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에 ET와 에일리언을 보고 충격의 도가니탕을 먹었었지요... 그 이후.. 이 넓은 우주공간에 우리 지구만 생물이 있다면 그건 엄청난 공간낭비라는 영화대사처럼... 우리와 다른 그 어떤 존재는 코찔찌리 소년에겐 멋진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에일리언 2,3,4를 비롯해 B급 호러물과 쥬라기 공원, 최근의 킹콩까지... 우리와 다른 종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작품들은 정말 즐거운 유흥이었습니다.
방학때마다 간판을 거는 그런 작품을 보면서 저런 장르는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헐리웃의 거대 자본과 제작 시스템을 구비한 서양인들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시나리오와 멋진 연출로 외국에서 상도 받는 좋은 방화들이 나올때.. 그때도 크리쳐물은 나오지 않았지요...
아니,계보가 아주 없는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타계한 신상옥 감독의 불가사리도 있었고,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와 언제 개봉할지 모르는 이무기도 있고.... 내츄럴 시티나 원더풀 데이즈의 시각효과 또한 우수했었지요....
개인의 만족도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어찌됐든 비쥬얼 이펙트에 관한한 할것 못할것 다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모두 가슴 한구석 허전함을 채워주지는 못했습니다. 방화의 가능성만을 확인한걸로 만족해야했지요...
나에겐, 괴성을 지르며,펄떡 펄떡 살아 숨쉬고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도시를 아수라 장으로 만드는 그런 매력이 줄줄 넘치는 괴물이 필요했던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크리쳐물은... 조그마한 반도사람들은 넘볼수 없는, 키크고 코큰 큰땅덩어리에 사는 서양사람이나 만드는 아주 아주 성스러운 장르의 영화였습니다.
그렇게나 감히 넘볼수 없었던 바로 그 괴물이 우리나라에서 나왔습니다.
드디어 나온겁니다.. 한국산 괴물이...
"한강에서 태어나고, 한강에서 살고, 한강물을 먹고, 한국인을 사람 잡아먹고, 한강에서 배설하고, 한강에서 한바탕 뛰놀고, 한강에서 죽는..." 우리나라 괴물이 나온겁니다... 메이드인 코리아 괴물...
적어도 외국의 SF나 기타 크리쳐물 B급 호러물등을 보며 좋아했지만 막연히 가슴허전했던 분들...
어서 극장으로 가보세요. 스크린에 펼쳐지는 혼란과 비명, 그 속에서 사람들을 집어 삼키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괴물을 보세요.....
앞으로 신토불이 한국농산물 먹고 태어날 양질의 괴물들을 위하여
우리 이젠 자축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