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보는이의 관점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특히 저는 일반적인 해석보다는 기존 관념의 틀을 깨는 해석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해석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영화를 해석하기 위해선 맨 마지막 장면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을 풀어나가는 키 포인트 입니다. 4인용 식탁에서 전지현이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짓고 있고 박신양은 벌벌떨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는 잠을 자듯이 의자에 기대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두 어린아이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생명이므로 의식없이 누워있는 것이고 전지현은 드디어 복수를 완성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할 미소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웬 복수냐고요? 제가 생각했을때 박신양은 한없이 착실해 보이고 약혼녀도 있는 정상적인 인테리어 이지만 과거에 전지현을 강간한 성범죄자입니다. 그 결과 전지현은 두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너무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을 당하는 바람에 그만 아이들을 유산 시키고 맙니다. 이런 모든 슬픈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전지현은 기면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고,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유산시킨 이후의 시점에서 이름도 바꾸고 결국 새로운 가정도 만듭니다. 그런데 전지현의 마음 저편에 있던 복수의 칼날과 죄없이 사라져간 쌍둥이들의 원혼이 무의식 속에서 전지현과 박신양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그리하여 두 쌍둥이의 영혼은 전지현의 아이와 친한 언니의 아이로 환생하여 또 다시 죽음을 당함으로써 전지현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립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독살당한 두 아이로도 모습을 나타내어 박신양에게 죄의식을 만들게 합니다. 한편, 박신양은 전지현을 욕보인것이 너무 오래전 일이라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던 여자가 전지현이란 사실을 기억못합니다. 아니면 억지로 그것을 기억에서 지우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지현은 자꾸 박신양을 심리적으로 괴롭히고 마침내는 약혼녀를 의심하도록 만들어 박신양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갑니다.
전지현은 결국 자살을 하고 귀신이 되어 박신양의 주변을 떠돌며 그를 끝까지 괴롭히기로 결심합니다. 아울러 빛을 못 본 쌍둥이들과 함께. 그리고 산자인 박신양 혼자 죽은 세 사람과 4인용 식탁을 채우는 공포를 매일 맛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월하의 공동묘지에 못지 않게 으시시한 공포영화가 되는 것입니다. 영화내내 웃지않던 전지현의 맨 마지막 장면에 <너 혼자 밥먹으니까 맛있냐?>는 듯이 박신양을 비꼬는 눈초리로 처다보면서 미소짓는 것이 바로 그것을 반영합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하는데 그 말이 맞긴 맞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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