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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아스트랄’적 파워를 던진, ‘태풍태양’ 열정의 3인방!
김강우, 조이진, 천정명 인터뷰 | 2005년 6월 3일 금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태풍태양>으로 돌아온, 정재은 감독은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 전작 <고양이를 부탁해>에선, ‘청춘’에 대한 상실의 이미저리를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안겨주더니, <태풍태양>에선 그 우울의 기운들을 한꺼풀 덜어내고, 청춘의 싱그럽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스크린가득 채워놓았다. 아파하는 청춘이 주(主)가 아니라, 고뇌하면서도‘끝에서 끝까지 가려는 청춘’에 포커스를 맞춤으로써, 한결 더 즐거운 기분으로, 삶에 대한 희망의 내음을 맡게 된다. 이러한 <태풍태양>에서 가히 ‘아스트랄’적 열정을 던진, 김강우, 천정명, 조이진을 만나봤다.

▶ 김강우

“머리스타일 잘 어울리시는데요. <태풍태양>속 스타일이에요?”대뜸 물었더니, 그가 살짝 미소지으며 “잘 어울려요? 지금은 좀 짧아졌는데, 조금 더 뽀글뽀글하고 자유분방한 머리스타일이었죠”란다.

내친김에 “아까 다른 곳이랑 인터뷰하실 때 입은 옷이 더 예쁘시던데...”라고 슬쩍 눙쳤더니, “아, 뭐 좀 입을까요?”라며 서둘러 바로 뒷 자리에 있던 매니저를 찾는 게 아닌가.

느낌이 좋았다. <꽃피는 봄이 오면>의 ‘주호’같이 말수 적고, 어딘가 말붙이기 어려운 내성적인 모습으로 상상했더니, 활달해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탁구공 받아치듯 기자의 말들을 톡톡 이어주니, 내심 안도감이 들었다.

‘<태풍태양>을 못봤는데, 과연 어떤 질문들을 해야할까’골머리를 앓다가 1/3쯤은‘닥쳐서 해결하자’는 용감무쌍한 심정으로 그와 마주앉았는데, 어떤 질문을 던져도 침착하고 길~게 대답해주는 성의 덕분에, 윤기나게 시간이 흘러갔다.

이런저런 말들을 주고받다가 문득,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계세요. 강렬한 카리스마는 아니지만, 깊은 느낌이 난다고 할까. 어디서보니까 아직도 손으로 편지쓰는거 좋아하신다면서요?”물었더니, 그가 대답한다. “일부러 그 끈을 안 놓으려고 해요. 배우는 그 시대의 거울이 되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러기위해선 사람들이 똑같이 열광하고 있는 거에서 한발짝 벗어나 그 상황을 봐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이 디지털 시대지만, 아날로그 정서가 없어질 순 없어요.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왜 여전히 필름이 사라지지 않고, 그 필름의 질감을 사람들이 사랑하겠어요? 배우는요, 제가 나름대로 늘 얘기하는 건데요, 소년의 감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물을 하나 봤을때도,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느껴야 해요. 예를 들어 ‘철’을 봤을때 단지 ‘철’로 보게 되면, 그건 배우가 아니에요.”

김강우와 인터뷰를 하고 난, 수일뒤 <태풍태양>을 봤고, 조금은 놀랐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 실력을 가졌지만, ‘대결’, ‘경쟁’의 세계에선 심장이 유리파편처럼 흩어지는, 여린 영혼의 소유자 ‘모기’. 그에게 ‘인라인’은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즐거워서, 그게 아니면 숨쉬는 것 같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그와 일체가 된, 존재 그 자체다.

‘모기’가 그 문턱에 들어선뒤 나와버린‘대결의 세계’는 좋아하는 일과 먹고 사는 일을 등가시킬 수 없는, 지리멸렬한 ‘어른의 세계’인 것과 동시, 자신의 피와, 땀, 혹은 절정의 쾌락이나 고통이 냉엄하게도‘화폐’로 치환되는 순간을 목격해야만 하는‘예술가의 세계’인 것만 같다.

