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현은 간촐한 짐에 햄스터 한 마리를 가지고, 얼마 전 화재로 죽은 소설가 광태가 살던 미금아파트 504호로 입주한다. 천정과 바닥의 불에 그을린 기묘한 흔적, 처음 보는 공간인데도 이상하게 낯익은 장소, 복도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음산한 소리... 용현은 알 수 없는 불길한 기운을 예감하는데...
택시기사로 일하는 용현은 새벽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근처 편의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선영과 마주친다. 퇴근길, 편의점을 지날 때마다 백미러로 그녀를 보게되는 용현. 어딘지 우울하고 깊은 상처를 지닌 듯 보이는 그녀의 모습... 부정하고 싶은 사랑의 감정은 서서히 시작된다.
한편, 광태의 사고 현장에서 그의 습작노트를 챙겨 놓은 이작가는, 현재 그 노트를 토대로 30년 전 미금아파트에서 실제로 발생한 치정사건을 미스터리 소설로 쓰고 있다. 내용은 30년 전, 옆집 여자와 눈이 맞은 사내가 부인을 죽이고, 갓난아들을 버려두고 정부와 함께 도망쳤다는 이야기, 그리고 아파트의 화재사건... 이작가는 특히, 시체의 행방과 끔찍한 화상을 입고 고아원에 맡겨진 갓난아기에 주목한다. 만약, 시체가 벽 속에 유기되었다면 그 원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이 시점에 30년 전 화재사건과 얼마 전 광태 화재사건, 이 두 번의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던 바로 그 504호에 용현이 입주해 온 것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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