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의미 없으면 못 산다. 섹스에서도 우린 금수와 다르다고 당당히 외칠 만한 형이상학적인 차원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일종의 '당위'라고 칭할 만한 것? 그래서 로맨스가 생겨났다.
그건 무척 휴머니즘적인 전환일 수도 있다. 좀 웃기지만. 의미 부여해줄 테니 괴롭지 않게 살아가라는 거니까.
윤서(한석규)는 모르겠다고 한다. 정민(김민정)은 그걸 사랑이었다고 해석한다. 자고 싶은 게 사랑이냐, 사랑해서 자고 싶은 거냐. '윤서 봐. 그게 그거지.' 영화는 둘 다 똑같단다.
사랑은 결핍에 관한 것. 본능은 충족을 향한 것. 결론은 인간에겐 사랑이 본능이란 건가.
공감이 가기도 하고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는 듯하기도 하고. 빠져나갈 구멍으로 조내시를 배치해둔 걸 보면 끝까지 솔직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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