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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파멸시켜간 충격의 심리 실험 엑스페리먼트
sh0528p 2010-08-20 오전 1:30:32 454   [0]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사회라는 틀 안에서 융화되어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회안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잃고 파괴되기도 한다.

 

"충격의 실제 실험을 영화로 옮긴 작품의 할리웃 리메이크"


1971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필립 짐바르도 박사는 인간이 환경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 일명 스탠포드 감옥 시뮬레이션 실험이라는 실제 있었던 사건과 독일 작가 마리아 지오다노의 <블랙 박스>를 기초로 해 독일 감독 올리버 히르비겔는 2001년 <Das Experiment>를 발표한다. 이 영화는 그해 독일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고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으며 영화 포탈 사이트에서도 관객과 비평가 모두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에 발표된 <엑스페리먼트>는 TV 시리즈물인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각본과 프로듀서를 맡았던 폴 셰어링의 할리웃 리메이크버전이다.

 

 

거대한 미로와 같은 지하 감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절대 탈출할 수 없을 것 같은 '감옥'이라는 공간의 공통점과감옥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흡사해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거기에 연기파 배우 애드리안 브로디와 포레스트 휘태커의 안정되고 실감나는 연기가 극중 인물 트래비스와 배리스라는 인물의 대립 구도를 잘 살리고 있다.

 

"환경변화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충격적으로 담아내다"


2주간의 행동 양식의 변화를 관찰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원한다. 이들 중 전과가 없고 폭력성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로 이들 거의 모두는 돈때문에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험이 시작되고 일부는 간수로, 일부는 죄수의 역할을 시작한다. 처음엔 모두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장난처럼 서로를 대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역할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이로 인해 점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변해간다. 실험이 시작되기 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한다거나 실험이 중단되는 조건에 대해 말하지만 그런 상황이 되어도 감시카메라는 그들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할 뿐 개입하지도 실험을 중단하지 않은 채 끔찍한 변화를 담기만 한다.

 

 

실험이 시작하기 전 모두는 연출된 상황임을 충분히 인정한다. 단지 죄수와 간수라는 역할의 연기를 할 뿐 진정한 자신은 다른 인물임을 인지한다. 그러나 실험의 중단되어서는 안되는 상황을 핑계로 자신들의 힘이 주는 짜릿함을 탐닉하기 시작하게 되고 그들은 연기 속의 인물과 실제 자신을 동일시하며 죄수를 연기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억누르고 심지어 폭행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이 힘과 권력으로 그들을 억압하자 죄수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힘에 논리에 저항하다 더 큰 보복이 뒤따르자 순응을 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단지 역할에 맞는 연기를 하면 되는 간단한 상황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끔찍한 상황으로 변화되어 가는 기간은 불과 6일이었다. 이처럼 <엑스페리먼트>는 인간이 처한 환경이 어떻게 인간을 변화시키고 그에 따른 행동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카메라에 적나라히 담아내고 있다.

 

"비폭력 주의자의 변화와 억압된 자아의 비틀린 분출"


<엑스페리먼트>는 죄수와 간수들의 역할 변화가 핵심인만큼 이들을 대표하는 트래비스와 배리스가 핵심 인물이다. 초반 시위대에 시비를 거는 남자에게도 주먹을 휘두르려다 자의적 판단으로 폭력성을 억압한 트래비스는 죄수 역할을 맡지만 점점 도를 넘어가는 간수들의 행동에 반기를 든다. 모욕과 억압 심지어 폭행을 당해도 그는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통해 정당성을 주장하고 그들의 잘못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되풀이되며 더욱 심해지는 보복에 그도 점점 폭력에 길들여져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를 넘은 변화에 분연히 일어나는 행동의 변화를 보이며 억눌었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에서 비폭력을 옳게 여겼던 그가 환경에 의해 폭력성이 표출되어가는지의 모습이 핵심이다.

