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를 본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이 영화는 보고나서 딱 두패로 갈린다고. 너무 좋다고 하는 사람과 정말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
흠... 사실 난 모르겠다. 전자 쪽에 가깝다고 할까? 일단 이 영화는 그렇게 흥미 진진하고 재밌고 이런 영화가 아닌건 분명하다.
하지만 또한 분명한건,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건, 어이없게 반전드라마를 통해 이 내용을 대충 다 알고있었다는 것이다. 모르고 봤더라면 난 분명 완전히 너무 좋다고 말하는 사람쪽에 들었을거라고 생각된다.
흠.. 일단 영화의 구성이 너무 맘에 든다. 약간 메멘토 같은 느낌. 지날수록 앞뒤가 들어맞는. 그러면서 나의 머리속을 강하게 치는...
한편으로는 소름이 끼쳤다. 그냥 뭐랄까. 조엘의 마음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하고...
안좋았던 기억들을 지울때는 몰랐지만, 자신이 행복했던 기억들을 지워가기 시작할때의 조엘의 안타까운 외침.
정말, 기억의 붕괴와 삭제. 그리고 그를 도망치는 조엘과 클레멘타인... 영상적으로도, 구성적으로도 경이롭다할만 했다. 그냥 새로웠고.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도 자꾸 생각하게 됐다. 물론, 나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은 그것이 나쁜것이든 좋은것이든 소중하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할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사람과의 이별이 견디기 못할만큼 힘들다면...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다면...
분명 나도 조엘처럼 애처롭게 도망다녔을것 같다.
그 안에서 기억속의 그녀와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지만, 그래서 더 애절하고 아름다워보였다. 기억을 지워가며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되는... 어쩌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에 그녀를 더 이해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가장 창피하고, 기억하기 싫은 기억으로 그녀를 데려가 숨기고 싶을 만큼, 그 존재는 소중한 것이다. 역시나 사람은 그것을 잃었을때가 되야 느끼지만...
하여튼,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영화다. 반면 너무나 로맨틱 하기도 하다. 결국, 사랑하는 기억을 모두 지워도, 다시 그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질수 있다는 믿음을 주니까...
어쨋든, 좋은 영화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다시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하는 영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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