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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삼류' 건달 '일류' 연기
2001년 4월 19일 목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슬픔'속 피어나는 '희망'을 그린다
위장 결혼 중국 여인 죽음 이후 심경 변화 절묘하게 표현
이 남자의 눈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리라. 결코 그 누구도.

최민식 17일 시사회를 통해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파이란](송해성 감독-튜브 픽쳐스 제작)의 최민식. 머리 끝이 쭈뼛 서는 듯한 전율이 느껴진다. 파이란(장백지)의 유해를 품에 안고 통곡하는 장면. 유해 상자에 손이 갔다가 어쩔줄 몰라 다시 담배를 꺼내다 그리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그 장면. 최민식은 그 순간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다듬어지지도,액션 영화의 히어로처럼 멋지지도 않지만,그 날 것 그대로의 연기로 관객들 가슴을 친다. 초라한 인생에 대한 때늦은 후회. 삶에 대한 회한,엇갈린 인연 그리고 떠나버린 이에 대한 원망,어떻게 이 모든 것을 절묘하게 녹여낼 수 있었을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명연기다.

[파이란]에서 최민식이 맡은 역할은 인천 뒷골목을 누비는 건달 강재다. 같이 건달 세계에 들어온 친구는 벌써 조직의 우두머리가 됐는데,정 많고 눈물 많은 탓에 '삐끼'나 하고 있다. 그의 인생엔 도무지 희망이라곤 없다. 똘마니조차도 "형처럼 살라고 하면 죽어버릴거야"라고 말 할 정도다. '삼류'건달로 망가져가는 최민식의 연기는 압권. 일수돈 받으러 갔다가 머리채나 뜯기고,오락실 아저씨한테 뜯어낸 동전으로 하루 종일 오락실에 죽치고 앉아 있는 모습 조차 아주 그럴싸하다. 헐렁한 '기지 바지'에 구식 셔츠,빛바랜 점퍼까지 총 동원한 최민식은 하루에 세갑 넘게 담배를 피워대며 카메라 앞에 섰다.

하루 담배 세갑 피우면 엇갈린 인연 - 삶의 회한 눈물에 실어

그러나 최민식을 가장 힘들 게 했던 부분은 인생 막장에 선 강재가 변화를 겪게 되는 지점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세상 그 누구도 자기의 존재가치를 인정해 준 적이 없었는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여자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죠. 이때부터 강재는 조금씩 내일을,희망을 보게 됩니다." 어느날 살인을 저지른 보스를 대신해 감옥에 들어가달라는 제안을 받고. 감옥행을 결정한 강재. 이 때 몇년 전 단지 돈때문에 위장 결혼해준 중국 여인 파이란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그녀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강재는 파이란의 맹목적인 사랑과 믿음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돌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설정.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정확한 연기가 필요했다.

"파이란은 순수의 결정체고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이에요. 강재는 파이란을 통해 자신조차 몰랐던 자기의 순수한 부분을 깨닫게 됩니다. 이 변화를 어떻게 표현할까 도표까지 그려가면서 고민했어요." 지난 겨울 한파에 시달리며 촬영을 했다는 최민식은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때 그 한기가 다시 스며드는 것 같았다고. "지금은 오래된 애인과 헤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징그럽게 고생도 했고 지겨워지기도 했는데. 막상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니 허무해지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민식,결코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듯. 그의 녹록하지 않은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게 확실하니 말이다. 영화 [파이란]은 28일 개봉된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

1 )
ldk209
연기는 정말 죽여줘...   
2008-10-0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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