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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폰 부스] 극한의 공포 8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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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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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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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9 오전 9:15: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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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있어서 전화는 꼭 필요한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한 가정 한대 이상의 전화도 모자라서 이제는 거의 한 사람에 한대 꼴로 보급되어 있는 무선 전화의 현 보유 상황, 휴대폰이나 전화, 팩시밀리가 없이는 급박하게 변해가는 정치, 경제 상황 속에서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순간적으로 빠져드는 인스턴트 같은 사랑만큼이나 표현하기 좋아하는 연인들의 끊임없는 사랑의 밀어를 연결시켜주는 전화는 어쩌면 현대인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불가결한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는 데에는 아마도 이견이 없을 것같다. 하지만 전화가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면서부터 그것을 이용한 범죄가 그것 때문에 벌어질 수도 있는 사생활 노출 때문에 고통을 받고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 전화가 줄 수 있는 생활의 편리에서 오는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일 것이다. 작게는 일반인들이 적어도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장난전화나 가정으로 핸드폰을 통해 걸려오는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텔레마케터로부터의 전화 더 나아가서는 범죄 시 협박으로 사용되는 전화의 피해는 개인의 사생활을 불편하게 한다는 측면 이외에도 개인의 기본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섬뜩한 느낌을 들게 한다. 그런 전화가 줄 수 있는 공포나 위협을 모티브로 등장한 몇 편의 스릴러 중 <랜섬(Ransom)> 이라는 영화와 <스크림(Scream)>이라는 영화가 기억에 남는다. 미지의 납치범과 살인자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는 그 전화를 기다리던 기다리지 않았던 그 전화를 받는 당사자에겐 공포 그 자체이다. 더욱이 전화를 건 상대방이 나에 대한 나의 주변에 대한 정모를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될 때 그 공포는 배가된다. 언제 어떻게 나를, 나의 가족을 또는 나와 가까운 친구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의 존재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은 상상만으로도 나를, 우리를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영화 <폰 부스(Phone Booth)>는 미지의 사람으로부터의 그것도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또는 살의)을 가진 위협적인 전화 때문에 겪는 공포와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늘 전화와 함께 생활해야만 하는 그것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자신의 캐리어를 쌓아가고 때로는 은밀한 불륜의 전화를 즐기고 있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전화는 비즈니스와 사생활 모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귀중한 물건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도움을 주는 전화가 사실은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을 자신의 영악함을 노출시키는 결정적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을 그런 사생활의 노출 때문에 아주 곤란한 상황에 빠져 난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종종 망각한다. 전화를 통해 전해지는 비밀을 유지해야만 하는 비즈니스적 비밀이 은밀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과 개인적인 일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적나라한 모습들이 전화선을 통해 공중에 퍼지는 전파를 통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화가 전해주는 편리함에 푹 빠져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켜가고 있다. 아마 모르기는 해도 현대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전화가 줄 수도 있는 피해를 알면서도 망각하고 그것을 편리함에만 빠져 편리하게만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우리의 주인공 스튜 세퍼드 역시 전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잘나가는 비즈니스 맨이다. 비즈니스를 하기에 꼭 필요한 전화, 하지만 너무도 편리하고 효율적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은밀하고 사적인 목적으로 종종 사용하곤 했던 이 전화기 때문에 그는 곧 아주 곤란한, 극도로 공포스러운 사건과 맞닥뜨려지게 된다. 어찌보면 그에게 닥칠 더럽게 재수없는 상황은 그가 자초한 일이다. 즉 자업자득이란말이다.
