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원 기자(이하 ‘서’): 어제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를 대상으로 <후회하지 않아>의 일반시사가 열린 걸로 알고 있다. 참석했던 최경희 기자에 말에 의하면 분위기 좋았다고 하던데.
최경희 기자(이하 ‘최’): “감독님 잘생겼어요!” 하고 아주 난리더라.
이송희일 감독(이하 ‘이’): 잘생겼다고 외친 사람은 내가 친구사이 99년도 대표였는데 바로 그 전년도인 98년 대표다. (웃음)
최: 재밌어하면서도 많이들 울더라!
이: 일이 있어 영화는 같이 못 봤는데 다행이다. 하품하며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서: 11월 1일 예매가 스타트됐다. 출발이 좋다! 그럼에도 개봉을 앞두고 예민해져 불면증까지 생겼다 들었다.
이: 오히려 지금보다 첫 선을 보인 부산영화제 내려갈 때 정말 초조했다. 그때부터 살이 빠지기 시작해 잠도 못자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은 약간 멍한 상태다.
서: <동백꽃> 등 전작들 개봉 때와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이: 장편이 아닌 옴니버스이긴 하지만 <동백꽃> 기자시사 때 갔더니 딱 3분 왔더라! 어쨌든, 그때는 가기 전부터 별로 안 떨렸다. 개봉 후에도 그랬고. 근데, 지금은 좀 다르다. 환경도 변화됐고 장편이기도 하고.
서: 그래도 기분은 좋을 거다. 600명이 넘는 후회 폐인들이 열성적으로 영화를 지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살맛나지 않나?
이: 어제도 부산영화제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단체로 오고, 너무 고마울 뿐이다. 일일이 챙겨주지 못해 너무나도 미안하지만....이 영화는 처음에 관도 못 잡았었다. 개봉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 많이 했다. 김조광수 대표도 전전긍긍했었고. 돈이 없으니 여러 모로 힘들더라. 어쨌든, 차질없이 <후회하지 않아>가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준비해 갔는데 깜짝 놀랐다.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서: 기대 이상이었나?
이: 사실, 그 정도의 반응은 예상 못했다. 두 번째 상영 때도 그랬고. 야오녀들의 파워를 과소평가한 건가 싶기도 했지만, 서울 올라올 때까지 그 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거라 믿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팬 카페 만들고, 좀 창피해서 말리기도 했지만 한국영화 최초로 영화를 만든 제작자(김조광수 대표)가 전국을 돌며 후회폐인들과 미팅도 갖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여파가 컸다.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오타쿠 문화인 거 같다. 아! 그리고 그들이 야오녀들은 아니라고 하더라! 오히려 야오녀들은 지금 후회폐인들과 섞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동인녀들이랑?
이: 그렇다.
최: 내가 사실 동인녀다.
이: 아 그런가?(웃음) 여하간, 지금 잘 들어오지 않으려고 하는데, 융합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고민 중이다.
서: 팬미팅에, 인터뷰에, 매체에 기고할 원고에 무자게 바쁘겠다.
이: 요즘 그래서 글쓰기 싫어 죽겠다.(웃음)
서: 영화 일을 시작한 이래 싫든 좋든 가장 많은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부산영화제때 인디포럼 파티를 했었다. 그때 술 먹고 농담 따먹기를 하다 이창재 감독의 <사이에서>가 <송환>의 흥행기록을 넘을 거란 얘기가 나왔다. 그게 화근이 돼 <후회하지 않아>가 만 명을 넘기냐 마냐 가지고 만원 내기를 하게 됐다. 만원을 따야 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많이 해야 한다.(웃음)
서: 크게 부담되지는 않나?
이: 더 이상은 없는데, 커밍아웃은 언제 했고, 남자는 또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냐는 등 선정성 때문에 몰려온 언론매체들과 인터뷰 할 때는 좀 그렇다. 그러니까 너무 영화 외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에는 불편하다.
서: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영화에서 수민 역을 맡은 이영훈도 좀 불편하다고 하더라! 매니저멘트 없이 당장 혼자 다니는 상태라 인터뷰 할 때 옷이 없다고.(웃음). 해서, 이송희일 감독이 동대문 쇼핑몰에 가서 옷을 좀 사줬다고 하던데, 이송희일 감독은 신경 안 쓰이나? 인터뷰도 많은데.