이런‘모기’를 보니, ‘소년의 감성’을 말했던 김강우의 말이 떠올랐고, 두 인물에는 왠지 모르게 닮은 꼴이 느껴졌다.“이번 영화에서 색다르게 보이는 점이요? 글쎄요, 지금까지 저에 대해 기억하시는 모습은 아마 착하고, 순진하고, 바르고, 그러실 거에요. 하지만 저는 그렇진 않아요. (웃음) 남들만큼 잘못도 저지르고, 마음에 미움도 많이 가지고 살고, 욕심도 많구. 그냥 인간 김강우가 보여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작품에 담아서 보여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캐릭터도 마찬가지인데, 그냥 김삿갓같은 인물이라고 할까요.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한 캐릭터에요.”

★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

잘 타도 보통 잘 타지 않으면 안되는‘모기’를 맡았으니, 그에겐 연기도 연기지만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이 있었을 거다. “전 솔직히 아이스 스케이트도 못 타고, 옛날에 롤러도 안 타봤고, 아직도 스키를 못 타요. 구기운동이라든가 뛰고 달리고 하는 운동은 많이 해봐서 잘하는데...그래서그런지 우선 겁이 나더라구요. 겁먹어서 ‘못하겠습니다’라고 처음엔 말씀드릴 정도였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상당한 매력이 있어요. 기술을 하나 했을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굉장하니까, 자기만족이 되는 거에요.”.

(당연히 아닌건 알았지만) 혹시나 하여 ‘대역없이 찍었냐’고 물었더니, “대역 안 썼어요. 근데 예를 들면, 선수들은 2층 정도 높이에서 그냥 뛰어내리거든요. 그게 스케이트에 그대로 흡수가 되는진 모르겠는데...저도 처음 해보고 놀랐어요. 영화에선 그보다 더 오버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한 3~4층 정도 높이에서 뛰어내렸는데 그땐 와이어를 썼죠. 안 그러면 관절이 다 나가버리거든요. 감독님하고 약속했던게 대역없이 최대한 해보자였어요. 그래서 한 장면 찍기 위해서 몇 백 번씩 다시 찍고 그랬죠.”.

그 말을 듣고나니, 비단 김강우뿐 아니라 천정명, 이천희, 온주완 등 배우들의 노력이 대단했을거란 예상이 절로 됐다. “그래서 누가 제일 잘 타게 됐어요?”라고 농담삼아 물어보니, “저요! (웃음) 이렇게 말하면 안되겠죠? 이천희씨는 원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탔었어요. 자기가 워낙 재밌어 해서 촬영이 끝나도 하루종일 타고 있더라구요. 천희씨가 제일 잘 탈 거에요.”.

수백 번 찍었으니, 다친 배우들이 없을리 없었다. “어휴, 많이 다쳤죠. 매일 다쳤죠. 워낙 많이 다치다보니 정형외과 한 곳이 저희 협찬을 해줬어요. (웃음) 그 병원이름, 엔딩 크래딧에도 올라가요.”.

이어 속사포처럼 “살도 많이 빠졌어요”물으니, “많이 빠졌죠. 인라인 스케이트 타시는 분들 보면, 살찐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구요, 타는 동안은 다들 먹을 생각을 안 해요. 이 기술 하나 성공해야지 그러면 하루종일 굶어도 모르더라구요. 저는 한 5~6kg 빠진 것 같아요.”

★ 정재은 감독

처음 <태풍태양> 얘기를 들었을때, 더욱이 메가폰을 잡는 사람이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이란 얘기를 들었을때, ‘잘 찍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은근히 솟아올랐다.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소재에 ‘여성감독’을 주저없이 대입시키기란 흔치 않거니와 전작에서 보여줬던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감성코드가 <태풍태양>에서 어떤 식으로 변모됐을지 정말이지 너무나 궁금했던 것.

(인터뷰 당시엔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그 궁금증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하여, “정재은 감독이 여자라 혹시 소재를 풀어가는 부분이나 남자 캐릭터 묘사 등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냐”는 졸렬한 질문을 던지고야 말았다.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왜냐면 <고양이를 부탁해>는 굉장히 정적인 영화잖아요. 동선이 크고 액션이 많은데다 그 액션도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그런 액션이 아니라 독특한 액션이잖아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을 처음부터 믿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우리나라 어그레시브 인라이터 스케이터들과 3년 동안 친분을 쌓아오셨더라구요. 대소사 일도 누님처럼 일일이 다 챙겨주셨구, 그 안에서 <태풍태양> 모티브를 많이 따왔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 안했어요. 또 촬영감독님이 저보다 나이가 한 살밖에 많지 않으세요. 워낙 젊으니까 그 감각을 잘 살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그가 느끼는 정재은 감독에 대한 생각은 계속해서 이어졌다.“<고양이를 부탁해>를 보면, 인물마다 정말 생동감이 있고, 각자의 사연이 있잖아요. 우리 영화도 그래요. 감독님의 장점은 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죠. 특히 젊은 친구들의 코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계시다는게 정말 놀라워요. 10대 친구들과도 진짜로 재밌게 얘기를 나누신다니까요. <고양이를 부탁해> 남자 버전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감독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재밌는 영화가 될 거에요. 그리고, 실제로 보면 남자들이 오히려 여자들보다 잘 삐지고 상처도 잘 받거든요. (웃음) 감독님은 그걸 아시는거 같아요.”

