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중 스포일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보신 분만...)
사실, 나는 영화 관련 사이트를 잘 보는 편도 아니고, 평을 남기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름대로 느낌도 있는 터라, 다른 사람의 평들을 찾아보았는데,
상당히 상반된 의견들을 가지고 싸우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를 비평하는 사람들에 대해, 다시 비평하고, 침묵을 종용하는 것은 우리사회에
있어왔던, 단체주의의 일면이 아닌가 한다. 하도 작고 힘없는 나라이다 보니, 무언가
큰일이 이루어지려면, 국민이 빠짐없이 힘을 보태야 했던 역사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사실, 이런 문화가 큰 일을 낸 적도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응원도 이런 현상의
하나가 아닌가? (^^) 그러니, 그러한 사람들의 마음도 거꾸로 이해를 해 줄 필요가
있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몇가지 엉성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나 소재상 몇가지 좋은 매력이
있다.
첫째로, 한 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는 이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싶다.
우리 주위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그 무엇에서 이상한 일이 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충격이 흥분이 훨씬 크지 않나? 다른 분들의 감상 평중에도, 이런 면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강이 더 이상 평소처럼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외국의 괴물 영화가 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둘째로, (이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지만) 이 영화는 괴물에 쫓기는 영화가
아니라, 괴물을 쫓는 영화라는 점이다. 이 것으로 인해, 영화 관람중, 괴물에 대한
공포가 줄어드는 점은 있다. 하지만, 상당히 한국적인(혹은 동양적인) 감정표출
법인 듯 하다. 변희봉씨의 대사 중에, '사람을 상한 짐승은 사지를 절단내서
죽인다'라는 말이 있다. 하물며, 가족의 일인데야... 그래서, 이영화에서는
가족들이 너무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괴물을 쫓아 다닌다. 오히려, 끝에 괴물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하지만, 외국의 괴물 영화를 볼 때에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나? 외국 괴물영화에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희생이 되어 갈때에, 우리나라에서라면, 좀 달랐을 것이라고...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괴물이 공포의 상황이 아닐거라고...
그러한 바람이, 이 영화에서 이루어진 것 같아, 내심 후련했다.
셋째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개인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이 영화는 호러물이 아닌, 시원한 복수극이다. 괴물의 죽음은
인류나 국가를 위험으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아닌,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라든지, 불타는 괴물
CG가 엉성했다든지 하는 점은 있다.
특히, 별 개연성 없이, 굳이 미국을 끌어들여, 결부시키는 점은, 현 상황에서는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 영화가 보다 global하게, 오랜 생명을 갖게
하는데 별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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