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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있는 세 자매의 은밀하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비밀!! 누구나 비밀은 있다
julialove 2004-07-17 오전 2:35:05 1304   [9]

올 여름 우리나라 영화계에 있어서 꽤나 많은 화제와 기사거리를 제공한 영화가 있다면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병헌,추상미,최지우,김효진이라는 초호화 캐스팅과 본격 로맨틱 섹시 코미디라는 신선한 장르의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중독]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병헌과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추상미,김효진,최지우라는 세 여배우의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준다. 그리고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았던 [라이방]이란 작은 코믹영화를 만들었던 장현수 감독의 연출력에도 많은 기대를 걸게 하는 영화이다. 특히, 로맨틱 섹시 코미디라는 장르답게 얼마나 시원하고, 화끈하며 유쾌한 이야기를 보여줄지에 대한 궁금증마저 불러일으킴으로써 비슷비슷하고 눈요깃거리들로만 가득 찬 올 여름 영화들과는 뭔가 다른 재미를 기대하게끔 해줄 것이다.

재즈바의 매력적이고 도발적인 보컬리스트 미영의 마음을 한번에 사로 잡은 남자가 있다. 바로 그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외모와 완벽한 매너의 남자 "수현"이다. 그를 남자친구로 만든 미영은 가족들에게 그를 소개시키고, 수현을 소개 받은 뒤, 미영과 미영의 큰언니 진영,작은 언니 선영에겐 모두 말할 수 없는 은밀한 비밀들이 생기게 된다.[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그 은밀하고 왠지모를 비밀스러운 제목부터 관객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가지도록 해줄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시놉시스 그대로 영화는 진영과 선영,미영 이라는 이 세 자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부여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아찔하면서도 코믹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세상의 모든것들을 오직 책으로만 배우는 모범 대학원생 선영은 미영의 둘째언니로 사랑은 첫눈에 반하는 것이라고 믿는 순정파에, 순진하기 그지없는 여자이다.그리고 첫째 언니인 진영은 이미 결혼한 유부녀지만 남편과의 관계에 있어 이미 권태기를 넘어선 그런 재미없는 주부이다. 이렇게 너무도 일상적인 그녀들의 생활과 마음 모두를 흔들어 놓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막내 미영의 남자친구 "수현" 때문인 것이다. 영화는 장현수 감독의 전작인 [라이방]이 그랬던것처럼 세 자매의 독특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들로써 초반부터 관객들을 사로 잡아준다. 다소 과장되어 보이고, 한편으로는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이지만 각자의 독특한 이미지와 차별화된 성격을 지닌 세 자매의 캐릭터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보여주는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또한 영화의 주요 인물인 수현과 세 자매 뿐만 아니라 세 자매의 막내 남동생과 엄마, 큰 언니의 남편 등 마치 만화같이 코믹하고 과장되게 그려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바로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요소 중에 하나인 것이다.

앞서 말한 다양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로써 각각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교묘하게 연결시키는 장현수 감독의 재치있는 연출력 역시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이다. 전작인 [라이방]에서 각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확실하게 부각시켰던 장현수 감독답게 이번 영화에서는 세 자매의 개성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각자의 에피소드들과 그것들이 교묘하게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자칫 단순하게 와닿을 수 있는 스토리를 꽤나 흥미롭게 꾸며주고 있는 것이다.너무도 매력적인 남자 수현에게 마음을 빼앗긴 도발적인 재즈바 가수 미영의 에피소드나 책에서만 공부해 온 사랑을 수현으로 하여금 육감적으로 느끼게 되는 선영의 파격적인 에피소드, 남편에게서 느끼는 권태를 동생의 남자친구로부터 해소하려는 주부 진영의 에피소드까지 저마다의 개성있는 에피소드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시키게 해준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란 제목이나 아찔한 포스터를 통해 느껴지는 끈적함이나 느끼함이 아닌 "성"이라는 소재를 신선하고 산뜻하게 드러냄으로써 성적인 유머를 거부감 없이 보여준 재치가 묻어나는 영화인 것이다. 하지만 아수이누점이 있다면 시종일관 유쾌한 유머와 재치있는 전개로 진행되는 스토리를 후반으로 가서 진부하고 다소 밋밋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점이다. 영화 초반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현이라는 남자의 존재와 톡톡 튀는 개성의 세 자매라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그저 에피소드 하나들로만 마무리 짓고, 어느 하나 뚜렷한 정리도 보여주지 않은채, 지나치게 단순하고, 뻔한, 그리고 영화내내 보여주었던 엉뚱하고 황당무계한 스토리들을 억지스러울 정도로 평범하게 이끌어내는 것 역시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유쾌하게  다가오지 못하게 한 이유일 것이다.

