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뭐 굳이 찾아보고 싶은건 아니지만 누가보자고 하자면 싫다고는 안할 그런류의 영화였지요..
일단 혹평이 지배적인듯한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절대적으로 괜찮다는건 아니고 상대적으로 괜찮다는것이였지요..
철저하게 씹힐정도의 그런 영화는 아니었는데 이 영화를 괜찮다라고 말하면 마치 왕따라도 당하는.. 그런분위기가 좀 불만입니다..
그래도 이만큼 웰메이드로 만들만한 감독은 흔치않을겁니다.. 적어도 현재의 한국영화계에서는요..
처음엔 한석규가 지나치게 조바심을 내는구나싶어 보기가 불편했는데 그래도.. 트렁크씬에선 그만한 에너지를 발산할 배우가 있을까 싶을만큼 파멸해가는 남자의 모습을 나름대로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트렁크씬은 그걸 보고있는 나까지도 폐소공포증에 걸릴지경이더군요.. 그만좀 나와줬으면.. 그만 저 크렁크에서 누군가 꺼내주었으면 싶을만큼이요..
영화보는 내내 사진관살인사건이 겉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불륜이라는 코드를 보여주기 위해 두가지를 맞추려고 했지만 영 아귀가 안맞는다 싶었는데 오히려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한석규의 불륜이.. 단순히 한개인의 욕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넣었다보다 싶은 생각이 드니까 이해가 되더군요..
성현아는 한석규나 이은주의의 또다른 자아라고 할수 있지요.. 심지어 중간에 성현아가 섹스할때 그 상대방이 한석규로 보이기까지 하잖아요..
하지만 역시나 어딘지 아귀가 잘 맞지않는건 사실입니다..
전 영화를 볼때 그게 판타지영화가 아니라면 적어도 가장 기본적인 리얼리티를 가져야한다고 보는데 가장 기본적인 걸 망각한 모습이 보이는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은주가 연기한 가희같은 경우 유산을 얼마큼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집이 재즈바에서 노래를 하는 여자가 가질집입니까.. 그곳이 강남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분위기상 강남같아서 하는말인데 적어도 그런집 정도면 10억은 족히 될듯 싶더군요.. 위층에 아래층에.. 거의 스파수준의 욕실에.. 웬만한 잡지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희안한 인테리어에..
단언컨대 지금 막 인테리어잡지에서 튀어나온듯한 집을 가진 영화치고 괜찮은 영화 못봤습니다..
한석규의 원래집..도 이은주네만은 못해도 만만찮게 인테리어잡지틱한 집이더군요.. 이런식의 가장 기본적인 리얼리티조차 획득하지못한 영화는.. 절대.. 좋은영화가 되질못하더군요..
동성애라는것이 하나의 열쇠 혹은 반전으로 작용을 하는데 좀 진부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연히 들은 간호사의 한마디 ' 이번에도 중절하면 어려워져요'가 결국 반전의 하나의 열쇠로 작용되는데 솔직히 감독이.. 동성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있긴한걸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동성애를 하나의 코드로 써먹든 아니든 그건 감독의 선택의 문제라고 쳐도 깜짝 이벤트로의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기본적인 성찰이 아쉽더군요.. 사실 이 영화에 쓰인건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연애'이지요..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과잉'입니다.. 내러티브의 과잉.. 연기의 과잉.. 한석규가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은 야비한모습으로 보이기위한 설정인가본데.. 어찌나 어색하든지..
그래도.. 변혁감독.. 한석규라는 배우.. 기대를 갖게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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