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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무간도] 정통 홍콩식 느와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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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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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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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8 오후 2:18:12 |
1894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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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홍콩 느와르’의 계보를 잇는 유덕화, 양조위 주연의 <무간도(無間道)>가 개봉을 기다 리고 있다. 이젠 그 의미마져 퇴색해 버린 듯한 홍콩 느와르, 화려한 홍콩의 어두운 이면인 범죄세계, 그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 그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비장한 의리, 선악의 대립이 주는 슬프고 비극적인 운명 또는 사랑, 그리고 상황이 던져 주는 인간적 고뇌 등을 시종 무미 건조한 도시의 느낌처럼 냉랭한 무채색의 회색(혹은 빛 바랜 푸른색)과 어둡고 우울한 검은색조로 관조하듯 훑어내렸던 홍콩 느와르는 헐리웃의 <대부>로 대표되는 갱스터 영화와는 차별되는 좀더 비극적이고 동양적인 느낌으로 80년대 청소년들에게 굉장한 인상을 주며 인기몰이를 했었던 홍콩영화의 대표적 장르였다. 검은 썬글라스, 쌍권총, 의리, 바람에 휘날리는 긴 바바리, 이쑤시개, 등의 이미지로 점철되 는 주윤발(형님)의 스타일(이 이미지는 오우삼에 의해 만들어진 주윤발의 이미지라고 말 할 수 있겠다)과 청바지, 반항, 주먹, 오토바이, 비극적 사랑 등으로 점철되는 유덕화(오빠)의 반항적인 이미지로 대표되었던 홍콩 느와르는 80년대 중반과 90년대를 아우르며 비정함과 비극적 이미지로 깊은 인상을 주며 홍콩영화의 대표적 스타일로 많은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 다. 와이어 액션을 앞세운 무협영화의 번성과 홍콩 배우 및 감독들의 헐리웃 진출로 잠시 주춤했던 홍콩영화의 간판 느와르가 그 원조격인 유덕화와 양조위 거기에 홍콩 테크노 무협 영화를 주도했던 유위강 감독에 의해 영화 <무간도(無間道)>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소식은 나에겐 꽤 반가운 소식이었다. 왜냐면 난 홍콩 느와르가 인기의 한 복판에 있을 때 그 느와 르에 열광했던 세대 중 하나이고 오랜만에 느와르에 복귀하는 유덕화의 모습이 반가운 세대 이며 유덕화의 젊은 시절 반항적 매력에 매료되었었고 동시에 10년전 느와르에서 조금은 유약한 느낌을 주었던 양조위가 10여년의 세월을 거쳐 많은 영화를 통해 유약한 모습을 벗어나 세월이 주는 원숙미와 무게 그리고 마스크가 주는 우울함과 비장함으로 변모해 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임을 지켜본 사람중의 한사람이기에…. 예전에 즐겨 보았던 홍콩 느와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안타깝고 비극적 긴장감을 영화 <무 간도(無間道)>를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내가 처음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 했던 그때 그 시절, 그 배우들을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만나는 반가움 때문에, 거기에 홍콩 느와르만이 가지는 건조하고 우울한 화면 뒤로 흐르는 암울한 운명적 느낌의 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느와르의 매력을 느끼고 싶어서 영화 <무간도(無間道)>는 나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영화 <무간도>는 한마디로 말해서 꽤 매력적이다. 옛날 홍콩 느와르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향수를, 홍콩 느와르 영화의 그 암울함이나 우울함을 그리고 슬픔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의 정화를, 그런 홍콩 느와르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영화가 자체가 가지는 고유의 남성적 매력으로도 관객을 ‘확’ 사로 잡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예전의 홍콩 느와르가 가졌던 건조함, 우울함, 그리고 비장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줄거리에 반가운 두 주인공 유덕화, 양조위의 매력적인 모습(유덕화는 오래간만이라서 양조위는 영화를 통해 각양각색으로 변모 하는 원숙해는 모습 때문에)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각각 경찰과 조직에 심어진 닮은 꼴 운명의 비극적 스파이 라는 코드는 영화 전체를 시종 긴장감 넘치고 우울하게 해 준다.
