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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싱글즈]화려한 솔로들을 위해 싱글즈
jabongdo 2003-07-09 오후 3:54:59 848   [0]
여성들은 어떤 대화를 할까? 그것도 30세를 바라보는 노처녀라면 더욱 더 궁금할 것이다. 전에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도 다루어 졌던, 솔직 담백한 30세의 노처녀의 대담을 다룬 영화와 매우 비슷한 코드를 가진 영화처럼 보인다. 그리고 전체적인 면을 보았을 때, 임상수 감독 작품과 많은 비교 대상이 됨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다만 전체적인 소재의 요소는 비슷할지언정 ‘싱글즈’란 영화는 섹스 어필뿐만이 아닌 코믹적인 요소가 많이 강조되었다는 점에서 ‘처녀들의 저녁식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 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 또한 많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29세를 기점으로 시작해서 29세 마지막을 종점으로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가 된다. 29세 처음에 불행한 시련을 겪는 주인공 동미(엄정화)와 나난(장진영), 그리고 정준(이범수), 이렇게 주인공 3명의 29살 일기처럼 느껴진다. 이들은 싱글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은 듯 보여진다. 이 부분이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많이 다르다. 싱글즈에서 보여지는 싱글들은 화려함을 보여주려고, 표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일상 그대로를 보여준다. 애인과 헤어지고, 회사에서도 좌천되어버린 나난과 상사의 성희롱에 대한 커리우먼적 대응으로 회사에서 짤린(?) 동미, 연애한번 제대로 못하는 정준, 이 3명은 누가 보아도 화려한 싱글이라고 보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이런 점으로 인해 더욱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싱글즈란 영화에서의 코믹요소.
싱글즈는 우선 캐릭터부터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중성적인 이미지의 나난, 애인보다 친구를 더 생각하는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생각과 말이 일치하지 못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성이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나난의 모습에서 그를 귀여워하고 그의 행동에 웃을 수밖에 없는 그런 이유를 형성해 준다. 화려한 커리우먼적 성격을 지닌 동미, 그러나 순수성을 간직한 여성으로 나온다. 정준은 우둔한 사랑을 하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캐릭터이다. 이들 세 명의 주인공 속에 나난을 좋아하는 조금은 느끼한 수헌역의 김주혁까지... 주로 동미와 나난의 두 여성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힘이고 나머지는 그 힘에 알파를 주는 캐릭터이다. 이런 서로 다른 평범하고 일상적인 특성의 캐릭터들이 영화속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코믹적 요소를 만들어 나간다.

또한 내용적인 면, 여기에 나오는 섹스코드는 야하지가 않다. 그냥 단순히 코믹의 한 부류이다. 섹스 상상하는 그런 장면은 백미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동미와 나난의 섹스코드 적인 대화 속에서도 야하게 꾸미는 것이 아닌 코믹하고 발랄하게 이끌어 간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섹스라는 코드를 코믹으로 이끌어 내는 데에 미완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을 한다.

싱글들의 화려함
언뜻 보기엔 29세의 싱글들이 화려해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다루고자 했던 것은 싱글들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어느 누구도 화려한 싱글로써 30대를 맞이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캐릭터들이 30대를 맞이하는 모습에서 동미는 당당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아빠 없는(?) 자기 아기를 낳으려는 것으로, 수헌은 사랑하는 나난을 친구한테 빼앗기고 떠나는 모습으로, 또한 정준은 사랑에 대한 포기로 서울을 떠나는 그런 모습들로만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30세를 맞이할 때 화려하다라고 평가하긴 힘들 듯 싶다. 캐릭터 모두가 화려함을 추구하지만 그렇지 못한 싱글들의 이야기 거리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처녀들의 저녁식사라는 영화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그렇지만 영화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화려한 30대 노처녀의 약간은 꾸민듯한 대담한 토크를 보여준 것이 처녀들의 저녁식사라고 한다면 그리 화려하지 않은 아주 평범한 주변의 29세 노처녀의 솔직한 토크를 보여준 것이 싱글즈라고 생각이 된다. 그러기에 코믹적인 양념 또한 거슬림 없이 많이 첨부가 되었고, 더 좋은 그리고 화려한 30대를 맞이하기 위한 그들의 독백이 보여지기도 한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힘에서 두 여성으로만 택했다는 것 또한 큰 선택의 하나로 생각된다. 그다지 우리나라에서는 선택되지 못했던 길을 이 영화에서는 과감하게 택했다. 그리고 그 택함을 아주 적절하게 만들어서 보였다고 평가를 한다. 유쾌하고 발랄한 그렇지만 씁쓸한 그런 싱글들의 이야기 속에 푹 빠져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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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2003, Singles)
제작사 : (주)싸이더스 / 배급사 : 영화사청어람
공식홈페이지 : http://www.4sing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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