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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고생이든 마음고생이든 여인네의 흔들림 앞에서는 좌불안석이 몸에 밴 글쓴이, 마음 같아서는 한달음에 약국으로 달려가 종합감기약 판토 뭐시기라도 사 주고 싶었지만, 워낙이 그녀가 세인들의 눈과 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공인?인지라 호주머니에 있는 2천원 쌈지돈만을 불끈 쥔 채 끓어오르는 착한 마음씀씀이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더랬다.
어쨌든, 채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배두나와 따땃한? 담소를 주고받으며 느낀 점은 “어라, 이건 의외인데...”라는 뜻밖의 경우와, “역시나...”라는 안 뜻밖의 경우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었다는 거다. 다시 말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필자의 통밥어린 그녀에 대한 인상과 어긋나는 점이 좀 있어 약간은 예상외라는 단상도 들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배두나, 배우로서의 자세가 잘 다져져 있는 좋은 여배우라는 흔들림 없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말이다.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정말이지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에 상응하는 캐릭터를 맡아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기 몫 이상을 해낸 배두나는 <봄날...>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돼서 그런지 유독 이번 작품에 강한 애착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영화에 대한 그런 자신의 질박한 애착이 예비관객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득 안고 그녀는 늦은 시간에 마련된 팬 클럽 시사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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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지만 꿈으로 남기고 할인매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다. 눈치코치가 없어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곰탱이 같은 여자이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 날 사랑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미지의 남자를 찾아가는 여자다.
상대역인 김남진은 물론이고 용이 감독도 상당히 젊은 나이다. 이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솔직히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둘이 너무 젊어서... 특히, 남진이 오빠는 처음 연기하는 거라 더 걱정됐다. 하지만 순수하고 티 없는 연기를 선보여 너무 좋았다. 용이 감독 역시 젊디젊은 감각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영상미를 만들어내 백 프로 만족한다.
영화를 보면 아빠의 심부름으로 도서관을 자주 왔다리갔다리 한다. 실제로 학생 때 도서관을 자주 다녔는지 궁금하다
쑥스러운 얘기지만(정말 무지 쑥스러워 했다) 학생 때부터 이쪽 일을 접해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너무 바빴다. (결국, 본의 아니게 못 가셨다는 말씀이다.)
언론 시사전 무대인사시 자신이 나온 작품 중 가장 피부가 뽀샤시하게 나왔다고 자랑질 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이 왁스칠 백번한 것처럼 가장 반들반들 예쁘게 나왔는지 짚어주시라. 그리고 그것에 반해 예상외로 “저 장면에서 좀 피부가 별로네”라고 느낀 장면이 있었다면 그것도 말해주시라
기존의 영화와 달리 <봄날의...>는 디지털 색보정을 100% 가할 만큼 굉장히 영상미를 중요시한 영화다. 그래서 대체로 피부도 뽀얗고 예쁘게 나온다. 개인적인론 할인 매장 화장실 거울 앞에 앉아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과 도서관에서 화집을 읽는 장면이 가장 맘에 들었다. 특히, 용이 감독이 이 신에선 앵글과 조명을 엄청 신경 썼다.
마음에 걸렸던 장면은.....................원래 안 좋은 건 금방 잊는 성격이라........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김남진과 함께 라면 먹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하더라, 그렇다면 평소 즐겨 ‘후르륵 쩝쩝’ 하시는 라면 중에는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구체적으로 거론해주시라 브랜드 이름까지.
일단, 그날 라면 먹는 신을 생각하면 너무 싫다. 입천장 다 디고, 정말 지겹도록 밤새 먹었다. 좋아하는 라면은..........음....‘김치사발면’, 그냥 라면은 잘 모르겠다. 주로 사발면을 먹는다.
(이는 곧 현장에서 먹은 사발면을 말한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그냥 봉지라면은 워낙 바쁘다보니 잘 신경쓰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통밥이다. 어쨌든,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녀가 봉지라면을 좋아한다면 스프를 어느 시기에 투입하는지, 계란을 넣는지 안 넣는지에 따라 성격을 한번 파악해볼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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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늘 모자르다고 생각하기에 저러한 말들은 과대평가가 아닌가 싶다. 좋은 여배우, 매력적인 배우가 되기 항상 노력중이다. 어쨌든, 뭐 어떻게 봐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없다.
