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영화를 보실 예정이라면 읽지마세요. 중요한 내용이 나옵니다...
자동차 트렁크씬의 의문.
자동차 트렁크 문에 달린 노란색 레버는 감독, 작가, 배우 모두가 알았을 것이다.
안에서도 트렁크 문을 열리게하는 그 레버. 왜 애써 외면 했을까?
영화 스토리를 위해 현실을 외면하는 모습에 관객이 납득하리라 생각했을까??
그리고
이은주(가희)는 트렁크에서 자살은 한다. 자살하기 전에 이런 대화를 한다. 몇일이 걸려서 발견 될지도 모르는데 트렁크 안에서 똥싸고 오줌싸고.. 피묻은 모습으로 추접스럽게까지 하면서 살아 나가고 싶냐며 한석규(기훈)에게 절규한다. 그런 그녀가 자살을 할 때 턱 아래에서 얼굴을 향해 총을 쏜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총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보통 약물로 자살함)도 드물지만 얼굴이나 머리를 총으로 쏴서 추하게 자살하는 경우는 더 더욱 드물다. 만약 그 트렁크에서 정말 여자가 자살하려했다면 얼굴에 총을 쏘진 않았을것이다. 추하게 살아나가기 싫은 사람이 추하게 죽는 설정.. 앞뒤가 한참 틀렸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영정 사진에 쓰려고 온가족이 할머니와 함께 스튜디오에 와서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할머니만 따로 독사진을 찍게 한다. 나중에 할머니는 스튜디오에 다시 찾아와 사진을 다시 촬영해달라고 한석규(정원)에게 말한다. 왜일까? 그것은 비록 늙은 할머니지만 그녀도 한 여자이고 죽어서까지도 아름다운 모습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곱게 화장을 다시 하고 옷을 차려 입고 와서 영정 사진으로 쓰일 그 사진을 다시 찍은것이다.
어느 영화의 내용이 더 진솔하고 현실감이 있는것일까?
상황 설정의 단순 논리를 찾자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어떤 설정이 더 현실감있게 다가올 수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런 영화들이 감동을 주고 찬사를 받기 때문이다.
한국이 가진 정말 대단한 배우 한석규.. 그런 그의 안목이 이런 사소한 설정을 놓친 것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그 사소한 설정이라는 것이 줄거리에 있어 정말 중요한 코어 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 갔다는 점이 더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