이: 내가 워낙 구질구질 하게 다니니까 얼마 전 모 주간지 기자가 나한테 직접 이야기 못하고, 영훈이한테 인터뷰 끝난 후 이송희일 감독 옷 좀 예쁘게 입고 오라고 했다 하더라! 그래서 나름 꾸미고 갔는데 이게 준비하고 온 거냐고 구박만 받았다. 친한 기자였으니 망정이지...
서: 전혀 구질구질 않다. 또 사진보다 훨씬 유하고 순해 보인다.
이: 맞는 말이다. 사실 평소에 늘 신경 쓰는 편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어는 편이라 사진은 어쩔 수 없고.
최: 남 걱정하지 말고 서기자 당신이나 복장에 신경 써라!(웃음)
서: 여전히 저예산이긴 하지만 충무로에서는 첫 장편영화다. 기본적인 자세야 변함없겠지만 시스템적으로도 그렇고 이전과는 뭔가 다른 점이 있었을 게다.
이: 청년필름이 이 정도로 제작비가 적은 저예산영화를 찍어 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내가 직접 발품을 좀 팔아야 하는 상황이 있긴 했지만, 프로듀서, 제작실장, 부장 등 이런 저런 파트를 많이 해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확실히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안정적이더라. 이전에는 내가 다 해야 되니까 귀찮은 부분들이 상당했는데, 그런 점에서 무척 편했다. 돈이 없으니 상황이 열악한 건 전이랑 매한가지인데 찍어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받치고 있다는 거! 그게 참 좋았다.
서: 타협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적잖이 있었을 텐데.
이: 내 스스로 검열자체를 하게 되더라. 예를 들어 시나리오도 그렇고. 또 뭘 하나 넣으려고 해도 심의가 걱정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했다. 그렇지만 이건 최소한의 타협이라 본다. 자랑은 아니지만 청년필름만큼 마인드를 제대로 갖춘 제작사는 드물지 않나? “너는 왜 이렇게 장르적이니! 장르를 좀 넘어서자!” 그러고. 오히려 피디나 대표가 강하게 나가자 밀어 붙일 때도 적잖이 있었다. 믿고 갈 수 있게끔 힘을 실어줘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서: 예산문제로 인해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이: 돈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특히, 이야기가 급선회하는 막판 에피소드는 너무나 아쉬웠다.
오라는 태풍은 안 오고 폭설이 휘몰아쳤다. 눈 치우느라 시간 다 보냈다. 태풍효과를 내려고 강풍기를 빌려 왔지만 돈이 없으니 그 효과는 정말이지 참담했다. 하루에 10대를 돌려야 하는데 예산문제로 1대밖에 돌리지 못했다. 게다, 고장까지 나고. 애당초 예상했던 장면의 50%밖에 찍지 못했다. 엔딩장면도 사실 밤 장면이었는데 해가 막 뜨기 시작해 20분 안에 찍고 주저앉았다. 그날 철수해야 되는 상황이라 다른 방법이 없었다.
서: 얼마나 없이 찍었기에! 그런가. 기자시사 때 김조광수 대표가 제작비 대비 수익률에서 <괴물>의 기록을 깰 거라 포부를 밝혔는데, 당최 제작비가 얼마인가? 정말 비밀인가?
이: 미안하다. 절대 비밀이다.
서: 엄청 적은 모양이다.(웃음) 그나저나 퀴어멜로라 투자자를 찾는 데도 만만치 않았을 거다.
이: 다행히 **창투사에서 일하는 분이 내 단편 <굿로맨스> 팬이었다. 함 해보겠다 해서 그걸 가지고 시작하게 됐다. 아주 다행이다.
서: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도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들었다.
이: 시나리오 건네면 그 뒤로 대부분 연락이 없다.
서: 도망갔던가?
이: 그런 셈이다. 가보면 사라졌거나 “전 이성애자입니다” 혹은 “호모가 싫어요” 라고 한다.(웃음) 세월이 흘렀고, 청년필름 네임밸류가 있으니 그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여전히 다들 경악하더라!
