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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불온한 영혼, 무간의 지옥을 부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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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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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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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2 오후 3:0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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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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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홍콩 느와르 [무간도]는 정말이지 반갑기 그지 없는 영화였습니다. 느와르에 굶주렸던 것은 비단 혼자만의 심정은 아니었을테지요. 더군다나 유덕화와 양조위라는 이름은 본작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무간도]의 오프닝 시퀀스는 근래에 보기 드문 미덕을 보여줍니다. 행여 늦은 입장으로 오프닝을 놓쳤다면, 그것은 이 영화가 가져다줄 수 있는 감흥을 상당부분 놓쳐버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단 2~3분만에 10년의 세월을 깔끔하게 정리해내고, 그 압축된 시간 속에 복선을 심어놓았으며 마지막 시퀀스와의 절묘한 구도를 만들어놓기까지 가히 모범이 될만한 오프닝을 완성해냈습니다.
[무간도]의 설정은 얼핏 [페이스 오프]를 연상하게 합니다. 경찰 내부의 조직 스파이와 조직 내부의 경찰 스파이. 그들의 모습은 얼굴이 뒤바뀌었음과 다를 것이 없지요. 그러나 본작은 [페이스 오프]와는 달리 두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중국권 영화만이 우려낼 수 있는 느낌을 살려내면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고수합니다. 덧붙이자면, 브래드 피트와 유니버설 측은 영화 [무간도]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판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하더군요.
영화의 종반까지 힘을 잃지 않는 이야기는 과거 홍콩영화가 지녔던 고질적 병폐에 대한 처방전이지요. 무리하지 않은 전개와 의외의 복선이 조합되면서 모처럼 수작 느와르 한편이 완성되었습니다.
[무간도]의 매력을 완성해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유덕화와 양조위, 두명의 주연이지요. 불혹을 훌쩍 넘은 두 배우는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할만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유덕화는 부진했던 요 몇년과 확실히 구분되는 모습이고, 양조위의 연기는 물이 올랐습니다. 특히 황지성 국장의 죽음 앞에서 스쳐간 영인의 표정, 양조위가 아니면 담아낼 수 없는 프레임이었겠지요.
[무간도]는 영리를 위한 상업적 영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야기, 관객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상 영화 속에 내포된 것은 지극히 보편적인 메시지이지요. 자아를 잃어버린 채로 살아가는 것은 유건명과 진영인, 그들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꿈을 잃어버리던가요. 자신이 아닌 모습을 얼마나 많이 강요받던가요. 어쩌면 무간無間은 달리 있는 것이 아닐런지도 모릅니다. 유건명과 진영인, 불온한 영혼의 그들이 부유하던 무간의 지옥은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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