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괴물 시사회에 갔다.
기대 안하고 봤다가 의외로 큰 수확을 얻었기에, 나는 평점이 꽤나 높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요인에는 한국 영화의 특징인
가족애라는 스토리에 여느 괴물들처럼 다이나믹하지 않기에...라고 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서 참으로 우리 내 정서에 알맞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헐리우드=>우리정서로 옮긴 괴물...
헐리우드에서 만드는 영화 대부분이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고 미국만이 결국해냈다. 라며
뻔한 타이틀을 내밀 때....
괴물은 한 소시민 가정이 괴물을 소탕하기위한 과정들을 거짓을 보태지 않고 가장 현실적인 시점으로 접근해간다.
군인들이 탱크, 엄청난 무기들을 내세울 때,
박강두네는 불법으로 산 싸구려 총, 양궁장비 , 소주에 심지를 심어 불붙여 던지기...
정말 볼품없는 무기들로 괴물을 죽이기 위해 총 동원한다.
반면 괴물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너무나 나태하다. 미군까지 동원된 괴물소탕작전은 소독약치기, 순찰하기,
심심하면 바베큐 해먹기....이런 식이다.
만약 우리가족에게도 이런 상황이 찾아 온다면...
만약 우리가족에게도 이런 상황이 찾아 온다면, 과연 경찰이나 정부에게 말한다해도 어디 코빼기나 들어줄까?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닥친다면 박강두 가족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박강두가족의 외로운 싸움이 너무나 처절하여 눈물이 나오려해도
중간중간 나오는 유머러스함에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특히나 남일(박해일 역)이 불붙은 소주병을 괴물에게 던질 때 정말 중요한 순간,
그것을 떨구었을 때 눈물과 동시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어이없는 눈물이랄까)
재밌었던 장면...
괴물에서 나오는 장면마다 정말 지루한 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특히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병원 탈출 씬인데, 음악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마치 서커스 단원들이 재주를 부리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그래도 남주는 굼떴다;;;)
음악마저도 서커스에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박자와 함께...딱 들어 맞아서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밀 사항을 누설한 미국인에게
박강두는 다른 건 거두절미 하고 No Virus라는 그 한마디만 어렴풋이 알아듣고서는
"노 바이러스? 바이러스가 없다고?"라며 묻는데 이 장면도 정말 재밌었다.
마지막 씬에서 밥 먹다가 뉴스에서 바이러스는 없었다고 보도하는 중에
강두는 리모콘을 찾지못해 발로 TV를 대충 치듯이 꺼버린 장면은
정부나, 미국이 그렇게 호들갑 떨었던 것들이 모두 X소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
마지막 장면에서 미흠했다고 생각되었던 건 그 후 남은 가족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두가 결국 달라진 것 없이 다시 한강 앞 매점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남은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을거라는 추측이 들고,
아들을 얻게 된(?) 강두의 모습에서 안정된 모습을 찾을 수 있긴 하다...
끝으로...
헐리우드 식 엔딩은 방법은 달라도 결과는 비슷하다.
가족들이 모두 살아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그게 행복이라는 식으로 마무리 짓는....그런 식상한 방식....
하지만 괴물은 가족의 희생과 다들 어리버리하여 불완전해 보이지만 결국 행복의 기준치에 이른 모습으로 끝낸다.
그것은 사실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이 반드시 행복하지만은 않기에, 가장 현실적인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괴물을 보며 마지막으로 느낀 것은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장르의 영화를 얻게 된 것...
P.S
대충 제 생각을 두서없이 끄집어냈습니다. 정말 재밌었던 영화구요,
엔딩 크레딧 끝까지 보고왔습니다.(덕분에 막차 놓침;;;)
열심히 만든 영화...뚜껑도 열기전에 비난만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내용이 횡설수설할지 몰라도 너무 타박하지마세요~처음이라 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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