서: 예상치 못한 혹은 정말 웃긴 경우도 있었겠다?
이: 신인급 정도로 해서 여기저기 돌렸는데 배우에 앞서 매니저들이 먼저 기겁하고 그랬다. 제일 웃겼던 적은 “저는 기독교인이예요” 그래서 내가 “누가 뭐래!”하고 버럭 소리질렀다.(웃음)
서: 그럼 이한과 이영훈은?
이: 재민 역은 하겠다는 사람이 몇 있었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한은 원래 재민이 아닌 수민 역을 욕심냈었다. 근데, 보시다시피 기럭지가 너무 길고 도회지 분위기라 안 됐다. 그러다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 비의 형으로 나오는 김영재가 캐스팅될 뻔 했는데 스케줄이 꼬여서 결국 포기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한이 재민 캐릭터를 맡게 됐다.
서: 수민 역의 이영훈은?
이: 내가 고집해서 데려왔다. 일단, <굿로맨스>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고, 적역이라 봤다. 마침 제대하고 힘들게 고기 썰면서 알바 하길래 잘 됐다 싶어 캐스팅하게 됐다. 그리고 이영훈의 이미지가 예전엔 완전 소년이었다. 전에 같이 작업했던 미현씨랑 애랑 우리 집에서 막 자고 그럴 정도였다. 그런데 언제부터 서서히 남자가 돼 가더라. 참 좋아하는 배우다.
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생각했는데, 막상 듣고 보니 여전히 과도기인 거 같다.
이: 그때 경악했던 사람들! 명단 다 짜 놨다. 어차피 나나 그 친구들이나 상업영화를 안 할 수 없으니, 오디션 볼 때 언젠가는 마주칠 거다.(웃음)
서: 초짜라도 혹 동성애자 배우를 생각해본 적은 없나?
이: 있다. 당연히! 어떻게 알고 연락이 몇 번 왔다. 문제는 만나보면 내가 바라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라는 거다. 여하간, 한이랑 영훈이가 양아치들이 그런지(웃음) 찍으라고 하는 거 군말 없이 찍으면서 따라와 줘 고맙다.
서: 김정화가 재민의 약혼녀로 나온다. 상당히 반가웠다. 원래는 문소리가 예정됐다 들었는데. 또 재민의 부모를 연기한 연극배우 이승철과 김화영은 각각 이청아의 아버지와 배두나의 어머니라고 하던데 어떻게 영화에 모시게 됐나?
이: 문소리는 술친구다. 그래서 출연해주기로 했는데 <가족의 탄생> 촬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빵구가 났다. 김정화는 그 친구가 소속된 매니저멘트에 친한 분이 있어 인연이 닿았다. 이청아 아버님이랑 배두나 어머님도 의도된 건 아니고, 이래저래 중견배우 분들 캐스팅하기 힘든 처지에서 지인들이 우연찮게 소개해줘 출연하게 된 거다. 쉽게 말해 잘 엮인 거다. 근데, 솔직히 두 분에게 죄송스럽다. 본의 아니게 들어낸 부분이 많아서.
서: <슈가힐> <굿로맨스> <동백꽃> 등 전작 발표와 함께 게이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늘 붙어 그놈의 호칭에 질력이 났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첫 장편영화를 동성애라는 소재를 선택해 퀴어멜로를 찍었다. 그 이유가 뭔가? 퀴어멜로를 다룬 영화가 너무 없는 환경 탓도 있을 테고. 또 이미 말했듯 “여성의 시선 없이 게이 남성들의 삶을 욕망과 계급의 문제를 얹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가?
이: 게으름에서 비롯된 거라 볼 수 있다.
서: 좀 더 구체적인 이유를 말해 달라!
이: 단편이었던 <굿로맨스>를 장편으로 확대해 만들려고 했는데 배우 캐스팅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해 미루게 됐다. <사랑니> <녹색의자> 등 유사한 주제의 영화가 개봉되는 바람에 지금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하여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다 놀면 뭐하나 다른 소재의 영화 하나 찍어야지! 하고 생각 중이었는데, 마침 김조광수 대표가 “야 놀면 뭐해! 디지털 하나 찍어! 뭐 좀 있어!” 그러더라(웃음) 잘 됐다 싶었다. 두어 개 써 놓은 시나리오도 있었고.