★ 청춘

<태풍태양>을 이끄는 젊고 싱그러운 배우들가운데, 시쳇말로 김강우가 제일 ‘노땅’이지만, 이는 영화에서 꽤 근사한 매력으로 발현된다. 순정만화풍 ‘꽃미남’까진 아니어도, 김강우의 묘한 관록은 그가 맡은‘모기’의 자유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행동과 ‘신선한’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아뿔사! ‘김강우가 저렇게 멋있었나’싶게, <태풍태양>에서 그는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뜸들임없이 앗아갈만치 나이스 히어로가 돼 돌아온 것.

“어릴때부터 꿈이 배우였어요?”라고 물으니, “아니요. 전 꿈이 많았어요. 법관, 검사, 또 소설가처럼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배우가 됐어요. (웃음)”.“<태풍태양>의 주인공들처럼, 20대 초반에는 뭘 하며 지냈는데요?”하니, “20대 초반이면, 대학에 들어갔을 때인데요. 연극학과에 들어갔어요. 근데 딱히 연극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고...물론 연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뚜렷하게 뭘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그냥 문화계에 있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예전부터 연극, 영화, 음악, 시 이런 걸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때는 건방지지만 제 자신을 예술가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문화를 빠짐없이 축적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보고 느끼고 그랬어요.”

★ 배우 김강우

<태풍태양>의 주인공들이‘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에 미치도록 몰두해 있듯이, 어찌보면‘배우’라는 직업(?) 역시 미치도록 연기에 몰두해있지 않다면, 그 빛을 선명하게 뿜어낼 수 없는 게 아닐까. 인터뷰 말미쯤, 김강우에게 이를 물어보니“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스케이트는 하나의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죠. 연기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작품을 하는 동안 내가 다른 인물이 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는데, 정말 그건 뼈를 깍는 고통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런 고통 끝에 카타르시스를 얻는 건 똑같은거 같네요.”

드라마와 영화를 부지런하게 병행하고 있는 28살의 매력남 김강우.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로 우리들에게 다가서게 될까. “연기를 하면서 이전의 삶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 또 값진 것을 배워가고 있어요. 전 연기를 할때 치열하게 하는걸 좋아해요. 치열하게 해서 뭔가를 얻어가고 싶어요. 연기를 했을때, 그날 연기가 제 스스로 아니다 생각되면 너무나 찝찝한 기분이 들어요. 정말 모든 걸 투자할 수 있는 역할, 최선을 다할 수 있고,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끊임없이 연기하고 싶어요.”그 말처럼, 그의 눈부신 도약을 기대해 본다.


▶ 조이진

어느날, 아니,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이진’과 인터뷰 일정이 잡힌 며칠 전, ‘뭘 질문할까, 뭘 질문할까’ 메아리처럼 압박해오는 강박증을 해소할겸, 웹서핑을 시도했다가 그녀가 다른 매체와 가진 동영상 인터뷰를 보게 됐다.

“콧등의 점이 너무 매력적이세요”, “보조개도 예쁘시구요~”초반에 들려오는 진행자의 상찬을 그저 귓등으로 듣던 도중, 어느 지점에선가 정신이 확 맑아지고 말았다. ‘학창시절엔 어땠나’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그녀의 대답인즉 대략, “전 튀지 않는 아이였어요. 그렇게 예쁘지도 않았구요. 반 아이들 아무도 ‘너 연예인 돼봐’라고 말하진 않았어요.(웃음) ”

그녀는 웃었지만, 기자는 웃을 수 없었다. 순간‘아~ 누가 너 예뻐라고 말했을때 원래 나 예뻐라고 말하는 건 우리들 일상 속의 ‘장난’일뿐, 여배우들 누구도 자신의 미모를 겉으론 긍정하지 않는 법이구나‘라고, 약간 맥락닿지 않는 싱거운 생각이 뇌리에 파고들었던 것.

