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태극기를 보기 전 한국 전쟁이 어떤 이유에서 발생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한국 전쟁은 동족 상잔의 비극으로서 알려져 있지만 세계사에서 볼 때 한국 전쟁은 소련과 미국으로 대변되는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주의 진영의 첫 충돌이었다. 즉,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한국 전쟁이 이념의 갈등에 의해 한 민족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거기까지만 알 뿐이다. 근데 그런 외국인들이 태극기를 본다면?
더 많은 사실을 알 것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전쟁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첫째, 한국 전쟁의 주요과정을 알 수 있다.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상황에서 역전이 되고 압록강까지 진격했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밀려 38선 부근까지 쫓겨나 38선 부근 쯤에서 여러번 전투를 치루다가 휴전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말이다.
둘째, 한국 전쟁시 한 민족 안에서 벌어진 참상들을 알 수 있다. 북한군의 우익 마을 학살, 남한군의 잔혹한 보복 행위, 남한의 방첩에 의한 민간인들의 무고한 학살들을 알 수 있다.
셋째, 한국 전쟁의 같은 민족 사이에 있었던 가슴 아픈 전쟁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진태(장동건)이 용석이를 죽이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감동 받지 않을 수 없는 두밀령에서 벌어지는 진태와 진석(원빈)의 몸싸움과 재회의 장면. 이 장면들에 무슨 뜻이 담겨 있는가? 그 답은 아래의 질문들에서 나온다.
왜 진태가 동생과 같던 용석이를 죽일 수 있었는가? 왜 같은 한 형제인 진태와 진석이 목숨을 건 싸움을 할 수 있었는가?
그건 한국전쟁이 같은 민족 간의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 전쟁 마지막에 진태과 진석의 몸싸움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것처럼 가슴 아픈 비극적인 전쟁인 것이다. 태극기에서 이 점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넷째, 한국 전쟁의 아픔과 상처가 우리 나라에 아직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이 된 진석이 형 진태의 유골을 보고는 우는 장면에서 아직 우리 나라 노인 세대에게 한국 전쟁의 아픔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추가: 태극기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 외국인이 한국 전쟁을 편견적으로 보지 않을 거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말을 남긴다.
"'태극기를 휘날리며'는 아주 만족스럽게 한국전쟁을 정리한 영화이며 더 이상 '태극기 휘날리며' 이외에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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