배두나씨를 처음 봤을 때 왠지 지구에 서식하지 않는 외계의 생물체 같았다. 그만큼 개성이 강한 마스크라 생각한다. 자신의 얼굴에 대해 말한다면
만족한다. 내 얼굴에, 인형처럼 예쁘 얼굴 그런 거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한번봐서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좋다. 지구에서 서식하지 않는 생물체 같다, 라는 표현 정말 만족한다.
모든 작품에서 당신의 헤어 스타일은 늘 숏이었다. 작품 때문인지 아니면 원체 짧은형 머리를 좋아하는 성격 탓인지 알고싶다
솔직히 지겨워 죽겠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성스럽고 길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화를 못 주고 있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현재 노력하면서 기르고 있는 중이다.
<봄날의...>는 중간에 투자자가 빠지는 등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여주인공으로서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풀고 화를 날려버렸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별다른 해소법이 없다. 어디다 하소연하고 그런 거 잘 못한다. 술도 안 좋아하고, 술 먹고 주사부리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그래서 술은 입에 안 댄다. 그냥 방 안에 틀어박혀 조용히 운다.
(필자가 배두나에 갖고 있던 선입견이 정말 선입견이었음이 이 지점에서 밝혀졌다. 술도 잘 먹는 줄 알았고, 남들 앞에서 씩씩하게 떠들어대며 스트레스를 풀 줄 알았다. 하지만 정 반대다. 성격이 굉장히 화통한 거 같았는데 의외로 민감하거나 조심스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특히, 술만 먹으면 땡칠이가 되는 본 필자, 심히 저 답변을 듣고 순간 화들짝 놀랬다)
기자회견시 어떤 때보다 홍보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 배경에는 뭐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 영화는 어느 영화보다 사연이 많아 작업도 길었고 스탭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힘이 되고 싶었다. 쇼프로 나가 망가지는 거 되게 싫어하는데 이번엔 그렇게 해서라도 <봄날의...>를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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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보통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를 질문하는데 정 반대로 물어봤다. 그래서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그건 많다. 내가 나오면 사람들이 괜찮은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신뢰감을 주는 배우고 되고 싶다. 이건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다. 내가 출연하면 든든할 것이라는 느낌. 또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고 되고 싶다. 억지가 아닌 관객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설득할 수 있는 연기자 말이다.
수많은 매체의 기자들과 그간 인터뷰를 해봤을 거다. 게중 짜증나는 스타일의 기자가 있을 법도 한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하지만 독자들의 기호에만 너무 맞쳐 질문을 유도하는 게 강하게 느껴질 때 그렇다. 또 눈길을 끌기 위해 영화와는 상관없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자꾸만 끄집어 낼 때도 그런 거 같다. 굉장히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반갑지는 않다.
같이 작업하고 싶은 감독이 있는지
특별히 따로 있지는 않고 그간 감독 복이 많았다는 생각뿐이다. 창조를 중요시 하는 감독, 카피하지 않는 감독이라면 늘 준비돼 있다.
개인적으론 <복수는 나의 것>이 가장 좋았다.
저도요(정말 좋아하며). 정말 너무너무 노력했고. 작품 자체도 좋았고...
마지막으로 무비스트 네티즌 제위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시라
<봄날..>는 예쁘고 상큼하고 굉장히 발랄한 영화다. 아마도 착한 영화니 좋아하실 거다. 꼭 많이들 보러오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녀는 팬 클럽 시사전 무대인사에 오르기 위해 무비스트 출장 요원들을 뒤로한 채 수많은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 배두나의 목소리와 자태를 꼭 때깔 좋은 화면빨로 봐야지만 직성이 풀리겠다는 분은 주저없이 이곳을 눌러 주시길.....
인터뷰: 서 대원
촬영: 이 기성, 이 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