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슈운지의 <러브레터>
영화를 다보고 나서..가슴이 울컥하는 감동이 온다.. 이런 영화를 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소문으로..좋은 영화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괜찮을 줄이야..
마치..잘 쓰여진..소설 한권을 다 읽고 난 기분.. 정말 군더더기 없이..탄탄한 시나리오와..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감성적인 영상기법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영화다..
후후..이 영화에 대해서..이렇게 이성적인 분석을 한다는 것이..쓸데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영화.. 그래서..이 영화를 다보고 난 사람들이...절로 박수를 친 것이 아닐까..
비오는날인데도 불구하고..시사회장에는..보조의자까지.. 가져다 앉아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몇몇 장면이..정말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의 첫장면.. 하얀눈밭에 누워..슬픈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히로코..
그리고..히로코가 자신의 애인이었던 이츠키가 묻힌 산을..향해..외치는 소리..
"잘 지내고 있나요? 전 잘지내고 있어요.." 수없이 외치다..오열하던..그 모습..
영화의 마지막..또 하나의 이츠키가 자신을..사랑해서.. 책뒤에 ?혀 있는..도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수없이 남기고..자신의 초상화까지..그린 것을.. 깨닫는..순간..
그 순간..영화를 보던 모든 이들은.. 밀려오는 감동에..휴우하고..한숨들을 내쉬고 있었다..
비디오를 통해서..이 영화를 봤던..사람들이 느낄 수 없었을..그런..감동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그 순간은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 모두가...이츠키의 가슴이 탁 막히는 듯한.. 그 순간의 느낌을 공감할 수 있었다..
나를..정말...사랑했던..사람의 존재를.. 10년이 훨씬 지나서야..알게 되고.. 또..자신도..그를..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냥..아무 의미없이 스쳐간 사람이라고..생각했는데.. 제대로..얘기 한번 해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그저..그냥..바라만 봤던 사람인데.. 그 사람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자신의 추억속 한켠에 곱게 접어 두었던..그의 대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꺼내다 보니.. 자신도..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는데.. 설마 했던..그 사람이..바로..자신을 평생 못잊어하며.. 살았다는..것을 아는 순간.. 그리고..그 사람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바로 그순간..
영화는..이렇게..운명적으로..만나고..또.. 운명의 장난으로..비켜간..사랑의 추억을.. 더듬어 가고 있다.. 그리고..그 추억이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2년전 자신의 곁을 떠난..애인 이츠키에게 보낸..히로코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천국에 보낸..편지에..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답장이 오면서..
이 가을..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에..묻어둔 사랑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러브레터>를..꼭 볼 것을 권하고 싶다..
후후..아마..11월20일날 개봉이라지요..
1999-11-17 (하이텔 내가보시에 남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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