서: 어떤 거였나?
이: <후회하지 않아> 이 이야기랑! 현재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 이름인 곤돌라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건 필름으로 표현해야 어울리는 영화라 당장은 포기했다. 사실 호러도 찍고 싶었는데 그걸 또 쓰고 준비 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해서 그거 역시 뒤로 미뤘다. 결국, 남자를 전면에 내세운 퀴어 영화를 더 늦기 전에 한번 찍어보자고 마음먹었고 그 작품이 바로 <후회하지 않아>다.
서: 숱한 장르의 영화가 선을 보이고 있음에도 유독 퀴어 영화는 보기 힘들다. 퀴어 영화는 동성애자만이 찍을 수 있고 찍는다는 암묵적 편견이 그 원인일 수도 있을 게다. 때문에 찍고 싶어도 커밍아웃이 두려워 꺼리게 되는 거 같고.
이: 글쎄다. 모든 문제는 시장이 작은 데서 비롯된 거 같다. 퀴어 영화는 게이들이나 레즈비언이 만들어야 된다는 강박 때문에 못 찍는 건 아니라고 본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성애를 다룬 시나리오가 예상 외로 많다. 고등학생들이 만든 작품도 상당하고. 근데, 인디 필드에서는 좀처럼 그 같은 영화를 발견하기 힘들다. 나 역시 이상할 정도다. 서기자가 지적한 측면이 그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거다. 어쨌든, 충무로는 저예산 영화가 몇 번 참패하고 나서 동성애든 뭐든 나서기를 꺼린다. 인색해진 건 분명 사실이다.
서: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굿로맨스> 때는 엄청 자유롭다고 많이 이들이 얘기하던데.
이: 아까 말했듯 장편은 처음이라 연출의 호흡이 만만치 않았다.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실수하면서 배워나갔다. <굿로맨스> 촬영할 당시에는 시나리오나 콘티가 없었다. 트리트먼트만 있는 상태에서 출발했다. 그러다보니 배우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즉흥적으로 많은 것들을 만들어가며 굉장히 자유롭게 찍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경직된 상태였다. 이렇게 해야 되는지, 저렇게 해도 되는지 잘 모르니까. 물론, 그런 과정이 향후 영화 만드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거다.
서: 배우한테 맡기고 가는 편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이: 영화마다 또는 배우마다 다르다. 디렉션 안 하고 전적으로 배우한테 맡길 때도 있고 정반대인 상황도 있고 그렇다. 이번영화는 거의 뭐 손동작에서부터 해서 일일이 간섭했다. 내가 신뢰를 못하겠더라고!(웃음)
서: 애초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한과 이영훈은 정사신이 흥미롭고 신났다고 하더라.! 그런데 좀 아쉬웠다. 주변에서는 수위가 높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좀 더 세게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오랄남으로 등장하는 한겨례 임범 선배의 장면도 들어낸 거 같고.
이: 맞다! 원래 판스만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서: 정사 신 수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 나 역시 세다고 전혀 생각 안 했는데 심의 때문에 주변 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걱정을 많이 했다. 못 통과 하면 어쩌나 하는 근심. 근데 정말 심의 위원 중에 제한상영가를 주장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여하간 정사장면은 한 신당 20분 안에 다 찍었다. 그래야 예산이랑 맞으니까. 커튼 닫고 돌려! 돌려! 하면서 찍어 나갔다. 그리고 사실 정액이 날아다니는 장면도 있었는데 주변에서 뜯어 말렸다. 개봉해야 된다고...
서: 심의뿐 아니라 러닝타임 등 이런저런 제약조건으로 들어낸 장면이 지금 말한 거 이상으로 상당했을 거다.
이: 많다 되게 많다. ‘촌스럽고 투박하게 길게 찍자’가 원래 의도였다. 예를 들어 재민과 수민이 나란히 오줌도 싸고 대화를 하는 10분 이상의 장면도 더러 있었다.
서: DVD로는 볼 수 있나?