스타일.. 느와르라는 영화의 장르가 말해주듯 영화 <무간도(無間道)>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와이어 등 이 완전히 배제된 정통 액션스타일을 고수한다. 홍콩영화의 스타일리스트격인 유위강(영화 <풍운(風雲)>, <중화영웅 (中華英雄)>이 그의 작품)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영화의 내용이나 추구하는 장르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게 영화는 우울한 푸른색이 주조가 되었던 80 년대 느와르 필름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따라서 영화가 보여주는 전체적인 화면은 의도적으 로 색을 탈색한 듯한 빛 바랜 푸른색(어떻게 보면 회색으로도 보이는)과 어두운 검정이 주조다.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처럼 어두운 운명을 가진 그들, 비극적인 그들 의 운명을 비정하리만치 건조한 시선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찍어내리는 화면의 비정함이 나 홀로 외떨어진 진영인과 유건명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은 횡한 옥상, 인적이 드문 주차장, 썰렁한 극장 등의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 그리고 스타일은 이 영화를 80, 90년도 느와르의 계보를 잇는 듯 하면서도 2003년의 감성이 묻어나는 세련된 느낌의 느와르의 모습으로 새로 태어난 듯한 느낌이 들어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
연출.. 상황은 정반대이지만 같은 운명의 주인공 유건명(유덕화)과 진영인(양조위)의 어린시절 같은 경찰학교를 다니던 그들의 운명이 갈라지며 서로를 부러워 했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오 프닝이나 첫 장면부터 닮은 꼴임을 상징하는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반복되는 스침 등은 그들의 닮은꼴 운명을 강조하는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다. 영화의 초반, 중반 그리고 마지막에 경찰학교에서 갈리워진 그들의 운명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평생 그들이 그때로 얼마나 되돌아 가고 싶어했는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장면은 경찰과 삼합회가 대치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각각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건명과 영인 그리고 그들의 보스들이 보여주는 심리전과 상황에 따른 대치방법 등 긴박 감 넘치는 상황과 그에 따른 교차편집은 영화 전체의 팽팽한 긴장 감을 관객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게 하는 초석이 되며 영화는 끝까지 초반의 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그들이 처해져 있는 긴박한 상황에 분위기에 몰입하게 한다. 초반의 상황 이후 드러나는 삼합회 속에 경찰 내에 있는 스파이의 존재, 오직 한 사람 진영 의 정체를 아는 형사의 죽음과 그 죽음으로 야기되는 진영과 건명의 상황변화 그리고 연이어 드러나게 되는 그들의 정체 등 영화는 꽤 탄탄한 줄거리로 시종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긴박감 넘치는 상황의 전개로 영화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영화 속에 상황 속에 주인공들의 불안한 상황 속에 집중하게 한다. 특히나 형사의 죽음 이후 두 주인공이 동시에 느끼는 자신의 정체에 대한 불안감은 영화의 흐름이 늘어지지 않게 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를 마지막까 지 알 수 없게 만들며 영화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배우, 유덕화, 양조위 이유없이 느껴지던 반항적인 모습은 희미해 졌지만 그래도 데이터보다는 감을 믿을 것 같은 타고난 육감이나 대범함 그리고 지능을 지닌 듯한 형사인듯하면서도 조직의 일원, 그런 그의 모습을 너무도 혼란스러워 하는 유건명을 연기하는 유덕화의 모습은 형사의 모습도 조직의 일원의 모습이라고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없다. 유덕화는 마치 자신이 유건명이 되 어버린 듯 혼란스러운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전이시키며 관객은 그가 계산을 하면서 연기를 한 것인지 실제로 혼란스러운지 조차 혼란스러울 정도의 확실한 연기를 보여준다. 경찰이고 떳떳한 신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조직에 투입된 스파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처지를 속여야만 하는 개인의 모든 사적인 감정, 사랑하는 여자도 떠나 보내야 했고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은 모두 배제해야 하는 아이러니 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어쩌면 유건명보다도 더 측은한 그래서 더 불쌍하기만 한 진영인의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하는 양조위의 모습은 그가 아닌 진영인이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최근에 본 <영웅>에서의 모습보다 한층 더 깊어진 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 <무간도(無間道)>를 빛나게 한다.
영화 <무간도(無間道)>는 20여년 만에 만나는 꽤 괜찮은 느와르로 기억될 것 같다. 느와르에 잘 어울리는 반가운 배우들 유덕화와 양조위 때문에, 영화의 연출을 맡은 유위강 감독의 느와르의 성격에 잘 맞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 때문에 더구나 이 영화의 촬영을 맡은 크리스토퍼 도일의 경지에 오른듯한 촬영 솜씨 등 영화는 무엇하나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 의 완벽한 호흡과 구성으로 만족감을 준다. 느와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홍콩의 느와르에 매력을 느끼고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분명 반가운 느낌의 영화일 것이다.
덧붙이기.. 영화 무간도의 포스터를 잘 보면 주인공 양조위와 유덕화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인물들의 모습이 형상이 분명하지 않게 흩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주변 인물들 에게도 진짜 그들의 진짜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없었던 두 주인공들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상징하는 듯한, 스스로도 스스로의 진짜 모습이 혼란스러운 그들의 마음을 역시 역설적으로 표현한 듯한 포스터는 어쩌면 현실에서 지워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실제 모습을 지워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한 층 더 슬프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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