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가 뭐였더라. 하도 예전에 읽은기억이 나서 가물가물하지만 간통이였었지. 아마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주제를 얼마나 잘 표현해내고 그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어필하는가가 영화의 전체의 평가가 될 것이고, 감독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얼리티라는것이 좀 없긴하다만 화면에 보이는 영상은 꽤 자극적(자극적이라는게 파격적이라는말은 아니다. 이은주와 한석규의 침대씬은 좀 남발한 느김이 없지 않아 들었다.)이고 스타일리쉬하다. 초반까지는 부인과 애인과 그리고 미모의 미망인;;과 뭔가가 있을것만 같은 긴장감같은것도 있고 꽤 재미있게 본 편이었다.
후반부터 설마 이건 아니겠지 하는것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실망은 점점 불어났다. 특히 어이없는것. 너무 뜬금없다라는 것이 애인과 아내의 관계이다. 이건 너무 오바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끝맺음도 제대로 해주지 못할바에야 그냥 삼각구도가 낫지 않았을까?
그나마 내가 감독의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다만;;)를 본 장면은 몇번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꽤 재미있기도 했다. 남자의 이중적인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
취조실에서의 그 남자의 묘한 이중심리.
여자와 남자의 시각차이인것인가; 아니면 남자의 이중심리인것인가; 그런 시각,이중심리로 보기 때문에 주홍글씨라는 별로 좋지않은 굴레를 남성들이 여성에게 뒤집어 씌우는것이 아닌가.. 비단 이 남자뿐만이 아니라 한석규도 중간중간 그런장면을 보이기는 했었다.
애인(이은주)도 사랑하지만 부인도 사랑하는 그 남자들이 이중심리. 그래놓고도 결국은 간통이라는 주홍글씨를 뒤집어 씌우지 아니하던가;
문제는 이것이 영화의 중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제가 곁다리가 되듯이 너무 영상과 자극적인것에만 치우치다 보니 영화가 용두사미 꼴이 되지 않는가;
영화의 힘은 후반부라고 믿기 때문에 얼마나 끝맺음이 중요한가가 관건인 나로서는 참 아쉬운 영화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아마 꽤 중요한 장면이여서 심혈을 기울여서 찍은 트렁크 씬이 이렇게 지저분하고 찜찜한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인가; 이 영화는 결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주제부터 그렇지 아니한가;
이틀(이거보다 더 지났을수도;)이라는 시간을 컴컴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죽어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것이 그다지 이쁜모습이 될수는 없다. 망가지고 망가져서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이 그렇게 찜찜하게 남는 이유는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한석규가 이은주에게 잘못했다고 말하는것은 주홍글씨라는 낙인을 씌운 (뭐 꼭 한석규만이 그런건 아닐것이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는 법이니까) 죄의 사죄일것이고, 본인밖에 사랑할 수 없는 그 이기심이 그 파멸을 이끌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잘못한다고 말한것도 사실 진정 잘못했다고 생각하면서 말한 것 이었을까?라는 의문도 들고
그렇지만 마무리를 그런식으로 맺어놓는다고 해서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해주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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