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액츄얼리-꼭 남자/여자친구랑 보세요' 라던가 '여자친구랑 볼껄 후회 했다(남자)' 라는 말들을 너무 많이 들어서 친구가 보자고 하는데 한참 갈등 했죠. 원래 로맨틱 코메디에 그닥 관심있는 것도 아니고(어쩐지 휴 그랜트 나오는 영화야 뻔하지, 라는 생각도) 또 혹시나 크리스 마스 전까지 같이 볼 사람이 생기는 거 아닐까 하는 헛된 망상 같은거 있잖아요; 하지만 토요일 오후가 너무 심심해서 결국 보러 갔어요.
제가 좋은 영화/나쁜 영화 구분하는건 아주 간단하답니다. 이 영화 보는동안 몇번이나 나를 딴생각 하게 만들었나-지요. 영화에 푹 못 빠져 들면 뭐하러 내가 영화관까지 와서 여기 앉아 있나 이런 생각 들잖아요. 글쎄요 러브 액츄얼리는 바닥 끝까지 저를 영화속으로 빠져 들게 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영화관을 나오면서 상기된 얼굴로 '마음이 따듯해 졌어'라고 말하고 친구랑 웃게 만들었어요. 여자친구랑 봤는데 하나도 안 비참했다니까요, 오히려 나도 '곧' 누군가 만날 것 같은 예감에 기분이 좋아 졌죠.
영화 얘기는 많이들 아실테니까 자세히 안쓸께요. 대신 개인적으로 휴그랜트가 생각보다 비중이 많지 않아 놀랐고, 영국식 코메디에 다시한번 사랑을 느꼈고, 전체 영화에서 두씬 밖에 안나오는 미스터 빈씨(이름이 뭐더랬죠;)가 너무 웃겼답니다. 휴그랜트 연기색깔 절대 안변해! 하고 씹으면서도 역시 그 사람 나오는 영화 보면 좋더라구요. 하하하.
확실히 이 영화가 뛰어난 작품성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겨울이 되서 왠지 외로운 분들, 연인이랑 따듯한 기분 느끼시고 싶은 분들한테 강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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