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타나서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먹어치우고 있는
괴물 같은 영화 "괴물"
그 화염같은 관람 열기에 편승하여 나도 보고야 말았다
일단 화면상에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끔 괴물을 창조해낸 기술력
그 기술을 만들어내기까지 노력한 스탭들 그리고 돈에 감사한다
괴물이 괴물스럽지 않고 우스워 보인다면 이 영화가 이렇게 난리가 날
이유가 없을 터이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할리웃 영화 "에이리언"이나 "고질라" 같이 영화 내내
괴물에 대한 공포와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다
등장할 때는 무섭지만 등장하지 않을 때는 드라마와 코미디를 전개해서
긴장을 풀어주는 게 할리웃 괴수 영화와는 틀리게 느껴진다
나 같은 SF영화 골수 팬에게는 이런 전개가 웬지 맘에 들지는 않는다
그간 내가 워낙 할리웃 영화 스타일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거다
한국적 스타일 대로 주관 있게 영화를 만든 봉준호 감독에게 박수!!
이 영화를 보고 내 나름대로 감독이 얘기하고자 하는 게 이런 게 아닐까해서
적어본다
1.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운신의 폭이 제한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
- 괴물도 미군들의 강제명령에 의해 탄생되었고 사건 발생 후 조사나
통제는 모두 외국인들에 의해 진행된다 결국 한국의 지식인들은 박강두
가족에게 아무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2. 디지털 사회에서 지극히 이기적으로 변한 현대인들의 모습
- 바이러스 보균자로 낙인찍히고 현상금 걸린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모두 피하려고 한다 그리고 순간의 이익에 절친했던 사람도 팔아먹는다
3. 복지부동의 관행을 벗어내지 못하는 공무원 사회
- 영화에 나오는 공무원들(경찰관,그놈 누군가 아버지한테 뇌물 받은 놈)은
하나같이 단편적이고 무능하게 나온다
나도 공무원들은 정이 안간다 봉사하기는 커녕 군림하려고 한다
4. 아버지의 권위 회복 필요
- 요즘 아버지의 권위가 약해지는 게 사실이지만 영화에서는 아버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강두의 아버지, 박현서의 아버지..
하여간 요즘 극장은 괴물 아니면 딴 영화 볼 게 없는 듯 하다
저렇게 스크린 수가 많으니 천만 넘기가 쉬운 게 아닐까
이것도 문제다
규모는 작아도 알찬 영화들도 설 자리가 있어야 할텐데
한국영화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넋두리 하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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