그래서 꼭 물어보리라 다짐했다. 그 진위가 궁금한게 아니라, 그 말 속에 담긴 여러 복합적인 속내 가운데, 그녀는 어느 쪽에 닿아있는걸까 살짝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런 생각을 하는 기자의 속내 또한 궁금하실 것. 괜히 질투하고 있네 등등).

조이진과 인터뷰 하는 당일, 잔뜩 흐린 하늘에선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마음이 괜시레 싱숭생숭해져‘오늘이 기자 시사인데, 비가 내리니 배우들 마음이 더욱 편치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장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그녀와 마주하자마자 “첫 시사회인데, 날씨가 흐리네요”라고 운을 뗐다. “저희 영화가 ‘태풍태양’이어서 그런지 비를 몰고 다니네요.”순발력 넘치는 대답을 하며, 예의 볼우물 지는 얼굴로 환하게 웃는 그녀를 보자 갑자기 기분좋은 청량감이 밀려들었다.

인터뷰 동안, 그녀는 영화에 대한 기대와 정재은 감독에 대한 신뢰를 인상적이리만치 굳건하게 드러냈다. 서양 모델들처럼 늘씬하게 쭉 뻗은 키에 조막막한 얼굴을 지닌 조이진의 얼굴에선 여성스런 차분함이 반짝거렸지만, 결코 그녀가 예쁜 ‘척’하는 류의 여배우가 아님은 어렵지 않게 감지됐다.

며칠 전의 궁금증을 털어놓을까 망설이다 결국 인터뷰 말미쯤 슬며시 꺼내드니, “그 기사가 맞는 거 같아요. 학창시절에 저 튀지 않았어요. 그냥 활발한 정도였어요. 마음속으로만 연기자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었지 친구들에게도 말하기 부끄러웠죠. 정말이지 저는 전적으로 제가 노력해서 연기자가 됐어요. 길거리에서 캐스팅 제의의 명함을 받은 적도 없었고, 친구따라 갔는데 거기서 캐스팅됐다는 식의 일화들은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가 연기자가 하고 싶어서 숱하게 오디션을 받았는 걸요.”

★ 첫 영화

CF와 드라마로 한창 떠오르는 청춘스타 대열에 합류한 조이진에게 있어 이번 <태풍태양>은 영화 데뷔작이다. 그것도 (떼거지로 나오는) 남자 캐릭터들에 묻히는 소소한 역할이 아닌, 유일한 홍일점이자 꽤 매력적인 여자주인공.

“시나리오를 받고, 제일 끌렸던 부분은 일단 청춘들의 얘기여서 좋았어요. 또, 별로 어둡지 않게, 밝게 담아내고 있어서 좋았구요. 그리고 뭣보다 제 캐릭터가 말괄량이인데요.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어서 좋았어요. 남자들이랑 우루루 몰려다니면서도 기죽은적 한번 없구요, 오히려 더 기가 세고 그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까지 하는, 마치 큰 누나같은, 속깊은 친구죠.”.

그녀의 말대로 극중 ‘한주’는 여자들이 보기에도 근사하다.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터들을 찍는 비디오그래퍼 ‘한주’는 자기만의 치열한 전문성을 쌓아나가면서도, 주변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는 시원스런 타입의 여자. ‘모기’의 연인이지만, 그의 자유롭고 불안한 내면을 이해해 주는, 그래서 그를 옭아매거나 의존하지도 않는, 독립적이고 섬세하며, 또한 정열적인 영혼의 소유자다.

과연 자신의 첫 영화에서, 조이진은 얼마나 철저하게‘한주’가 됐을까, 관객들은 그녀에게 그동안의 CF나 드라마에서와는 다른, 어떤 신선한 모습을 보게 될까. “제가 CF로 많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해도, 저한테 관심이 있으신 분들만 아는 거지 이번 영화를 보시는 분들 중엔 저를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그분들이 저에 대한 이미지가 없는 건 당연하구요. <태풍태양>에서 제가 특별하게 다른 면을 끄집어냈다기 보다는 감독님께서도 저한테 네 안에 있는 다른 캐릭터를 창조해서 보여줘라라는 식의 말씀을 한번도 하신 적이 없으세요. 제가 ‘한주’라는 캐릭터에 가장 가깝고, 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기 때문에 뽑으셨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영화보시면 아시겠지만, ‘한주’는 제 실제의 모습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표현하기가 조금 수월했어요. 그래서 아마 제 다른 이미지를 원했던 분들이나 이미지가 전혀 없던 분들도 혼란스럽지 않을 캐릭터인거 같아요.”