영화의 케스팅 소식과 함께 일찌감치 화제를 모아 온 영화이기에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배우들 하나하나에 대한 영화 속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궁금증이 그 어느것 보다 클 것이다.우선 이 영화에서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둘째 선영을 연기한 최지우의 색다른 연기변신이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기존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줄 최지우에 대한 기사가 화제가 되었고, 그로인해 관객들의 이목 역시 집중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최지우의 연기와 에피소드는 단연 눈에 띄는 재미를 준다. 항상 책에만 파묻혀 살다가 수현으로 인해 남자에게 눈을 뜨게 되고,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는 선영이란 캐릭터는 최지우의 파격적인 코믹연기와 더불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백미를 제공해준다.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항상 연약하고 순진한 이미지만을 보여준 최지우이기에 이병헌과 펼치는 침대 위에서의 유머러스한 베드씬은 당황스러우면서도 화끈한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이번 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섹시연기에 도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효진 역시 그 매력을 호가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남자도 당당하게 차버리고, 마음에 들면 확실하게 사로잡는 도발적인 재즈바 보컬리스트인 미영을 연기한 김효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멋진 재즈실력과 유연한 춤실력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줄 것이다. 김효진 역시 [천년호]나 TV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달리 미영이란 캐릭터를 깔끔하게 연기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영화와 TV,연극등 이미 연기로서는 두말이 필요없는 추상미 역시 개성 강한 진영이란 맏언니 캐릭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남편에게 벗어나 막내동생의 남자친구인 수현의 한마디와 유혹어린 시선에 점차 넘어가는 유부녀를 감칠맛나고, 코믹하게 연기함으로써 영화에서도 특히나 더 솔솔한 재미를 준다. 다만 선영의 에피소드에 치중한 나머지 큰언니인 진영의 이야기가 조금 적은 듯한 점이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세 자매와 각기 다른 방식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매력적인 남자 수현을 연기한 이병헌 역시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바람기 어린듯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세 자매의 강한 개성에 다소 파묻히는 듯한 느낌이 강하지만 나름대로의 매력을 선보여준 이병헌 역시 영화 속에서 세 자매와 함께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화려한 주인공 못지않게 감초같은 조연들의 활략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세 자매의 과부엄마를 연기한 선우용녀는 이번 영화에서 세 딸들과 나누는 대화들로써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달해 주며, 장현수 감독의 전작인 [라이방]에서 인상적인 코믹연기를 보여주었던 김해곤은 첫째딸 진영의 두리뭉실한 남편을 감칠맛나게 연기하고 있다. 그리고 [몽정기][안녕!UFO]등에서 개성있는 코믹연기를 보여준 전재형이나 깜짝출연한 정보석,탁재훈 등의 코믹연기 역시 영화 속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나 관객들의 폭소를 크게 떠뜨릴 카메오들의 출연은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가장 큰 볼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날이 신선한 소재와 파격적인 도전으로 관객들의 영화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한국영화들답게 장현수 감독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 역시 많은 기대화 관심을 가지도록 해준다. [라이방]에서 보여준 장현수 감독의 솔솔하고 인간적인 유머, [스캔들]을 통해 이미 경험했던 깔끔한 성적 유머가 돋보이는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그 출연진들 역시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해주고 있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코믹연기를 보여준 최지우와 개성있는 캐릭터들로써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추상미,이병헌,김효진 등 연기자들의 호연과 장현수 감독의 재치있는 연출력이 더해져 화끈하고 시원하며 산뜻한 웃음을 터지게 해준다. 다만 은밀한 그들의 비밀이 너무도 단순하게 결론지어 진다는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여러 캐릭터가 보여주는 에피소드 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먼저 짓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포스터처럼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그들의 비밀이 될 수 있을지 내심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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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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