이: 당장은 큰 생각 없다. 이 영화가 걸작도 아니고.... 그리고 난 디렉터스 컷이라고 나오는 감독판 DVD 보면 짜증나더라! 봐도 별 거 없더만(웃음)
최: 그래도 <후회하지 않아>를 남다른 영화로 간직하고 소장하고픈 분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텐데.
이: 그런 분들 때문에 사실 낼까 말까 고민 중이다. 다시 편집하려면 깜깜하지만.
서: 금방 말한 정사 신 등 애초, 18세 등급 나올 거라 예상했겠다.
이: 십팔십팔 하면서 받아들였다고 해야 하나?(웃음) 전에 프랑스 영화제에 갔다고 놀랐던 적이 있다. 할머니랑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손자가 둘이 손잡고 영화 보러 왔는데 성기 막 나오고 아주 장난이 아닌 거다. 보는 내가 민망해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물어봤더니 여기서는 SM 아니면 다 본다고 하더라.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서: 아이러니한 게 <후회하지 않아> 개봉일이 16일인데 그날이 수능시험 날이다.
이: 솔직히 이 영화를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층이 10대 후반이다.
서: 그러게 말이다. 사실 봐도 상관없는데.
이: 못 보나? 수능 끝나면?
최: 들어갈 때 조사해서 힘들 거다.
서: 중학교 때 동시상영관 가서 영화 실컷 보고 뭐 그래도 사회생활 하는데 하등 문제없는데...거 참!
이: 그러게 말이다.
서: 중.고딩 때 본 영화중에도 꽤 되는데, 영화의 설정이 70~80년대 호스티스 물이다. 신파고 통속적 설정이긴 하지만 현실을 반영하는 데 이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당시 영화에도 빈곤한 농촌에서 상경해 혼란을 겪어야만 했던 여성들의 고됨이 분명 반영됐었다. 그러한 설정을 끌어들인 건 오늘 한국의 비루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나?
이: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동시극장에서 <더티 우먼>도 보고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70년대 호스티스 물이 80년대 인신매매 시리즈로 변질돼 가는 과정도 보고. 어쨌건, 이건 약하다! 약해! 하면서 야한 영화는 죄다 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70년대 호스티스물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 계급형성 과정, 도시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여성들에게 빚진 게 많은 당시의 죄의식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고. 총천연색의 장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걸 왜 촌스럽다고 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내가 그럼 함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파를 좀 더 확장시켜 보고 싶었다. 또, 어차피 게이 이야기니까 퀴어 멜로를 얹어 놨을 때 어떤 영화가 나올까? 관객들 반응도 궁금하지만 내 스스로도 궁금했다. 동일한 장르라도 뉘앙스가 다르겠다 싶어 만들게됐다.
서: 개인적으로 70~80년대 인상적인 호스티스 물이 있나?
이: 많다! <영자의 전성시대 >도 있고...
서: 김호선 감독의 <서울무지개>도 있고.
이: 그 영화 충격이었다. 지금도 다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 봤는데 당시 상황을 감안하자면 정말 진보적인 영화다.
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존재를 대머리만 살짝 보여주며 알려주고.(웃음)
이: 어떻게 저 영화가 그 당시 상영될 수 있었을까? 지금도 의아하다.
서: 그러게 말이다. 누구 봐도 전통인 걸 다 알 텐데..
그리고 두 남자의 사랑을 통해 욕망과 계급의 문제를 그리고 싶다는 변을 밝혔는데 계급의 문제가 확실히 남다르게 다가오더라. 남녀가 아니라 남남이다 보니 적잖이 그런 측면이 있는 거 같다. 남녀 사이라는 자체가 이미 가부장제가 공고한 한국사회에서는 강자와 약자라는 계급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측면이 있는데 <후회하지 않아>는 그게 배제되다 보니 좀 더 선명하게 와 닿았다.
이: 사실 이 영화는 도시이야기다. 태풍이 오지 않고, 돈이 없어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도시를 담아낸 부분을 거의 다 들어냈다. 물론, 계급 문제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아쉬운 부분이 상당하다. 그리고 게이들은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메종드 히미코>처럼 자신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애초 그런 거엔 관심이 없다.