★ 정재은 감독

<태풍태양>을 통해서 그녀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운 듯 했는데, 그 중심에는 정재은 감독이 있었다. “촬영하는동안 감독님은 저희랑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 얘기들에 귀기울여 주셨는데, 어려운 점이 하나 있었어요. 뭐냐면, ‘감독님, 이 느낌이 맞죠?’ 그러면 ‘네가 더 생각해봐’라면서 정답을 안 주세요. 다른 감독님들은 아마도 디테일하게 알려주셨을 부분인데, 감독님은 절대 직접적인 대답들을 안 주셨죠. 그래서 제가‘감독님, 왜 그렇게 어렵게 하세요?’ 했더니, ‘그건 배우의 몫이야. 배우만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구.’라고 하시더라구요.”.

모든 배우들이 그녀가 말하는 정재은 감독식 ‘숙제’, 즉 스스로 찾아가는 연기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그런 까다로움은 배우들 각자에게 성숙과 발전을 안겨다준 듯 했다. 그렇기 때문에, 또한 어느 영화의 감독과 배우 사이보다 돈독한 정(情)이 쌓였음은 물론이다.

“감독님하고 며칠 전에도 연극을 같이 보러갔다왔어요. 그리고 밤에도 몇 시간 동안 통화하면서 굉장히 친하게 지내구요. 감독님에 대해서 자랑할게 너무 많아요.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고서, 이전부터 감독님하고 너무너무 작업하고 싶었거든요. 저희들이 신인이라서 부족한 점이 많았을텐데, 감독님은 한번도 화를 내시거나 답답해 한적이 없었어요. 항상 캐릭터에 있어서 최적의 인물들을 모았다고 생각하셨어요. 저희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믿어주셨구요. <태풍태양>은요,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기획될 수 없는 영화에요.”.

★ 인라인 에피소드

스케이터가 아닌, 비디오그래퍼로 등장하지만 그녀 역시 ‘인라인 스케이트’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어렸을때 롤러 스케이트를 조금 탔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넘어질 거라구 생각을 못했어요. 생각보다 너무 힘든 스포츠였고, 그만큼 살도 많이 빠졌어요.”그녀의 얘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재밌는 점을 발견했는데, 다름아니라 살이 빠진 점은 은근히 좋아라 하는 눈치였지만, 피부가 탄 것만큼은 속상해한다는 것.

“저도 남자배우들하고 똑같이 수개월동안 동고동락하면서 공원에서 훈련을 받았어요. 많이 다치기도 했구요. 그리고 얼굴이요, 많이 하얘진 거에요. 저 새까맣게 됐었어요. 관리를 따로 받진 않았지만, 집에서 오이팩을 한다든지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아직까지 예전으로 회복되지 못했어요”란다.

(낭설이긴 하지만) 작년에는 10년 만에 찾아온 더위라고 알려졌다. 그 무더위와 싸우는 과정이 배우들에게는 제일 곤혹이었던 모양이다. “너무 더웠어요. 우리나라엔 실내에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장이 없는 거에요. 그래서 꼼짝없이 그냥 직사광선 받으면서 연습했죠. 솔직히 처음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조금 타면 되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장난이 아닌 거에요. 저희를 가르쳐주셨던 스케이터 선수분들도, 이 영화가 좀 잘 돼서 스케이터 인구가 많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거셨어요. 그러다보니 정말 쉬지않고 연습했죠.”

★ 배우 조이진

정말로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스스로 많은 오디션을 봤던 조이진이기에 ‘연기’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각별하다. ‘평소에 영화를 많이 보냐’고 물었더니, 주저없이 ‘예스’. “최근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가 가슴에 많이 남아요. 무척 좋은 영화에요. 우리 영화도 그렇게 가슴 속에 남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어떤 배우를 본받고 싶고, 좋아하는지, 뒤이어 질문했더니, “연기하기 전에는 그냥 막연하게 멋있다는 이유로 좋아하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연기 시작하고나서는 연기 외에 현장에서의 모습같은 것두 눈여겨 보게 됐어요. 음, 그래서 전 한석규 선배님을 굉장히 존경해요.”란다.

