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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능을 믿어라!' '밀리언 달러 베이비' 힐러리 스웽크
2005년 3월 8일 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사실 그닥 새로울 게 없는 스토리로 진행되는 영화다. 그럼에도 영화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런 저런 티 안내고 별 거 아닌 거 같은데도 보는 이에게 심후한 그 무엇을 둔중하게 던져주는 영화, 그래서 우린 이런 작품을 역작이라 부르는 것이고 그게 바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 이어 다시 한번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영화의 헤로인 힐러리 스웽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향해 “당신이 나의 모쿠슈라”라는 수상소감을 밝혀 전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잡아채며 그들의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뭐 오다가다 혹자는 그녀를 가리켜 영화배우스럽지 않은 마스크라 하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칠순이 넘은 할배가 이 같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여튼, 생물학적 결정론에 입각한 사고가 얼마나 편협한 시선인지 그리고 연기의 앙상블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호연을 펼치는 힐러리 스웽크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될 배우임에 틀림없다.

왜?
보시면 안다!

일단, 당신이 생각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어떤 영화인지 듣고 싶다.
나에게 있어 이 영화는 최선을 다하며, 삶 속에서 자신들의 길을 만들고, 찾고, 미래에 무엇이 다가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고, 순간순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다. 그러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가족을 만들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최고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신뢰가 되긴 하지만 영화의 시나리오 역시 당신이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들었다.
이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모건 프리먼을 제외한다면 진짜 스타는 바로 시나리오다.(웃음) 난 정말이지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프랭키와 매기의 관계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폴 해기스는 단편으로서 한계가 있었던 이야기를 훌륭하게 각색하여 밀도 있는 시나리오로 발전시켰다. 그는 그 이야기를 너무나도 아름답게 채워갔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프랭크가 매기를 가르치면서 사용했던 모든 용어들은 나의 트레이너가 브루클린의 "글리슨 (Gleason)"이라는 체육관에서 나를 가르칠 때 사용했던 용어들이다. 너무나도 잘 쓰인 시나리오고 이와 같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나에겐 큰 기쁨이다.

복싱영화는 아니지만 매기 캐릭터가 복싱 선수이니만큼 험난한 트래이닝을 거쳤을 텐데...
누구나 다 알다시피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자기 자신이 직접 해 보기 전엔 그 일에 대해 잘 알 수가 없다. 나 또한 내가 복싱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고, 그 사람들을 잘 알지도 못했다. 내가 좋아했던 스포츠도 아니고, 그저 맞고 때리는 그들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모든 측면이 나와는 빗겨나 있었다. 나중엔 그들을 존중하게 됐지만.....

그런 상태에서 영화 촬영 전 몸과 정신을 매기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체육관에 갔으니 첫 느낌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왠지 있으면 안 될 법한 장소에 있는 것 같았고, 뭘 해야 할 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뛰어난 트래이닝 선생 덕분에 하루 5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운동에 전념하며 첫날부터 훈련을 마치는 3개월 동안 참을성과 성실함을 가지고 밀어붙일 수 있었다. 내가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는 경지에 이를 때까지 말이다. 마치 프랭키가 매기를 가르치듯.

훈련하는 동안에 많은 복싱 선수들과 교감을 나누었으리라 본다.
내가 봤던 복싱 선수들은 마음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는 대부분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최고가 되고자 그들만의 길을 찾고 있었다. 그러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네들의 삶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고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그러한 지난한 과정을 통해 많은 사유와 가르침을 느끼고 배웠겠다.
나에게 있어 복싱은 삶에 비유해 매우 은유적이다.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당신이 링 안에 있을 때, 그 순간 그곳에 없다면, 경기는 이미 끝났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예로 상대방이 날 쳤을 때, 나는 "와~, 어떻게 파고 들었을까? 어떻게 나를 쳤을까"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방심하고 있는 그 찰나에, 나는 또 다른 펀치를 맞을 수도 있다. 내가 상대방을 쳤을 경우에도, "와~ 어떻게 이렇게 된 거지? 꽤 좋은 펀치였어"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순간 방심하면, 내가 상대방한테 한대 얻어맞고 경기는 끝이다.

당신이 그 순간에 있지 않는다면, 이미 끝난 것이다. 그저 그 순간에 있는 것… 방금 무엇이 일어났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인생에 대한 멋진 태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순간에 충실하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굉장히 동양적(zen)이라고 얘기한다.

자만하기 십상인 잘 나가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상당히 겸손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내 꿈을 이루었고 그 꿈을 영위하며 살 수 있다는 게 행운이긴 하지만 정말 명예롭고 감사할 뿐이다. 그렇지만 절대 자만하며 잘난 척해서는 안 된다. 삶과 복싱이 그렇듯이 진정함 겸손함이 늘 있어야 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명감독과 함께 했는데 그 소감이 남다를 거 같다.
그를 생각하면 내 자신이 압도당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그에 대해 나의 감정을 표현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예외적인 사람이고 그와 같은 사람은 또 없을 거다. 그와 일했던 배우들은 나에게 이런 얘기를 종종 해줬다.

'그와 일할 때까지 기다려봐!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할 수는 없을 거야!'

물론, 어쩔 땐 그것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분명 난 나름대로 긴장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내가 갖고 있던 어떤 기대도 넘어 섰다. 그는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성실하고 현실적이다. 내가 지금껏 일해 온 사람들 중에서 제일 훌륭한 협력자였다. 그는 역할에 가장 알맞은 사람을 고용한 다음에 그들의 앞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나중에 보면 자신의 지문을 모든 것에 남겨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깨닫게 된다.

늘 배우들에게
“자신의 본능을 믿어라!” 말하는데 그게 연기의 모든 것이라 난 생각한다.

자료제공:시네와이즈필름

7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30 15:56
qsay11tem
본능은 무엇인가   
2007-08-10 10:09
kpop20
인상적인 글귀네요... 자신의 본능을 믿어라 말하는데 그게 연기의 모든것이라 난 생각한다 인상적입니다   
2007-05-26 19:23
ldk209
이 영화 때문에.. 1411 뒤늦게 개봉했지...   
2006-12-30 08:01
fojesus
소년은 울지 않는다 때부터 알아 보았지요 ;
  
2005-03-12 13:25
sgkh75
힐러스 스웽크의 영화를 찾아다니며 보게된다 역쉬~   
2005-03-09 02:56
gagahoho
힐러리 스웽크 정말 멋진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클린트 할아버지도요   
2005-03-0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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