서: 방금 말한 것처럼, 이성애를 가해자 동성애를 피해자로 묘사하는 이분법 구도를 그리지 않아서 그런지 게이들은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 그럼에도 게이 커뮤니티를 향해 높은 수위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민주화운동을 통해 부가적으로 얻은 수혜는 문제가 있다. 외국처럼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물이 한국 게이 필드에는 없다.는 요지의 말씀! 인디영화 필드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하고. 당연, 적도 많이 생겼을 거다. 부단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 정말 치열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거 같다.
이: 그거 역시 게을러서 그런다. 아무 것도 안 하고 방콕하면서 노니까 그냥 그런 생각을 하는 거다.
서: 게을러서 그런다 말하지만, 학술운동을 하기 위해 빤스 2장에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싸가지고 서울로 상경했던 당신이다.
이: 내가 뭐 쌍팔년도 운동권 끝물이긴 하지만 아주 치열하게 살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소록도 다룬 다큐를 찍었던 분이 있는데 전북대 사회학과 선배다. 나보다 먼저 서울 올라와서 활동했다. 그런데 그 선배가 노동현장에서 칼처럼 비디오카메라를 메고 활동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이런 분들을 보면 정말 쪽팔리다. 내가 치열한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묵묵히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런 분들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그들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운동권 영향을 받으며 성장 했고, 거기다 내가 게이라는 사실이 덧입혀지면서 불만이 많아진 것도 있다.
서: 사회를 바라보는 이러한 감독의 시선이 영화에 투영됐을 텐데, 이 점 역시 만족스럽지 않겠다.
이: 물론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대신, 이젠 배웠으니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으리라 본다.
서: 그나저나 여자들의 반응이 좋다.
이: 어차피 이 영화를 볼 사람은 20대 여성이다. 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솎아내니까 가장 집중돼 있었다. 후회페인들도 그 또래고. 근데 무섭다.
서: 왜?
이: 내 전화번호 뚫렸다(웃음).
예전부터 여성분들이 내 영화를 좋아했다. 남자들은 많이들 꺼려했다.
서: 남성이 거부감을 느끼는 건 역시나 가부장제가...
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본다. 내 영화의 관객 중 5%~10%만이 남성이다. 그마저 잘못 들어왔다며 나가는 관객도 허다하다.(웃음)
최: 그래서 말인데, 일반여성들이 정말 잼나게 보지 않을까 싶다. 남자보다 여성이 오히려 덜 보수적이고 잘 받아들인다.
이: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사실 야오이 문화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왜냐하면 야오이를 선호하는 층 자체가 소비적이기도 하고, 게이들의 사랑은 인정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레즈비언 영화! 보지 않는다. 레즈비언물이 가장 소외된 부분인데. 그러다, 2000년대 들어 든 생각은 <왕의 남자> 사태를 보다가 이건 동아시아의 현상이기도 하고, 억압된 여성 포르노의 귀향이다. 뭐 그런 다른 시선이 생기더라! 어쨌든, 시선자체가 억압돼 왔던 여성분들이 많이들 좋아하니까 좋다.
최: <후회하지 않아>가 비엘...
이: 비엘이 뭔가?
최: 요즘은 야오이라고 안 한다. 비엘(BL)이라고 한다. 보이즈 러브!
