 충격과 재미였다), 그로인해 간과했을 스토리나 연기, 그 외 여러 부분을 느껴보기 위해서 두번을 보았다. 이전의 내 예상은 까마득히 잊혀지고(거의 반대가 되어버린) 이 영화의 감동에 푹 젖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교하고 있다. 과연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구나 싶다. 그래서인가.. 영화계 사람들은 헐리웃의 10분의 1 밖에 안되는 제작비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든 것은 기적이라며 호평도 있긴 하지만 그다지 안좋은 비평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관객들도 좋다는 반응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악평 또한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하면 어떤가? 시간의 흐름에 맞춰 채색을 바꿔주는 화면, 사실적이며 스펙터클한 전쟁씬.. 그것들이 모방이라 하여도 모든 것이 그렇지 않나? 모방에서의 창조를 이끌어내어, 청출어람을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대부분의 영화 기법들은 서구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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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2004, TaeGukGi: Brotherhood Of War)
제작사 : 강제규필름 / 배급사 : 와이드 릴리즈(주),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