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할말은 해야겠다. 원래 이렇게까지 영화를 보고서 편파적으로 쓰는 스타일은 아닌데...
솔직히 내가 왠만한 영화는 다 참고 보는데 어제 이 영화는 영 아니올시다 였다. 알렉산더를 좋게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솔직히 내돈주고 안봐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고 3시간동안 그 영화를
보면서 바보같이 앉아있었던 내 자신에 대해서는 좀 화도 난다. 계속 이런식은 아니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 조선일보에 나왔던 평처럼 스펙터클한 장면은 단 두장면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조선일보에서 좋다고 하는 평은 필자와 매우 정반대인데...역시 이번에도...ㅡ.ㅡ
알렉산더 예고편만 보고 정말 굉장한 대작인줄 알았는데 역시 예고편만 그럴싸하면
재미없는 영화도 많다는 우리 엄마 이론이 딱 들어맞는 그런 영화다. 어쨌든 스펙터클한 장면도 솔직히
돈이 많이 들어간 장면처럼 그다지 그렇게 보이지도 않고...카메라가 계속 실제 전투인것처럼 실감을
주기 위해서 계속 흔들어 대는데...정도껏 흔들어야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물론 그걸 풀샷으로 다 찍어서
보여줬다면 잔인한 전투 장면을 보는게 힘들었겠지만....어쨌든 보는 내내 시간이 참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타임 3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영화를 보다보면 후딱 지나갔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들도
많다. 근데 이 영화는 아니었다. 정말 내 한계를 시험한 영화였고 시간이 왜 그렇게도 길게 느껴지던지...
알렉산더가 세계를 정복한 위대한 영웅이라면 그것에 초점을 맞추던지...이것도 저것도 아닌 잡다한 주제들을
늘어놓고 뭐 어쩌라는건지. 그대로 보여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되는건가? 모르겠다. 보고 나서 알렉산더가
불쌍하단 느낌이 조금 든거 밖에는 없었다. 정신분열증적인 압박을 보였던 알렉산더...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이 들기도 했지만 너무 지루한탓에 그것도 그리 큰 인상은 주지 못했다. 영웅담을 이렇게 역사책을 그대로 줄줄 읽어내려가듯이 지리하게 풀어나가는게 올리버 스톤 감독 스타일이라면 별로 할말은 없다. 실존했던 영웅이니만큼 감독 자신의 주관적인 개입이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화를 만들어낼수 없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것을 관객의 한 사람으로써 어떤 흥미와 볼거리 적인 요소, 또는 별 스토리없이 그대로 끌어가는 영화를
3시간동안 참고 보고 있기는 정말 힘들었다. 미국에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역시
그나라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인간인지라 보는 눈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에효~뭘 믿고 정말 돈을 쏟아부었는지
한심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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