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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식탁> 내 생각- 스포일러(영화를 본 분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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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식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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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식탁>은 꽤나 머리를 쓰게 하는 영화이다. 내용 자체의 난이도가 높다고 하기 보다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감독의 의도에 접근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을 올려 보겠다.
1. 귀신은 없다! 다만 환상이 있을 뿐이다. : <4인용 식탁>에서 귀신으로 의심되는 것은 식탁의자에 앉아 있는 어린아이들이다. 하지만 이것은 귀신이라기 보다 정원의 잠재의식 속에 있던 죄책감이 만들어낸 환상일 가능성이 크다. 그 환상은 자신 이외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연에게는 보였을까? 그것은 연의 특이한 능력 때문이다. 어머니가 무당인 그녀는 다른 사람의 과거의 기억을 엿볼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순간 정원의 눈을 통해 아이들을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 영화 중 '고양이'의 의미는? : 영화 중 고양이는 두 번 나온다. 정원이 연을 데려다 주는 씬에서 급정거 한 차 앞 도로 한복판에 죽어가는 고양이와, 엘리베이터에서 한 여자에게 안겨 있는 흰색의 고양이가 그것이다. 영화에서 고양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고양이를 단순한 애완 동물로써 치부하지 않은 선인들의 생각을 빌려 온 듯하다. '고양이는 영혼을 가진 영물로써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복수를 한다. 그리고 영안을 가지고 있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옛 어른들의 생각이었다면, 고양이의 이미지는 연에게 투영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능력과, 정숙과의 관계에서 이 의도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3. '소용돌이' 모양의 의미는 무엇인가. : 정원의 일곱 살 이전 묻혀버린 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앞집아이가 보여준 "참 잘했어요"라는 뜻을 가진 소용돌이 문양은 스스로에 대한 위로일 수 있다. 우연히 쓰레기 차 뒷바퀴에 깔려 죽는 아이를 목격하고, 그 아이를 유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 정원은 나중에 아이의 시체가 있는 곳을 사람들에게 전하게 된다. 그때부터 정원에게 신기가 있다고 믿게된 사람들에 의해 신동보살이라고 불리우게 되면서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부적을 그리게 되는데, 그 부적에 그려지는 모양이 이 '소용돌이' 문양인 것이다. 자신 남매에 대한 무관심과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에게 받지 못하는 칭찬을 비롯한 사랑을 그는 스스로에게 '소용돌이' 모양으로 답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 모양은 후에 약혼자 희은이 스파게티 면으로 보여주는 모양과 일치하면서 정원이 과거의 기억을 반추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4. 정원은 왜 뜨거운 음식을 싫어 하는가. : 그의 잊어버린 과거와 관련이 있다. 연탄가스로 죽음을 결심했던 정원이 자신만 살아 남고 벽장에 숨겨둔 안전하리라 믿었던 여동생의 시체를 본 이후로 기억을 잃어버리고, 잠재의식 속에서 뜨거운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5. 아기를 아파트에서 떨어뜨린 사람은 누구인가? : 분명 정숙이다. 그렇다면 왜 남편과 시어머니는 연을 의심하는 것일까? 영화의 뒷부분에 나온다. 정숙은 우물에 빠져 죽은 어머니의 품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기억을 알게 된 이후로 폐쇄공포증과 아기를 멀리하는 증세를 보인다. 그날도 역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기들을 참을 수 없었고, 아파트에 아기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 것을 본 연은 놀라 베란다 난간에 다가가서 밑을 내려다 보며 넋을 잃고, 그 장면을 본 아파트 경비원은 연이 아기를 던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 경비원은 연의 남편 박문섭에게 거래를 요구하며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다. 평소 아내를 사랑하긴 하지만 이상한 능력을 가진 연을 남편과 시어머니는 의심하게 된다.
6. 정숙의 병은 무엇인가? : 정숙은 터널이나, 좁은 닫힌 공간에 있으면 안절부절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도 원인을 모르는 이 병을 연이 가르쳐 준다. 연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과거를 가르쳐주게 되고 이로써 정숙은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되버린다. 그 과거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아기일 때 우물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7. 연은 왜 마지막에 자살을 택하는가? : 연은 자신의 능력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다가오려는 사람이 있으면 반사적으로 밀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따르던 정숙에게서 아기를 잃은 연은 남편에게서조차 의심을 받는다. 점점 황폐해져가는 그녀에게 정원이라는 남자가 "당신의 말이라면 전부 믿는다."라는 말을 하고, 그녀는 "당신..미쳤어."라고 답하는 것이 설명이 된다. 그러나 나중에 정원에게 과거를 얘기 해주지만 그는 혼란한 과거를 믿을 수 없고 부정하기에 이른다. 자신을 믿는 듯해 보이던 정원도 자신을 부정하기에 이르고, 정숙이 죽으면서 그녀는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8. 추락하는 연의 눈과 정원의 눈은 왜 마주치지 않는 것일까? : 추락하는 자와 눈을 마주쳤다고 믿는 연은 정원에게도 같은 경험을 시켜주겠다면서 전화를 한 뒤 뛰어내린다. 하지만 정원과 연의 눈은 마주치지 않는다. 이는 타이밍의 차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끔찍한 과거를 부정하고픈, 그리고 그것을 알게 해준 연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채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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