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이 영화가 내겐 바로 그런 영화였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대부분 기대를 많이 하고 영화를 보면 실망하게 되거나, 뭔가 부족한 부분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혹시 이 영화도 그럴지 모른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보고픈 마음에 즐겁게 달려갔다. (^^)
일반적인 많은 영화와는 다르게 이 영화에 나오는 거의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많으면... 이야기가 산만해져서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워지거나 복잡하고 엉성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걱정이 즐거움이 된다.
오직 두 남녀만이 나와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는 달리
(그런 것을 지루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사랑을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비추어 주기 때문에, 어지럽기는 커녕
눈 돌릴 틈 없이 극이 흥미롭게 진행되어... 평소에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지 않던 친구의 입에서
'어, 꽤 볼만한데... 여태껏 본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에서 제일 나은 거 같다..'라는 말을 이끌어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남친이나 애인과 함께 보아도 구박받지는 않을 것 같다...^^*)
각각의 개성을 지닌 여러 주인공들은...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인.....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우리가 주인공이듯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도
그들이 나이가 많건 적건, 예쁘건 그렇지 않건, 잘났건 못났건 그 한사람 한사람이 다 영화의 주인공들인 것이다.
그 주인공들이 각자의 주어진 삶에서 그 생활과 주변 사람과 가족들을 사랑하며 때론 그 사랑으로 인해 고뇌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더욱 그 영화 속에 충분히 젖어들 수 있고, 그들의 사랑 하나하나가 다 우리 가슴 속에 파고 든다.
그 '다르지 않음'이 나의 가슴에 잠시 무덤덤하게 두었던 사랑의 느낌을 일깨운 것 같다.
우리가 다른 영화에서 늘상 보던 것처럼 특별히 멋지고 잘난 주인공들만이 나누던 특별한 사랑의 환상에서 깨어
일상에서 내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사랑...
지금 이 순간 나의 가슴에, 내 주변에, 내 가족에, 내 연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 진실한 사랑...
현실 속에 내가 무심코 흘려버리는 그 소중한사랑에 대해 새삼 깨달을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사랑은 그렇게 어렵고 너무 힘들고 저기 멀리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그리고 어느 하나에만 또는 어떤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과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지금도 존재하고 살아 숨쉬며
함께 느끼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때론 힘들어 하기도 하는 내 삶 그 자체인 것이다..
러브 액츄얼리... 난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그것이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나의 가슴 속에 밀려든 느낌이며,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보고서 행복감에 젖어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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