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뒤에 그녀가 낮은 숨소리로 흐느낄때... 이미 그것은 그녀가 기대고 싶은 그에 대한 갈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 채 혼이 나간 듯이 그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무 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삶에 대한 한 가닥 희 망을 혹시 생각하진 않았을까.
그녀 자신 스스로가 말한 대로 그녀는 그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녀가 그를 죽이지 않았다고 절대 로 믿고만 싶다. 그것이 그녀를 좀더 그녀 자신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주체로 남겨질 수 있는 이유라면 이유가 될 것이고 그 비참하고 가엾 은 최후를 좀더 가슴 아프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내 스스로의 명 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녀는 그를 절대 죽이지 않았다.
모텔에서의 신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젠 그만 컷트 하겠지, 이젠 컷 트 하겠지 라고 여러 번 생각 하여야만 비로소 한참 뒤에야 내생각과 는 틀린 롱 컷으로 그 안타까운 장면이 끝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 면 불안할 지도 모를 부담감이 오직 두배우의 실감나는 눈부신 연기로 충분했다. 그 만큼 이 두사람의 오해아닌 오해에 의한 모텔에서의 다 툼 장면은 정말 이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안타까움 은 더했다.
김명민은 모드라마에서 그 연 기력을 충분히 인정하였지만 장진영의 연기는 정말 의외였다. 요즘 캐 스팅 제일 순위란 얘기가 과장은 아닐 듯 싶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이 사이트에서 소름 돋게 소름 달라고 했더 니 어는 분이 소름 안 돋는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 영화가 다 그렇치 라고도 했다.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해야되겠다고 결심하여 끈질긴 노 력 끝에 봤다. 가끔 느슨한 전개는 눈에 거슬렸지만 그건 감독의 어떤 의도가 있을 거라 생각되어졌고 결국 소름은 여러 번 돋았다.
다시 한 번 한국영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 시켜준 영화임에는 틀림없었고. 집으로 오는 내내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나의 무지로 인해 소름 을 느끼는 데에만 치우쳐 추리적 내용을 놓쳐 버려 다시 한 번 더 소름 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혹,허리우드식 공포에 식상한 이들에겐 권하고 싶다.하지만 그런 공포 물이 정설로 굳어진 이들에겐 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