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에 친구와 알포인트를 봤습니다.
너무 오래간만에 공포 영화에 도전하는 거라.. 많이 떨렸고..
내가 과연 공포 영화를 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
제 담력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디아이.. 착신아리 등등의 영화를 1/3밖에 못 본.. 약심장입니다..
웬지 끌리는 영화가 있잖습니까? 알포인트가 그랬습니다..
감우성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공포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장르에 끌려서...
바짝 긴장을 하고 봤는데.. 끝까지 긴장을 하긴 했지만.. 눈을 말똥말똥 스크림을 주시하고는..
마지막에.. "에?? 이게 뭐야.. ㅡ ㅡ;" 이 반응이었습니다.
친구는.. 무섭다고 잠시.. 눈을 가리긴 했지만..
둘 다.. 극장을 나오면서.. "너무 많이 벌려놔서.. 수습이 안되는 거 같다는 느낌이 왜 이렇게 많이 드냐?"
정말.. 실망스러웠고.. 안타까웠고..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린, 반전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나봅니다. 화끈한 반전을 기대했는데..
솔직히.. 다른 공포적인 요소들과.. 구성에 대해선 그다지 꼬투리를 잡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베트남 여성이.. 너무 눈에 거슬리더군요. 너무 단아하게.. 예쁜.. 모습에.. 공포감이.. 참..
동양 영화에서 하얀 소복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건.. ㅡ ㅡ;
두번째.. 알포인트를 봤습니다.
원래 보기로 한 친구랑 같이.. 두번째 본 다는 사실을 속이고는.. ^^
왜? 영화를 두번 세번 보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더라구요..
순간순간 듣지 못했던 대사들과.. 장면들을 캐치하는게 이처럼 즐거울수가..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끝까지.. 제가 한 일은.. 부대원들의 인운을 세는 일이었습니다.
언제.. 한명이 추가되었는지.. 그걸 찾는 거였죠.
정확히 말을 하자면.. 인원이 추가 된 때는.. "피 뭍힌 자.. 살아가지 못한다" 라는 문구와 함께.. 쉬를 갈기는.. 장면.. 그 때 부터였습니다.. 앗싸~ 빙고!!
근데.. 영화에서는.. 회상 장면을 보여주면서.. 섬에 도착해.. 사진을 찍을 때라고.. 보여주더군요.
뭐.. 저도 처음 영화를 볼 땐.. 그런 줄 알았는데.. 두번 보년 영화의 묘미였나봅니다.
그리고, 두번째.. 관등성명을 대는 장면이 있는데.. 전부다.. 80번대의 군번을 대더라구요. 그게 맞나요?
이 영화는 70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던데.. 동생 말로는.. 군번은.. 입대년도를 반영하는 거라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세번째.. 정말.. 자세히 보면.. 새로 추가된 한명의 군인의 표정은.. 무서웠습니다.
카메라는.. 그 군인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고.. 보여주더라도.. 그 군인은.. 군모를 눌러썼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거나.. 우와.. 정말..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약간의 시선도 가지 못하게끔.. 그렇게.. 연출을 했더라구요. 뒤늦게.. 감탄..
같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혹은.. 또 다른 즐거움을 찾기 위해.. 저러첨..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최악의 영화가 아니고는.. 두어번 다시금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처음엔, 많이 실망한 알포인트였지만.. 두번째는.. 웬지 모를 보물을 찾은 듯한 즐거움에 발걸음이 가벼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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