“전 다른 인터뷰에서도 많이 얘기했는데, 굉장히 쑥스러운 꿈을 가지고 있어요. (웃음) 뭐냐면 감명깊은 작품들을 많이 해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고 싶은 게 꿈이에요. 제가 예전에 어떤 작품을 했을때요, 그 작품을 보고 희망을 받았다는 편지나 메일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걸 보고 ‘아, 이게 배우로서의 보람이구나’라고 느꼈죠. 전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꼭 제가 튀지 않아도 되고, 그런 튀는 연기가 결코 좋은 연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윤여정 선배님이 <바람난 가족>에서 했던 연기처럼, 작품에 인물이 잘 녹아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 인터뷰 후기

인터뷰 후에 기자는 곧바로 <태풍태양> 시사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영화상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는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처럼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정재은 감독의 간곡한 부탁으로, 기술시사를 넘기고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보게 된 조이진. 그녀는 자신이 찍은 영화에 뜨겁게 감격했고, 그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눈물로 펑펑 쏟아냈다. 영화에 대한 기자의 느낌을 떠나, 그녀의 눈물은 정말 아.름.다.웠.다.


▶ 천정명

저쪽에서, 훤칠한 키에 시원하게 머리카락을 민 천정명이 다가왔다. 약속한 일정보다 10여분 경과한 시각. 질문을 입안에 착착 달라붙도록 되뇌고 있는지라 그가 자리에 앉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 그가 불쑥 말했다. “저기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면, 말 안해도 되죠?”.

조심스러운 말투도 아니었는지라 조금 ‘삐치는’ 기분이 들었다. 한편으론, ‘드라마 <패션 70s> 때문에 새벽 3시까지 촬영하다 온다’고 하더니, 오늘 혹시 컨디션이 안 좋은 걸까 슬그머니 걱정도 엄습했다.

‘그래그래 최대한 즐겁게 하자~’고 마음 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기자의 순간적인 판단은 기우(杞憂)임이 드러났다. 약간은 느릿한 말투였지만, 그는 상당히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들을 말했고, 기자를 살짝 맘상하게 한, 그‘거침없는’ 피력도, 그의 꾸밈없이 솔직한 성격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됐기 때문.

물론, 솔직하다하여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천정명의 경우엔 반달눈을 만드는 귀여운 웃음과 더불어, 꽤 매력포인트가 된다 싶었다. 그러다보니 살랑살랑 마음도 자주 바뀌는 기자의 눈속엔, 어느새 그는 맑은 눈을 가진, 기분좋은 꽃미남으로 자리잡아갔다. ‘정명 오빠는요, 오빠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귀여우세요. 정말 어떤 분이 보시더라도 막내동생같은 귀여운 면이 있을 거에요. 그리고 자상해요.’라고 조이진이 귀띔하더니, 맞는 말이겠다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다.

<태풍태양>에서 그가 맡은 내성적이고 평범한 고등학생‘소요’는 내레이션이 있는 영화로 치면, 내레이터도 겸하고 있는 ‘관찰자’적인 인물이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느 곳 하나 마음 붙일 수 없는 그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는 우울한 일상에 숨통을 트여주는 수단이자 그의 성장을 촉발하는 의미있는 사건들을 마련해 준다.

‘어라, 다른 건 몰라도 내성적인 부분은 실제 천정명과는 다르겠다’싶은 짖궂은 생각이 들어, 그에게 물어보니 “소요랑 비슷한 점, 다른 점이요? 일단은, 남자같은 구석이 있어요. 욱하는 면도 있구. 거칠고, 제멋대로 하려는 면이 있긴 있어요. 그게 좀 소요랑 비슷한거 같기두 해요. (웃음) 음, 그리고 소요는 생각이 깊고, 무슨 일을 할때 신중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는데 그것도 저랑 좀 비슷한 거 같아요. 소요랑 안 맞는 부분은 제가 낯을 가리긴 가리는 편이지만 소요만큼은 아니에요.”란다.

