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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도화지 같은 배우’를 꿈꾼다 <귀공자> 고아라 배우
2023년 7월 4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고아라가 모처럼 영화 <귀공자>로 관객을 찾는다. <탐정 홍길동> 이후 무려 7년 만의 인사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윤주’로 반전의 묘미가 있는 인물이다. 카체이싱, 권총 연습, 큰 선글라스 스타일링 등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살린 고아라를 만났다. <반올림>의 중학생 ‘옥림’으로 크게 사랑받은 후 <응답하라 1994> 에서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대학생 ‘나정’으로 그녀의 남편 찾기에 전 국민을 골몰하게 했던 고아라.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흰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한다.

<탐정 홍길동>(2016) 이후 오랜만에 관객과 영화로 만난다. 각별한 마음이겠다.

‘감개무량’할 만큼 기쁘다. 평소 좋아하는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개봉까지 하게 돼서 기쁨이 두 배 세 배다. 언론시사에서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1년 반 전에 촬영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주 긴장하며 봤다. 내가 참여하지 않은 액션 씬, 특히 마지막 액션 시퀀스는 정말 멋있더라. <탐 정 홍길동>에서 진한 화장에 펄 의상을 입고 무언가를 지시하는 인물이었다면, 이번 ‘윤주’는 지시에 따라 본인이 해결하는 인물이라 결이 좀 많이 다르다. 더욱이 반전이 있는 데다 이전에 안 해본 액션이 곁들여진 역할이라 새로운 얼굴을 보일 수 있어 좋았다.

박훈정 감독의 어떤 면을 좋아했는지.

내가 보이는 건 여리여리하고 귀엽기도 한데! (feat. 웃음) 평소 겁이 없고 와일드한 면이 있다. 액션 영화를 즐기는데 <신세계>부터 감독님 팬이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건네기 전에 미팅부터 요청하셨는데, 만나는 자리에서 ‘대본 없이 만나자고 해서 미안’하다고, ‘일단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셔서 나도 ‘저도 뵙고 싶어 왔다’고 할 정도였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으니 내재된 능력자 같은 멋진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다.


중반부 카체이싱 시퀀스가 돋보이는데 많이 연습했겠다.

미팅 후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꽤 시간이 있어서 액션 연습을 하려고 하니 감독님이 ‘안 해도 된다, 평범한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뭐라도 미리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액션스쿨에 다니며 연습했는데 이때 전도연 선배를 뵙기도 했다. 너무 반가워서 막 가서 인사드렸다. (웃음) 또 감독님이 총 쏘는 걸 간단히 배우라며 명동 근처에 있는 실탄 사격 연습장을 알려주셨다. 영상으로 볼 때는 되게 가볍게 (총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무거워서 놀랐다. 소리도 크고. 체이싱 장면은 평소에 드라이브하는 걸 좋아해서 신나게 촬영했었다. 일상에서는 그렇게 스피드 낼 기회가 없고, 다 통제까지 해주니 그야말로 ‘와우! 신난다’ 였다. 즐기며 했다. 영화를 본 지인들이 핸들 돌릴 때 멋있다고, 잘 나왔다고 하더라. (웃음)

박훈정 감독이 총을 잘 다룬다고 칭찬했다고.

‘윤주는 총만 싸도 되겠다’고 하시더라. (웃음) 연습을 많이 한 보람이 있었다. 사실 감독님이 사전에 팁을 주셨다. 제작사가 가지고 있는 (소품) 총을 미리 주며, 탄창을 빨리 갈아 끼우도록 연습하라고 하셨다. 평소에도 들고 다니며 정말 많이 연습했다.

액션 욕심이 있는 듯!

이번에 비록 액션은 거의 없지만, 기존의 내 이미지에서 선뜻 연상되지 않는 캐릭터라 최선을 다했다. 해보니 앞으로 또 몸으로 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칼이든 장총이든 재미있을 것 같다. 다행히 몸치는 아니다. 보드, 수상 스키 등 액티비티도 즐기는 편이고 가끔 심심하면 음악 틀어 놓고 춤추곤 한다. 댄스가 제일 많이 운동 된다. 영화 <페이스 메이커>(2012)에서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연기했는데 당시 한 6개월 동안 진짜 열심히 연습했었다. 어차피 와이어를 달고 찍을 건데 왜 그렇게 연습했는지… 그래도 연습하는 것과 하지 않는 건 다르지 않나! 겁이 없는 편이라 부상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고 혹시 다치더라도 재미있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윤주’는 필리핀과 한국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반전의 캐릭터인데, 어떻게 톤을 잡아 나갔나.
톤을 어떻게 가져갈지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감독님의 디렉팅을 믿고 따라갔던 것 같다. 윤주는 상황에 따라 변장도 하고 분위기도 변모하는 인물인데 초반에는 관객이 볼 때 대략 어떨지 내외적으로 유추가 되는 인물이길 바라셨다. ‘고아라다’ 이런 느낌이랄지. 그러다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거지. 이때는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크게 활용했다. 특히 선글라스를 고르는 데 고심했는데 여러 개를 시착한 후 마지막까지 고민해서 선택했다.

선배인 김강우 배우, 후배인 강태주 배우 그리고 김선호 배우 사이에 홍일점인데 직접적으로 맞붙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정말 그렇다. 전체적으로 호흡 맞춘 부분이 거의 없어서 아쉽긴 하다. 촬영 때보다 개봉 앞뒤로 무대 인사하면서 더 많이 만났을 정도다. 극 중 눈도 거의 안 마주치고, 심지어 강우 선배와는 전화로만 대화했어서 나중에 영화로 보니 반갑더라. (웃음) 그래도 참 즐거운 현장이었고, 선호 오빠와 나 그리고 태주는 삼남매 컨셉트로 친하게 지냈다. 또 감독님이 맛집을 많이 알아서 우리를 데리고 다니며 맛있는 걸 자주 사주곤 하셨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드라마도 한 지 꽤 됐다. (웃음) 빨리하고 싶다. 서른 초반, 보통의 직장인이 겪을 법한 고민을 하며 휴식을 좀 취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2020)을 끝내고 1년 정도 여행 다니고 하며 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작품과 배우 일에 고민하던 중 감독님이 불러 주셨다.

<귀공자>를 통해 하고 있던 고민은 해결됐나.

어느 정도는 그렇다. 평소 좋아하는 감독님과 그간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무엇보다 좋았다. 배우로서 좀 더 새롭거나 이전과는 다르게 연기할 부분에 대해 늘 고민한다. 비슷한 의미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방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엑기스 담듯이 이러한 고민의 시간을 농축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드라마 <반올림>(2003)과 <응답하라 1994>(2013)가 어느덧 20주년과 10주년이 됐다. 연기와 작품에 대해 늘 고민한다고 했는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그렇잖아도 올해 초에 <응답하라 1994> 팀에게 10주년 기념 이벤트를 하자고 하니, 10월이라 아직 멀었다고 하더라. (웃음) 뭔가를 하긴 할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많은 직업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나 역시 내가 무엇을 보여줄지 언제나 고민해 왔다. 처음 데뷔 때부터 ‘흰 도화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 작품마다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마지막으로 <귀공자>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반올림>이 시작점이라면 <귀공자>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액션 영화에 (향후) 출연할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다


사진제공. 아티스트 컴퍼니

2023년 7월 4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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