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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공감의 쉐어, 특별관은 블루오션 <귀문> 오윤동 CJ 4DPlex 총괄
2021년 8월 23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귀문>은 ‘들어갔으나 나온 자는 없다’는 괴소문이 도는 귀사리의 한 수도원을 무대로 한 공포물. 한국영화 최초로 2D와 특별관 포맷으로 동시에 제작한 작품으로 관객은 2D, ScreenX, 4DX, 4DXScreen 네 버전 중에서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영화의 전 과정에 관여한 오윤동 CJ 4DPlex 총괄을 만났다. 후반작업을 통한 컨버팅 방식과의 차이와 새롭게 시도한 기술, 버전에 따른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귀문> 2D 버전은 상영시간 85분, 특별관 포맷은 84분으로 1분의 차이가 난다.
2D가 스크린이 센터(본편) 하나라면 ScreenX는 스크린이 세 개라 물리적인 시간도 다르게 디자인되고, 같은 맥락으로 편집에도 차이가 난다. 같은 장면이라도 2D와 특별관 포맷은 버전에 따라 길어지기도 하고 또 덜어내기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1분의 차이가 생겼다.

2D, ScreenX, 4DX, 4DXScreen 무려 네 버전으로 <귀문>을 관람할 수 있다. 포맷별 관람 포인트를 짚는다면.
크게 보자면, 2D는 내러티브에 더 집중했고 특별관 포맷은 내러티브를 기본으로 하되 좀 더 어트랙션의 특징을 살리려 했다. 2D는 정면 센터만을 보기 때문에 영화 본연의 스토리 자체에 몰입하는 데 유리하다. ScreenX는 윙 스크린의 시각적 연출까지 더해져 관람 내내 시선이 닿는, 3면 스크린 모든 곳이 폐수련원인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층 더 강렬한 공포감과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4DX는 본편에 체험효과가 더해진다고 할 수 있다. 긴장감과 임팩트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도록 모션 체어의 움직임을 설계했기 때문에 온몸으로 공포를 체험할 수 있다. 4DXScreen은 ScreenX와 4DX의 결합이라, 가장 확실한 오감 공포 체험이 아닐까!
<귀문>
<귀문>

<귀문>은 기획부터 특별관 포맷을 고려한 첫 작품인데, 촬영에서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또 새롭게 도입한 기술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기존 ScreenX 작품을 촬영할 때는 본편 촬영용 카메라 외에 3면 촬영을 위한 여러 대의 카메라가 필요했다. 제작비가 커지고,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한데 이번 <귀문>은 한국 영화 최초로 전 구간을 8K Full 촬영해 카메라 앵글의 중앙부분을 센터(본편)로 활용하고 좌우 공간을 ScreenX 포맷의 윙 스크린으로 활용했다. 다시 말해 이전의 작업이 센터와 윙을 별도로 촬영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한 번에 센터와 윙을 동시에 촬영한 것이다. 덕분에 센터 영상과의 이질감이 없이 좀 더 현장감 및 몰입감을 높일 수 있었다.

관객이 촬영방식에 따른 차별점을 인식하느냐가 관건이겠다.
그간 촬영부터 관여한 영화도 있었고 후반의 컨버팅 작업을 위해 소스촬영을 하기도 했지만, 8K Full 촬영은 이번이 첫 시도다. 그 효과를 <귀문>을 통해 검증하려고 한다.

특별관 포맷의 경험을 극장을 벗어나 온라인으로 확장한다고 들었다. 추후 서비스 예정인 OTT나 IPTV 시청자도 ScreeX 극장에서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설명을 부탁한다.
8K Full 촬영 덕분에 가능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센터(본편), 윙(ScreenX) 외에 촬영된 앵글 내에서의 상, 하 영상들을 활용하여 VR과 유사한 경험도 제공 가능하다. 8K 촬영 자체가 현장 인포메이션을 매우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2K, 4K, VR 등 여러 버전으로 제공할 수 있다. 추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OTT나 IPTV로 관람 시 모바일 기기 등을 좌우로 돌리거나 터치하면 ScreenX의 좌우 윙 화면을 볼 수 있다. 왜 공포영화를 볼 때 무섭다고 고개를 돌렸는데 윙 화면에 귀신이 떡하고 있다고 상상해 봐라! 그래서 ScreenX는 스크린 수만큼 세배로 더 무섭다고 하는데 가정에서도 이를 체험할 수 있게 된 거다.