기자와의 인터뷰가 끝나면 곧바로 <태풍태양> 언론시사에 참석하게 될테니, 심정이 궁금해졌다. “영화를 아직 못 봤어요. 대표님하고 감독님께서 기자시사까지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강우형이나 주완이 같은 경우는 기술시사에서 봤는데, 저는 처음 보는 거라 기대도 되고 긴장도 돼요.”기자도 영화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긴장감을 달래줄겸 ‘김강우씨는 기술시사보고, 영화 정말 맘에 든다고 했다’고 전해주니, 천정명이 말한다. “분명히 안 간다고 해놓고는 가서 보다니...치사한 형이에요. (웃음)”

★ 소요

그가 맡은 ‘소요’는 한자 의미 그대로‘남들에게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뜻’에서 붙여졌다고. 천정명은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소요가 극중에서 17살로 가장 어려요. 사실 모기나 갑빠 등의 다른 캐릭터들은 어떻게 보면, 기존에 볼 수 있는 캐릭터들과 비슷하거든요. 소요는 어리지만, 제3의 세계를 사는 인물인거 같았어요. 일반적인 고등학생들과 다르고, 자기만의 세계가 강한 인물. 부모님한테 버림받는 아픔도 겪고, 사랑도 하게 되고, 어쨌든 쉽지 않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선택했던거 같아요.”란다.

‘선택’이란 어감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뜻밖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감독님과 첫 미팅때, 대본을 읽고 왔냐구 물어보시길래 읽고 왔다고 그랬죠. 감독님이 어떤 캐릭터가 맘에 드냐고 하셔서, 제가 ‘깡맨’이라고 대답했어요. 한마디로 깡이 세서 깡맨인데요. (웃음) 그랬더니, 감독님이 좀 의외였나봐요. 다른 배우분들은 주연 캐릭터들을 언급하는데, 왜 저보고는 조연 캐릭터를 말하냐구,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냐구, 컨셉 아니냐구 그러시더라구요. (웃음) 아니라고 대답했더니,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럼 다시 한번만 제대로 읽고 두 번째 미팅때 결정하자고 말씀하셨어요. 두 번째에는 모기랑 소요를 두고 고민을 했는데, 결국 소요로 결정난거죠.”.

★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

그에겐 <태풍태양>의 핵심 테마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가 어떤 무게감으로 다가왔을까. “원래 엑스게임같은걸 좋아해요. 스노우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등등. 그래서 관련 자료들도 많이 찾아봤는데, 어휴, 자료들을 보니까요. 멋있게 탁 타는게 아니라 넘어지는 걸 많이 봤기 때문에 겁이 좀 많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감독님이랑 미팅하면서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믿음이 갔죠.”

어떤 좋은 얘기를 들었냐고 했더니, “일단, 감독님이랑 처음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인라인 스케이트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가까운 일본만 봐도, 아무래도 문화적인 것들이 우리나라보다 좀 빠르잖아요. 인라인 스케이트도 엄청 발달돼 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진 우리나라는 불만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 영화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붐이 좀 일어나서 정부나 대기업 쪽에서 서포트해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얘기들을 감독님한테 열변을 토하면서 얘기했어요. 무척 좋아하시더라구요. ”란다.

하지만 그 역시 ‘인라인 스케이트’는 처음이었다. “영화촬영을 준비하고 있었을때, 강우형 같은 경우는 중국에서 <비천무>라는 드라마를 찍고 있었어요. 다른 두 세 명의 배우들도 스케줄이 바빠서 연습을 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그래서 강우형은 중국으로 테크니컬 디렉터가 직접 가서, 같이 연습도 하고 그랬어요. 천희형같은 경우는 인라인 스케이트나, 하키를 탔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이 있는 사람이었구요. 그러다보니 천희형이 초반에도 그랬고, 아직도 제일 잘 타죠. 저랑 강우형은 기초를 처음부터 다지는 수준이었구요.”

천정명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동안, 다른 배우들처럼 살이 쭉쭉 빠졌다고 전한다.“왜 너무 힘들다 보면, 먹는게 안먹어지잖아요. 힘들어서 먹기도 싫고, 만사가 귀찮은 거에요, 더위도 많이 먹구. 제가 운동한 직후라 몸무게가 75~76kg이었는데, 인라인 스케이트 타면서 68kg까지 빠졌다니까요. 물론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까 다시 2kg 정도 쪄서 지금은 70kg 정도 유지하고 있어요.”

