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코믹영화를 상상하고 이 영화를 보다간 웃다가 죽을지도 모릅니다.

단단히 각오하고 보십시요. 물론 처음 얼마간은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어느순간 거짓말속으로

빨려들기 시작. 애인하고 손한번 못잡아본 커플에게 적극 권합니다. 아마도 부둥켜안고 웃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터이니 ㅋㅋㅋ  (정말임)

일간스포츠에 난 기사입니다. 잘 아시죠? 기자님들 어지간해선 칭찬 잘 안하는거...

[새 영화] 내공이 느껴지는 잘 짠 코미디 '라이어'
[속보, 연예] 2004년 04월 15일 (목) 13:01

[일간스포츠 윤고은 기자] 늘상 가볍다고 폄훼받지만 코미디만큼 재능이 필요한 장르는 없다. 웃음의 코드와 관객을 사로잡는 순발력은 인간과 인생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을 때만 제대로 표현된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라이어>(씨앤필름, 김경형 감독)는 관객으로 하여금 새삼 코믹 영화에 대한 재평가를 하게 한다. 한때 주류를 이뤘던 조폭 코미디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싸구려'로 보이지만, <라이어>가 상영을 시작하면 촘촘하게 잘 짜여진 상황 코미디에 어느새 웃음 주머니를 내주게 된다.


특히 백수 건달 총각 공형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젖소 목장 주인에서 아이 딸린 유부남, 동성연애자로 둔갑하는 상황은 그 처절함과 어이없음에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공형진의 9단 코믹 연기에 새삼 박수를 보내는 바.


그런 후 <라이어>에 대한 정보를 들여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데뷔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전국 520만 명을 모은 김경형 감독이 연출을, <접속> <텔 미 썸딩>으로 인정받은 장윤현 감독이 제작을 맡은 것.


여기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연극 <심바새매(원제:Run For Your Wife)>가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면 수긍과 함께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탄탄한 원작이긴 하지만, 그 지극히 연극적인 상황을 영화적 언어로 옮기는 작업은 보통 내공이 아니고는 심한 불협화음을 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라이어>는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택시 운전사가 두 집 살림을 하다 결국 우연한 사고로 이중 생활이 탄로나는 과정을 그린다. 두 가정을 동시에 꾸리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철두철미함과 잘 짜인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만약 한 치의 오차라도 생긴다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이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법.


주인공 주진모의 입을 통해 거짓말이 이어지는 상황은 처음에는 다소 어설프게 느껴진다. 궁지에 몰린 사람이 발악을 하는 모습은 그간 쏟아져 나왔던 과장되고 한심한 코미디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라이어>는 중반부 이후부터 특유의 매력과 힘을 발휘한다. 김 감독은 도무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꼬인 상황을 억지가 아닌 , 매번 '그것이 최선'이었을 것 같은 수를 통해 관객을 설득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마치 액션 연기를 할 때 배우들끼리 가짜 액션의 '합'을 짜듯, 등장인물들 간 웃음의 합이 치밀하게 짜졌다.


<라이어>는 대단하거나 의미심장하지 않다. 하지만 지저분하지 않은 방법을 이용해 객석에 웃음 폭탄을 터뜨릴 수 있다는 점은 코믹 영화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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