이: 안 그래도 그게 뭔가 싶어 카페에 들어가 물어보려다 쪽팔려서 물어보지 못했다. 완소라는 말도 못 말인지 몰라 얼마 전 살짝 물어봐 알게 됐고(웃음)
최: 일반적으로 야오이 만화에선 여성 캐릭터가 나오지 않거나 나왔다 치더라도 극의 중심에 있지 못한다. 철저히 두 주인공 남성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물론 이 시점 자체가 읽는 이 즉 여성의 시점, 취향에 맞춰져 있지만.. <후회하지 않아>가 비엘처럼 읽혔던 이유는 여성이 극의 변두리에 머문다는 점과 주인공 남성 둘이 아름다운 미소년의 형태로 카메라에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사랑을 하는 과정이 야오이의 전형적 구조와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이: 영화 만든 후 제일 놀라웠던 게, 난 정말 야오이물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내 영화가 야오이물과 일정 부분 포개지는 면이 있다는 걸 발견한 순간이었다. 정말 몰랐다. 최근에 알았다. 하지만 그건 조금만 더 지켜봐야 될 거 같다. 아까 말했듯 후회페인들은 또 다르다. 영화를 많이 보는 친구들이다. 일부는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그렇게 좇아다녔고, 또 어떤 친구들은 일본 인권영화에 엄청난 열성을 쏟아 부은 이력도 있고 다양하다. 야오이 애기는 개봉 후로 미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최: 만약에 동인녀들로부터 폭발적 지지를 얻어 성공을 거뒀다 할지라도 영화가 가볍게 소비되는 거에 대해서는 그리 좋아 하지 않을 것 같다. 야오이는 게이 커뮤니티 범주와는 다른 여성용 포르노 문화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글쎄, 그건 다른 거 같다. <왕의 남자> 제작진도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을 거다. 그 자체가 다르게 해석돼서 가는 방향이 있는 거라 난 이해한다. 흥미로운 건 집단적 주체가 형성이 돼서 해석을 도모하는 거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고 의미가 있고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거라 본다. 뭐라 할 수 없는 거 같다. 그건 각각 관객의 몫이라 본다. 소비층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집단적 주체가 만들어지면 더할 나위 없다. 영화 자체의 텍스트를 논하면서 얘기하는 거야 늘 말하지만 절실히 요구되는 문제다. 예전에 레즈비언 단체에서 <델마와 루이스>의 엔딩을 자기들 식으로 편집해 상영한 사례가 있었다. 나름 의미가 분명 있는 거다.
서: 동성애를 다루긴 했지만 <브로크백 마운티>이나 <왕의 남자>는 불편하지 않다.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수위에 맞춰졌다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들이 나름 동성애에 대한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근래의 이런 분위기가 <후회하지 않아>에 생산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보나?
이: 지금은 잘 모르겠다. 영화사나 나나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힘들다. 판단이 안 서니까! 그냥 우리는 1만 명만 넘으면 소주파티하자! 계획 중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브로크백 마운틴>을 비롯해 요즘 동성애를 다룬 영화들은 내 취향이 아니다.
서: 전북대 사회학과 시절 지독한 교조주의자였다고 하더라. 영화가 패권주의 이데올로기를 유연하게 전파하는 수단이라 한동안 멀리했고. 다시금 영화와 친해지게 된 계기가 있을 거다.
이: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영화를 좋아한 아버지 영향도 있고. 심지어는 군대에서도 삽질하다가 영화를 봤을 정도다. 교조적이었던 나의 태도 자체가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할 텐데, 영화 일을 다시 하게 된 것도 욕망에서 비롯된 거라 볼 수 있다. 개인적 욕망뿐 아니라 사회현실도 억압되면 귀환되니까! 근데, 교조적인 태도가 쉽게 변하지는 않더라! 학생시절 PD계열에서 운동을 하다 서울 왔는데 영화는 역시 부르조아 매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다시금 시골에 내려갔다. 또 올라오긴 했지만(웃음). 시골에 가 있던 시기에 많이 변하지 않았나 싶다.
서: 이래저래 많이 혼란스러웠나 보다.
이: 시골에 내려가 있을 때가 가장 복합적인 시기었다. 세계관! 섹슈얼리티!에 대한 생각도 상당했고..... 결정적으로 내가 연애를 한 시기다.
서: 그러다 젊은영화라는 독립영화 단체를 만들어 영화감독으로 운동의 방향을 틀었다.
이: 여러 준비를 많이 했는데 상황이 좋지 않았다. 참 많이 싸우기도 했고. 일단 단체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단체를 꾸리게 됐다.
서: 영화의 제작사인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와 친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이: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에서 만났다. 원래 이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내가 원체 사람을 잘 못 알아본다. 술 먹다 2차 가서 “어디 영화사 다녀요?” 물어보니까 청년필름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친하게 됐다. 웃겼던 건....
서: 웃겼던 건?
이: 내가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 영화사 좀 소개해 달라! 부탁을 했다. 김조광수 대표가 알았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연락이 없는 거다. 한참 후에나 통화하게 됐는데 그때 그러는 거다.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두 개가 있다! 나쁜 소식은 “사실, 다른 영화사에 연락 안 했어”! 좋은 소식은 “나랑 하자!”(웃음) 그렇게 엮였다.