후반작업으로 ScreenX로 컨버팅하는 것과 <귀문>처럼 한 번에 촬영하는 경우 비용과 작업 공정의 차이는 어떤가.
비용은 크게 차이가 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절감되는 건 확실하다. 비용적인 측면보다는 영상적으로 업그레이되는 면이 크다. 감독이 현장에서 연출할 때 양옆의 윙을 보면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 디테일에 차이가 생긴다. 미술과 조명도 마찬가지다. 오퍼레이팅 과정이 현장에서 바로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후반 작업을 통해 상상해서 넣는 것보다 훨씬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그간은 센터에 락이 걸린 채로 윙에 어떤 영상을 붙일지 고민했다면, 이번 <귀문>은 (좀 과장하자면) 클릭 한 번으로 (윙을) 넣고 빼고를 선택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수월해진 면이 있다.

할리우드 대작을 컨버팅할 때, 검수 과정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경우 익스텐션으로만 SceenX 효과를 구현했었다. 즉 화면을 넓게 펼치는 식으로 연장하는 거였다. 해당 영화를 제작한 스튜디오는 주로 화면을 연장한 이음새를 중점적으로 검수한다. 이번 <귀문>은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말했듯) 왼쪽 윙은 배경, 오른쪽 윙은 다른 원혼 등을 배치하는 등 세 개의 독자적인 스크린으로 인식하고 활용했다.
<귀문>
<귀문>

4DXScreen으로 관람했는데 오감 공포 체험이라는 말이 과연 실감나더라. 그런데 개인적으로 향기가 좀 아쉬운 게 폐수련원이 배경인데 너무 향긋하다고 할까. (웃음)
(웃음) 어떤 얘기인지 잘 알겠다. 사용할 수 있는 향기의 카테고리가 몇 가지가 있다.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디자인한 거다.

특별관 포맷의 영화를 기다리는 충성 관객층이 세계적으로 많다고 들었다. 전세계 특별관의 분포 현황은.
국내 4DX관은 약 40여개고, 이중 7개관은 4DXScreen이다. 해외에서 특별관은 몰입감이 높고 체험형이라는 인식이 높아졌고, 마니아의 니즈가 어느 정도 구축된 상황이다. 현재 100여 개 국가에서 약 1,100여 개의 특별관을 운영 중이다. 그간 CJ 4DPlex는 ‘블랙핑크’ 등의 공연물과 ‘가짜사나이: 토이솔저스’ 등 얼터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해외 배급해 왔는데 매우 반응이 좋았다. 또 공포영화 <애니벨> 4DX 등도 마찬가지였다. <귀문>을 뒷단이 아닌 앞단부터, 즉 후반작업으로 컨버팅하기보다 기획부터 특수포맷으로 제작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특별관에 적합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거든.

동일 콘텐츠라도 국가에 따라 편집점이 달라지기도 하는지.
어느정도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면 남미와 북미는 좀 더 과격한, 익스트림 모드로 편집하고 디자인하는 식이다. 4DX 모션체어의 경우 흔들리는 세기와 강도, 횟수, 지속 시간 등 지역에 따라 베리에이션한다.

특별관 포맷의 연출과 편집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베이스를 지녔나.
나를 포함해 모두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기본적으로 특별관 포맷의 숙명은 다른 제작자(창작자)가 만든 콘텐츠에 효과를 더하고 빛을 나게 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의 의도에 대한 핏한 이해, 즉 기술적인면 뿐만 아니라 내러티브와 연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체로 영화 전공자 출신이 많다.
<귀문>
<귀문>

현재 특별관의 수익구조는 어떤가. 또 앞으로 전망은.
ScreenX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4DX는 모션 체어 등 투자 장비를 구비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최근에는 얼터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동시에 배급도 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특별관의 미덕은 경험과 공감의 쉐어에 있다. 프라이빗한 감상인 OTT 스트리밍으로는 아쉬운 부분을 채워준다. 개인적으로 특별관에 핏한 콘텐츠 시장은 해외 수출 인프라와 수요가 이미 확보된 상황이라 블루오션이라고 본다. <귀문>이 좋은 선례가 되어 필름메이커와 제작사, 배급사 등이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그간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당연히 <귀문>이다. (웃음) 한 달 동안 스탭들과 동고동락하며 촬영했고, 매일 밤 숙소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끈끈한 유대감이 생겼다. 그만큼 애정도 크고 어느 정도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리가 한 여러 시도가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될지 기대감도 설렘도 크다. 또 <귀문>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하는 심덕근 감독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 질문! 요즘 소소하게 행복한 일은.
지난해 <귀문> 촬영부터 얼마 전 개봉한 얼터콘텐츠 <블랙 핑크 더 무비>까지 최근 두 달은 정말 바빴다. 게다가 <모가디슈>도 ScreenX로 제작하다 보니… 그런데 해외에서 <블랙 핑크 더 무비>가 3,000여 개 관에서 상영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모가디슈>에 대한 평가도 좋고 이렇듯,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행복하다. 현재 극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큰 스코어가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데도 특별관 영화를 챙겨보는 관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봉을 앞둔 <귀문>이 의미있는 결과를 거두면 정말 행복하게 여름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제공. CJ 4DPlex

2021년 8월 23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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