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해야겠다. 여태껏 이런 명(?)감독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프로필을 보니 이 사람 작품들은 거의 다 봤던것 같은데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거라고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나온 데스페라도 뿐이라니.....
뭐 포 룸이나 황혼에서 새벽까지, 스파이키드 같은 작품들도 생각나긴 하지만 특유의 그 황당함 때문에 그다지 재능있는 감독이란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 영화 씬시티를 보고나니 이 감독 천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원래 개인적으로 액션영화 좋아하긴 하는데 이렇게 색다른 스타일의 영화는 매트릭스 1탄 이후 처음인듯.... (그리고 올해들어 본 영화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오락 영화!!!!!!!!!)
80년대에는 쌍권총과 사나이들의 우정이 난무하는 홍콩 느와르가 있었다면 이 영화 씬시티는 헐리우드판 뉴타입 느와르 영화라 하겠다.
비정한 음악이 어울리는 흑백의 도시와 담배를 피어문 마초 영웅들, 섹시한 여인네들, 그리고 절대 악인이 등장하는 단순한 스토리. 악인은 악인답고, 영웅은 영웅답고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첨가되면서 복수는 더욱 더 빛을 발하며 원작 만화에선 볼 수 없던 액션이 빠르고 강하게 두시간 내내 관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거기다 나를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몰아넣었던 것은 호화로운 배역들... (오션스 투웰브가 배우의 무게때문에 무너진 영화라면 씬 시티의 캐스팅 디렉터에겐 오스카상을 안겨줘야 할 듯.....)
특히 미키 루크의 부활(?)을 알리는 "1탄 힘든 이별"과...(만약 정보를 몰랐다면 그가 미키 루크인지는 죽었다 깨나도 몰랐을 것 같은....) 브루스 윌리스의 영웅적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엔딩에 이르기까지 정말 배우를 잘 썼다는 느낌이 든다.
웨이트리스인 셀리를 그리면서 항상 허스키한 음성을 상상했다던 원작자가 목소리를 듣자마자 딱이야!! 하고 캐스팅에 추천했다던 셀리역의 브리트니 머피도 정말 딱~어울렸고.....
뚱뚱한 부패경찰 잭 역의 베니치오 델토로(이 배우는 아카데미 수상 이후 왜 이리 못 뜨는지...쯔쯔)도 굿~
여자 보스 게일역의 로자리오 도슨이 푸시캣의 그 코믹한 발레리 였다니...찾아보고 충격! 또 멋진 몸매가 인상 깊었던 루실역의 그녀가 스파이 키드의 애엄마였다니 또 충격!!!! ^^;;
거의 까메오 급으로 나왔던 조쉬 하트넷도 암튼 눈길을 끌고.... (첫 장면에 조쉬와 함께 나온 뻘건 드레스의 그녀 도대체 위노라인지? 아니면 코요테 어글리의 술집 주인인지?) 하여간 한눈에 딱 알아본 변치않는 카리스마 룻거 아우어와 (오래전 미셀 파이퍼와 나온 영화를 보고 어린 마음에 좋아했었징....ㅜㅜ) 푸른 눈망울로 기억되던 작은 꼬마 프로도의 충격 변신.
반면 제시카 알바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 때문인지 막연히 상상했던 그녀의 쇼(?)는 대략 3초?정도... 홍보에 속았다는 생각이....또 미호 역의 데본 아오키역시 너무나 말라 연약해 보이는 체구에서 배역 감점!!
그 멋지던 브루스 윌리스의 입가 주름과 함께 스스로를 쓸모없는 늙은이, 움직여 늙은이 할때의 모습에 애잔함과 향수를 느끼면서...그래도 엔딩에는 역시 브루스 뿐이란 생각도..... (원작자이자 공동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프랭크 밀러가 극찬한 것도 이해가 감!! )
암튼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 음악에, 촬영에, 편집까지 혼자 다 해내다니 정말 천재적이란 생각이 든다. (알고보니 킬 빌의 음악도 맡아했던 듯..정말 재능꾼이잖아 ^0^)
느와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비위가 약한분만 아니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건 21세기 할리우드 르와르 영화의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첫 제 1막이 분명하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