★ 정재은 감독

그가 생각하는 <태풍태양>, 또 정재은 감독은 어떨까. “감독님 스타일이 <태풍태양>에도 묻어나오는 것 같아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도 여자 주인공들 다수에, 남자 캐릭터가 한 명 나오잖아요. 반대로 이번 영화는 남자주인공들에 여자주인공 한 명, 또, 주인공들마다 스토리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보면, 비슷한 점이 있죠. ”

<태풍태양>에서 정재은 감독 특유의 연출스타일은 천정명에게도 골칫거리였다고. “항상 촬영장 분위기가 숙제였어요. (웃음) 연기하랴, 숙제하랴. 보통 영화들 보면, 완고된 시나리오가 있고, 이에 따른 충분한 연습시간이 있잖아요. 근데 당일날 대본이 변경되는거에요. 슛 들어가고 마음에 안 들면 정명아, 그건 좀 아닌거 같아라고 말씀하세요. 답은 끝까지 안 주면서. (웃음)”.

다음날 촬영할 씬을 설명해준뒤, 정재은 감독은 배우들 나름대로 새롭게 대사를 구상해보라고 지시했다. 그러다보니, 즉석에서 채택된 그의 아이디어도 적지 않았다. “음, 제가 낸 아이디어라면, 천희형이 극중에서 군대를 가면서 이젠 네 차례다라는 식의 대사를 하거든요. 그 부분이 있고, 아니면 소요와 한주와의 스토리 라인에서도 약간 그런 부분이 있어요.”

★ 동료들, 아니 친구들

천정명, 김강우, 이천희, 조이진, 온주완 등 파릇파릇한(?) 젊은 배우들로만 구성된 캐스팅진용이니, 이들의 호흡은 장난이 아니었을 것. “제가 이때까지 해온 작품을 세어봤더니 드라마까지 합쳐서 6~7작품 되더라구요. 이번 영화 찍으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거 같아요. 무척 편안하게 촬영했어요. 막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감독님께도 상의했지만, 형이나 동생들하고 서로 맞춰가면서 좋게좋게 촬영했구요.”

특별히 동료들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니, “이진이 같은 경우는 초반에는 깍쟁이같구 새침떼기같구 그랬어요. 근데 같이 연습하면서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정말 털털하고 남자같더라구요. 오빠나 동생들한테 잘해주고. 강우형은 워낙 말씀이 없으시니까 촬영하면서도 말을 많이 못 나눴어요. 찍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 두 번 나눴긴 했지만, 그 외에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그렇게 친하진 않아요. 천희형 같은 경우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형인데, 무척 좋아요. 동생들한테 잘 베풀고,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가는 쪽은 천희형이죠. (웃음) 농담이구요. 모두들 다 재밌게 촬영했어요.”

★ 징크스

천정명은 작품을 하는 동안, 이상하게 잔부상이 많았다. 그게 ‘징크스’라면 ‘징크스’일정도로. 한번은 스턴트맨한테 뒷굽으로 차여서 턱이 돌아간 적이 있고(그때 이후로 턱이 좀 안 좋아졌다고!), 다른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체인이 빠져서 다리가 온통 쓸린 적도 있다는 것. <태풍태양>의 경우, 처음 배울때 넘어지는 것부터 배운 결과, 큰 부상은 없었지만, 손목이 삐거나 까지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특히 엉덩이쪽은 유독 심했는데, 보호대를 하더라도 상처들은 악착같이 빈틈만을 노려 보호대와 보호대 사이에 나곤 했단다.

단지 우스갯 소리만은 아니라, 이런 경우라면 어떨까. ‘천정명이 나오는 영화랑 붙으면, 여지없이 흥행에 실패한다’와 같이, 다른 배우들에게 그가 두려운 ‘징크스’가 될 수 있는, 천정명의 찬란한 성장을 기대해보는 것. 츠마부키 사토시 닮은 이 귀여운 청춘의 성장을 말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이한욱
촬영: 권영탕

6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30 15:50
qsay11tem
그런데로   
2007-08-10 10:23
kpop20
이 영화 재미있을거 같아요   
2007-05-26 18:51
ldk209
조이진은 정말.. 괜찮다.. 나머지 두 남자 배우는 아직...   
2006-12-30 08:16
js7keien
김강우, 스턴트 없었다는 거짓말로 관객의 신임을 얻으려하다니..   
2006-09-24 14:43
huhugirl
대역없이 찍었다니...^^; 영화 크레딧 올라갈때 주인공들 스턴트 이름 다 나오던데...크레딧 올라오기전 진짜 본인들이 한건줄 알고 얼마나 멋있어 보이던지...근데 김강우씨 왜 대역없이 했다고 말씀하신걸까요?! 거참 희안하네~^^;   
2005-06-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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