 

 

이와 유사한 성격이었던 배리스는 42살의 나이에도 어머니와 함께 살며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부모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그의 무기력한 삶은 실험에서 간수를 맡으며 일대 전환을 보인다. 누구도 그를 주목하고 그에 말에 복종하지 않았지만 감옥에서 간수란 절대 권력에선 그가 왕이나 다름 없는 존재로 변한다. 단순한 사고에 대해 상응하는 벌을 주고 그에 따르는 모습에 묘한 희열을 느끼고 그 맛에 탐닉하다 결국 파국을 맞는 모습은 사회에서 흔히 보게 되는 비극의 결말이다. 평범한 삶에서 억눌렸던 자아가 실험에선 그의 말이 곧 법으로 통하는 쾌감은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인간의 공통된 욕망이다. 그런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고 점차 대담해지는 배리스의 모습은 달라진 환경으로 변화된 인간이 경계해야 할 또 다른 모습이다.

 

"실험 의도 보다 대립 구도에 맞춰진 초점"


독일판 <엑스페리먼트>는 박사의 주도로 진행되는 감옥에서의 역할이 주는 인간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왜 그들은 그렇게 변해가는가라는 심리에 초점을 맞춰 카메라에 담아 냈다. 그러나 할리웃판 <엑스페리먼트>는 실험이라는 이야기의 뼈대 위에 인물간의 대립구도가 만드는 대결의 양상이 강하다. 물론 두 작품 결말은 유사하지만 과정을 담아내는 이야기의 흐름에는 차이를 보인다.  배리스의 주도로 숫적으로 분리한 죄수를 관리하기 위해 따로 분리하며 음악이 중요한 매개체인 것처럼  이들의 대결 구도는 리드미컬한 전개를 보이며 흥미를 유도한다.

 

 

그러나 이들이 실험에 참여해 변해가는 과정을 풀어가는 방식을 원작은 새롭게 맡은 역할로 인해 변해가는 상황에서 보이는 심리의 변화가 중심이지만 리메이크에선 간수들에 행동 변화가 악랄해지는 이유의 정당한 설명이 부족하고 특정 인물에만 집중이 되며 흥미위주로 표현되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경력의 배우들이 보이는 탁월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담아내는 카메라의 눈은 초점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는 영화 속 장면처럼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그로 인해 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파국으로 치닫는 심리 변화를 원작만큼 담아내지 못하고 보다 오락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모든 비밀이 담긴 블랙 박스"


실험이 진행된 모든 것을 담아 둔 카메라는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다. 그 안에서 벌어진 참상과 범죄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감시하며 지켜보고 있기에 안전하다고 믿었던 것과는 달리 애초부터 실험은 그들 의사대로 중단은 없었다. 그러나 그걸 알리 없었던 그들 모두는 서로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감옥 안에서의 변화 뿐 아니라 서로 죽이려는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 열린 문으로 나서자마자 모두들 언제 그랬냐는 듯 평상시의 조용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환경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독일 원작은 다소 딱딱하고 지나치게 무거워 부담으로 느꼈다면 이번 작품은 약간 오락성이 포함되어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애초 원작이 말하려는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듯도하지만 실화의 충격을 맛보기엔 무리가 없다. 최근 다양한 작품으로 자주 보는 애드리안 브로디보다 포레스트 휘태커를 보게 되어 기뻤다. <크라잉 게임>에서 충격의 반전을 유도한  배역만큼의 강렬한 작품을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엔 그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작품이란 면에서도 볼만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총 0명 참여)
kimastudio
이 영화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2010-08-20 18:29
qhrtnddk93
좀 살벌하네요   
2010-08-20 15:22
gion
잘봤습니다   
2010-08-20 11:00
moa-
보고나선 씁쓸한 이느낌,,   
2010-08-20 10:26
leeym9186
충격적임 !   
2010-08-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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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먼트(2010, The Exper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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