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와 그들의 미래를 모두 삼켜버린 미스틱 리버... 복수의 뒤끝이 늘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더 쓰리고 애절합니다.
어린시절 아픈 기억을 갖고 성장한 세 친구, 지미, 숀, 데이브. 내가 그 차에 탔었더라면...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까.. 납치되는 데이브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으로 세월을 보낸 두 친구와 모진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힘겹게 살아온 데이브가 성인이 되어 지미 딸의 살해사건으로 다시 모이게 됩니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지미의 복수심과 피할수도 없고 정면으로 대면하기도 힘든 옛친구들에 대한 수사를 펼치는 숀의 시선이 감독이 제공하는 영화의 주요 흐름이라면, 데이브가 가진 깊은 상처에 대한 이해는 감상자의 몫입니다. 문제는..영화의 종반에 이르러서야 우리의 몫이 무언가였는지를 알게된다는 점이죠. 너무 늦어서, 너무 아프더이다.
엄청무지하게 심각한 분위기가 줄곧 이어지지만 배우들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아카데미 조연상에 빛나는 팀 로빈슨(데이브)이 영화의 광을 내고 있고, 주연상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만큼 숀펜(지미)의 연기가 소름을 끼치게 합니다. 물론, 연기파 배우 케빈베이컨(숀)은 더 말할것도 없구요..
어린 데이브를 납치해간 검은차와 지미의 딸을 죽음으로 내몰은 검은 권총. 똑같은 무게로 세 친구를 옭아매고 저를 불안하게 만들더군요. 어린 시절의 추억, 끔찍한 기억의 한 단편, 그들의 가정, 질긴 인연들의 고삐를 쥐고 살아가는 주인공들. 스릴러라는 낯익은 포장이라지만 어설프지 않게 잘 풀어낸 감독의 역량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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