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읽지 않으시길...
![](http://www.film2.co.kr/images/feature/feature_L/2005/feature_2915_L.jpg)
방대하고도 복잡하고 정교한 시나리오를 영화로 잘 옮기고,무리없이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연출력이 수준급이었
다.의상,세트,음악,영상미,특수 효과 모두 훌륭함은 물론이고..
<리베라 메> 이후 코미디 영화에만 출연하다 모처럼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차승원과 박용우,지성등 젊은 연기자
들이나 최종원,오현경,천호진등 중견 연기자들도 역할에 충실한 안정되고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김치성 영감역의 오현경씨가 이원규(차승원)에게
![](http://image.cine21.com/resize/cine21/still/2005/0413/M0020094_blood_tears_9.jpg?X235,156)
“반상의 질서가 엄연한데 종놈들과 겸상을 하고 천한 백정 놈에게 장부를 맡겨 그 질서를 어지럽히니 그것이
죄가 아니면 무엇이 죄란 말이냐?”라고 하는 연기는 정말 관록이 묻어날만큼 존경스러운 연기였다.
동화도라는 제지업이 발달한 섬에서 임금에게 바칠 공물을 실은 배가 불에 탄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이원규(차승
원)와 최 차사(최종원) 일행에게 닷새간 예고된 다섯 죽음이 일어나는 내용이 정말 탄탄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됐다.긴장감과 긴박감을 더해가면서...
사실 살인마가 누구다라는것은 이 영화에서 그리 중요한것도 아니며 크게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오히려 그 속에 숨어 있던 눈물 겨운 사랑 이야기로 감성을 자극하고 강객주 가족의 억울한 죽음에
깊숙이 연관돼 있는 토포사가 이원규의 아버지였다는게 더 반전의 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마을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과 광기에 치를 떨게 된다.
인간들의 탐욕이나 사람의 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후반부에 마지막 발고자였던 두호를 잔인하게 죽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내린 피눈물이 강렬한 느낌을 안겨줬다.
"내 피가 비가 되어 내리는 날 내가 너희들의 피를 말리고 뼈를 바를것이다"라는 강승률의 저주처럼 진짜 피눈물
이 내리다니...
아시겠지만 잔혹한 장면들도 좀 포함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죽는 장면보다 닭을 죽이는 장면이 더
충격적이었다.ㅋㅋ
마지막 이원규가 동화도를 떠나면서 배에서 손수건을 바다로 버리는 장면은 자신이 아버지의 죄로 인해 강객주
가족의 억울한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니 복잡하고 허탈한 심정으로 섬에서의 일은 잊고
묻어버리자는 그의 괴로운 심리를 보여준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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