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편 - 영상으로 보는 감독의 의도. 글의 서두를 먼저 보시고 이 글을 보시면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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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이라는 두 사람의 상징처럼 두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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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 앞에 자유롭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던 두 사람. 이제는 장터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환한 빛과 여성적 상징인 꽃이 가득히 두 사람을 가득히 메우고 있는 곳에서 이제는 자유를 찾고, 자신의 숨겨진 여성성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을 한 화면 안에 담아내지 않듯, 그들의 공간은 이승과 저승의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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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I LOVE SO MUCH..... 사랑해."
엔딩롤에 울려 퍼지던 하지원과 강동원의 노래. 그것은 두개의 음악이 뒤엉켜지며 감정을 표현했던 것처럼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남순과 슬픈눈의 대화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끝끝내 하지 못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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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를 전개해가는 기본적인 요소는 사건의 인과, 대사,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하지만 형사라는 영화는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고 무질서하게 배치해 놓고, 들릴듯 들리지 않게, 보일듯 보이지 않게 표현하여 기존의 네러티브를 붕괴시킵니다. 그 속에서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인과나 당위성을 찾아 볼수 없지만 그 대략적인 줄거리는 너무도 평이하기에 관객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모두 이해한듯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그즈음, 운 좋은 관객은 혼란 속에서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한가지 재미있는 요소를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바로 스토리를 이해시킬수 있는 의미있는 행동들, 숨겨진 장면과 대사의 발견입니다. 조각난 이야기의 파편을 조금씩 맞춰가며 완성한 스토리 속에서 영화는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이해할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보았던 '재미있는 형사'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이해할수록 관객은 또 다른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연속적인 이야기의 흐름에서 무엇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며, 또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리고 감독이 굳이 스토리를 숨겼던건 그저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였을까요?
저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감독은 기존의 네러티브를 무너뜨리는 대신 대조와 반복이라는 방법으로 새로운 네러티브를 만들어 냅니다. 또한 "자칫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건 아닌가?" 라고 치부될수 있는 장면들에 이러한 방법으로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 대사, 사물 속에서 우리가 무엇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일깨워줍니다.
하지만 단순한 대조와 반복의 연속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일정하게 변하는 의미의 흐름을 만들어 내어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사물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내는 대사 없는 또 하나의 대사로 만들어 냅니다. 또 상징적인 행동들로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가 불러올수 있는 또 하나의 한계인 해석의 모호함을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 대사를 통해 <음모, 사랑, 존재의 자각, 병판과의 관계>라는 일정한 틀속에서 이해할수 있는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징과 등장인물들의 행동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영화나 드라마는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존의 네러티브에 대한 상세적 설명이나, 맥거핀 적인 요소로 쓰였던 것이었을뿐, 스토리 전반을 이끌어가는 축은 되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드라마가 아니라 영상의 예술이다." 라는 감독의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상 속에 담긴 드라마를 칭한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작 그가 가리킨 것은 보지 못하고 그의 손가락만 보며 스토리의 부재를 비난했던 것이죠.
빠른 비트와 느린 멜로디가 뒤섞인 음악을 들으며 관객은 또 한번 혼란스러워 집니다. 분명 누구나 그것이 등장인물에게 두개의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는것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저 새로운 시도로만 여겨졌을 감독의 실험은 형사라는 영화가 만들어 낸 반복을 통한 네러티브의 틀 속에서, 생경하기만 했던 음악은 또 하나의 대사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반복과 대조, 함축적 의미의 대사, 검의 의인화, 반복속에서 일정하게 변하는 의미로 표현한 운율, 형식의 파격 속에서 이루어낸 것은 "영화는 시다."라는 그의 말처럼 영화로 한편의 시를 만들어 냈습니다.
duel in chaos, 이것은 감독이 처음에 쓰고자 했던 형사의 제목이었습니다.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끊임없이 그의 의도를 말하고 있었지만, 생소하기만 했던 실험처럼 그의 말은 많은 이들을 이해시키진 못했습니다.
더욱이 100 억이나 들인 상업 영화로 이러한 실험을 하였을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감독이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는 대조와 반복을 통한 네러티브의 흐름과 음악이라는 대사, 대사라는 해답 속에서, 정작 어려웠던 것은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의 눈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느끼며, 새로운 영화에 대한 호기심 속에서 이상한 설레임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진정 감독이 의도했던 것은 제가 늘어놓은 수많은 말보다 이 한마디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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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말하려고 했던건 3 경이었지만, 정작 그가 펼쳐 보인 손가락은 4 개.
2의 대조, 3 의 완성, 마지막 4 의 이야기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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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연기, 과잉의 음악, 네러티브의 부재..... 형사라는 영화안에서 연기는 연기가 아니고, 음악은 음악이 아니었고, 스토리는 스토리가 아니기에 어쩌면 이러한 평가는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재미없는, 재미있는, 그 이상의 것 이라는 세가지 형사의 얼굴. 감독이 만들어낸 혼란 속에서 여러분이 본 것은 무엇입니까?
# 저의 이야기는 이제 마지막 한편을 남겨놓았습니다. duel in chaos (완결-下편) 으로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그곳에서 재미있는 형사를 보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는 또다른 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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