서: 차기작은 신파 액션이라 들었다.
이: 복수를 다룬 영화가 될 거 같다. 액션도 있고, 물론 통속적이고.
서: 이태리 호러감독 다리오 아르젠토의 70년대 영화를 참고로 한 호러도 구상중이라 하던데...
이: 인디장편은 호러를 찍고 싶은 거다. 그러니까 아까 말한 영화는 충무로에서 작업할 영화고. 중간 중간 인디영화를 찍을 거니까, 다음 인디장편은 호러를 다뤄보고 싶다는 말이다.
좀비물이 될지 어떨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외국 인디필드에서는 호러가 대단한 에너지원이다. 인디영화 시장에서 호러장르가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호러장르를 너무나 좋아하기도 하고. <후회하지 않아>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아 인디영화 시장이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을 거다.
서: 장르는 다르더라도 이송희일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관통하는 뭔가는 있을 거다. 변하지 않는 거?
이: 신파!! 호러든 액션이든 복수든 신파가 분명 있을 거다. 아까 말했듯, 우리가 느끼고 봐왔던 기존의 신파를 좀 더 확장시켜 보고 싶다
서: 99년 한 방송사 토론회에 나가 커밍아웃을 하고 고향인 익산의 전주 이씨 문중으로부터 ‘죽일 놈’ 소리까지 들으며 근 10년을 내달려왔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을 텐데. 그 과정속에서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 게 있을 테고 또 역으로 ‘후회되는 일도 있을 거다.
이: 후회하는 건, 나이는 먹어가고 몸은 늙어가고 있는데 다시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 조금 더 근사한 연애행각을 벌이고 그래야 하는데....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건 지금 내가 영화를 찍고 있다는 거!
서: 그 마음 안다. 동병상련이다. 필자 역시 혈혈단신이다. 어제 시사에서 영화 끝난 후 팬들에게 사인해주다 맘에 든 친구가 있어 사인대신 전화번호를 적어 줄 뻔 한 사건! 충분히 이해간다.(웃음)
이: 맞아! 맞아! 걔 잡았어야 하는데 아우~~~그 예쁜 애가 한쪽 구석에서 떨고 있더라! 마음이 아팠다(웃음)
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
이: 쌍커플 안 진 조승우!
서: 그럼 저 같은 스타일은...
이: 윽.........(고개 숙인 이송희일 감독)
최: (버럭!) 감독님도 눈이 있으시다
서: 죄송하다! 되도 않는 얼굴을 들이대서!
서: 지금 던진 질문도 농담이긴 하지만 이송희일 감독에게 비례를 범하는 말일 수 있다. 그래서 묻는데 요사이 인터뷰 하면서 매체와의 관계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한 걸로 안다. 언론의 문제 중 하나만 지적한다면!
이: 영화는 텍스트다. 텍스트 가지고 이야기 하지 않고. 엄한 얘기가 주가 될 때! 예를 들어, 한 지가 언젠데 이번 기자시사에서 김조광수 대표랑 이송희일 감독이 커밍 아웃을 했다,고 기사 나갔을 때! 그런 선정적 포장들은 아니라 본다. 영화 이야기를 하다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이해되지만.
서: 그러한 포장이 본질을 다 덮어버리니 문제긴 문제다. 남는 건 선정성뿐이고.
이: 사실, 짜증난다. 그런 점이. 난 영화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꾸 내 아랫도리에만 왜 그리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전엔 인터뷰를 잘 안 했었다.
그렇게 내 아랫도리에만 신경 쓸 거면 이송희일 감독 시집가고 싶다, 고 적어달라고 한다.
근데 또 아무도 안 쓰더라!(웃음)
서.최: 저~~~희는 씁니다.(죄다 뒤집어짐)
이: 대신 이메일로!
서: 정말인가? 괜찮은가?
이: 정말이다. 이메일 달고 꼭 이렇게 적어주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친구는................
'쌍커플 안 지고 살 찌지 않은 조승우스런 20대!'
이런 분 있으시면 필자에게 우선, 간략 자기소개서 첨부해서 메일(bangoal@movist.co.kr) 날리시길 바란다. 이상!!
2006년 11월 15일 수요일 | 글_서대원 최경희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