오프닝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스튜의 모습에서 조각조각 그와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현란하게 보여진다. 한꺼번에 서너 통의 전화를 받아 통화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굉장히 바쁜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동시에 그리 많지 않은 몇 편의 통화로 참 영악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그다지 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아마도 이렇게 빠른 시간에 주인공의 인간됨을 한눈에 보여주는 영화는 아주 드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처음부터 그 호흡을 빨리한다. 마치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범죄의 그림자를 조금이라도 감추려는 듯, 바쁘고 잘난 희열에 찬 조금은 안하무인 격의 스튜의 일상을 조금 후에 벌어질 미지의 존재가 주는 협박과 공포에 나약하게만 변할 수 밖에 없는 두려움에 노출된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스튜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키고자 영화는 빠르고 그리고 확실히 초반 스튜의 모습을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제한된 공간, 전화가 주는 공포 스릴러 <폰 부스> 영화 <폰 부스(Phone Booth)>는 굉장히 위험한 영화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주인공에만 집중되질 수 밖에 없는 영화의 성격, 거기에 지극히 제한된 공간, 전화박스 속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는 표면적으로 너무도 단조롭고 밋밋해서 인내심 없는 관객의 이목을 끝까지 이끌어 갈 수가 관건으로 다가올 굉장히 위험스런 영화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줄거리에서 올 수 있는 밋밋함은 빠르게 진행되는 대화로 대중에게 공개된 공중전화를 사용하려는 주변인물의 방해로 충격스런 사건(?)이후 미디어와 경찰로부터 집중조명을 받게 된 후 스튜를 더욱 조여오는 극한의 공포와 위협으로 극복되어 관객을 점점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영화가 주는 긴장감에 빠져들어가게 한다.
영화는 영화가 가지는 단순한 줄거리가 주는 단조로움처럼 아주 단순한 것으로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 한 통의 평범한 전화로부터 시작된 공포는 사람들 틈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붉게 빛나는 하나의 점으로, 어쩌면 장난감일지도 모르는 총의 존재만으로 그 공포는 주인공의 처지는 더욱 위험해 지고 긴장은 배가된다. 평범하게 그러나 심상치 않게 울리는 공중전화 박스의 전화선을 타고 흘러나오는 나직한 그러나 때때로 상당히 위협적이고 강압적인 범인의 목소리는 단지 목소리뿐인데도 그 존재만으로도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공포로 다가온다.
더구나 전화박스로 분리되어 전화박스 안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화박스 바깥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딪혀야 하고 계속해서 그 전화박스를 고수해야 하는 스튜의 모습은 흡사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여지껏 그가 저질러왔던 사기성 행위와 불경하고 불손하였던 모든 태도, 거기에 아내에게 배신감을 줄 불륜에 대한 일종의 응징처럼 보여져 어쩌면 그런 행동을 하고 있을 현대인들에게 크게 꾸짖음을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동시에 스튜의 상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관객 역시 마치 스튜의 입장이 되어버린 것처럼 전화선을 통해 들려오는 조용하지만 강압적인 공포스러운 목소리에, 그것에 반응하는 스튜의 한마디 한마디에, 어찌 어찌하다 경찰과 대치하게 된 긴박한 상황에서 시시각각 그를 조여오는 경찰들의 은밀한 움직임에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 <폰 부스(Phone Booth)>는 어쩌면 단순한 전화벨 하나로 사람을 깜짝 놀래 킨 영화 <스크린(Screen)> 만큼의 공포와 스릴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묘한 매력의 영화다. 다양한 앵글과 화면분할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만으로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있었던 80분의 이야기를 마치 10분의 짧은 이야기로 재미와 긴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건 어디까지나 이 영화를 완벽하게 연출한 감독의 공이 절반이상이다. 여기에 매력적이지만 속물근성이 다분히 느껴지는 배우 콜린 파렐의 신선한 이미지와 매력적인 남성의 유혹에 솔깃함을 보여주는 그러나 조금은 고고한 느낌의 케이트 홈즈, 어떠한 모습이 되었던 남편만을 사랑하는 순종적인 여인상을 보여주는 라다 미첼 거기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간파하고 신중하게 주인공과 대치하는 캡틴을 연기하는 포레스트 휘태커 등 몇 안되지만 적절하게 캐스팅되어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완벽한 시나리오만큼이나 완벽한 스탭 그리고 배우들의 호흡이 어우러져 꽤 근사한 스릴러로 완성된 꽤 괜찮은 영화다. 화면과 촬영에서 많은 다양성을 부여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줄거리와 한 사람으로만 집중되어 있는 이야기구조에 너무도 단촐하게 등장하는 배우들의 심심한 인물구조를 지닌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어쩌면 재미없고 밋밋한 영화로 인식되어질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이 영화가지는 단촐하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밋밋할 수도 있었던 화면을 멋지게 만들어낸 연출과 편집의 묘미에 조금은 낯선 느낌이지만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콜린 파렐이라는 배우가 주는 매력에 집중해 본다면 영화는 더 재미있어지고 흥미진진해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번 맛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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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부스(2002, Phone Booth)
제작사 : Fox 2000 Pictures, Zucker/Netter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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