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며 때로는 현실을 정화한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두고 말들이 많다.
'최고의 영화', '헐리우드가 부러워하는 영화'라는 찬사화 함께, 억지스런 구성, 잘못된 편집, 150억의 신파물등
이라는 등의 비판도 함께한다.
본인 역시 영화를 감상하면서 맥을 끊는 억지스런 편집에 적잖이 실망했다. 감독 스스로의 의무감으로 너무 많은
것을 집어넣으려 했던것은 아닐까? 영화 내내 한편으로 가슴아프면서도 평소 습관데로 영화의 단점을 조목조목
집어내려 애썻다.
그러나..
결국 내가 집어냈던 냉철한 비판은 가슴에서 뿜어나오는 격정에 잊혀질 수 밖에 없었다.
한국전쟁이 끝이난지 50여년이 지나서 나를 그토록 가슴저미게 했던것은..
영화 마지막 폐허가 되버린 서울의 모습을 재현한것을 바라보며 절정에 이루었다.
교과서의 수많은 내용들과 매년 6월이면 반복했던 한국전쟁관련 다큐멘터리에서의 우리의 과거는
솔직히 지나가버린,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잔형이며, 가슴아픈 역사이긴 하지만
내가 눈물지을 순 없는 나와 동시대에 존재할 수 없는 비극 일뿐이었다.
영화는 우리의 아픈 가슴을 너무나 생생하게 재현한다. 이 생생한 재현은
편하게 이성의 고삐를 늦추기만한다면 영화속 진태에게 나를 투영하게 되고
그가 느낀 아픔, 그 고통을 정화로써 느낄 수 있게하고 가슴아프게 한다.
비로소 한번 그 정화에 이성을 마비함으로써
50년을 지속해온 우리의 원죄같은 아픈역사의 현재로, 그 순간으로 투영할 수 있게하고 만다.
누군가 이영화를 비판한다면..
단지 영화자체를 비판하겠지만.. 어떤이에게 이 생생한 재현은 단지 영화가 아니기에
비판하겠다는 마음이 들기전 50년을 묶어온 아픔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감과 함께 내 경험 저편에 이야기들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영화일뿐이라고 냉소하기엔 비슷한 아픔이 우리 주변엔 너무나 많고
그 모든 것이 주는 안타까움은 아직 우리를 바라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영화 끝에 폐허가 되버린 서울거리에서 진석과 어머니가 서로 나누는 눈빛이 우리부모님세대의 눈빛이기에
그 절망에 순간데 희망을 지니며 견디어 내고
오늘날 나의 풍요로움을 있게한
모든 노인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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