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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두 남자를 동시에 관통하는 아픔의 영상 소고
레저베이션 로드 | 2009년 1월 29일 목요일 | 박정환 객원기자 이메일


‘레저베이션 로드’에서 뺑소니를 당해 아들을 잃은 에단(호아킨 피닉스)과 뺑소니 가해자 드와이트(마크 러팔로)라는 뺑소니 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립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영화는,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가 악이면서 피해자가 선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흑백 대비효과를 지니는 이분법적으로 전개되는 구조의 영화가 아니다. 이분법적 도식구조를 가지고 영화를 구성코자 했다면 가해자의 인면수심적인 측면에 두각을 나타내거나, 혹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찾아 응징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게끔 하는 징벌자적 관점에서 영화가 전개 되었으리라. 하나 영화는 에단과 드와이트라는 캐릭터를 두 아버지의 입장에서 겪는 심리변화를 영상으로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 초반부를 바라보노라면 피해자 에단에게 자연스레 감정이입이 되고 그를 응원하게 마련이다. 반면 가해자 드와이트에 대해서는 에단에게 어떻게 꽁무니를 잡히게 될까 혹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까 하는 응징자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영화는 드와이트라는 캐릭터를 던지 징벌 받아 마땅한 가해자로 묘사하지만은 않음으로 드와이트를 통해서도 관객의 감정이입이 가능하게끔 하는, 가해자가 받는 죄책감에 포커스를 맞춤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균형 잡힌 캐릭터 묘사를 일궈낸다.

에단은 아들을 잃은 상실감으로 아내와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는, 조금씩 무너져가는 캐릭터다. 아들의 상실이라는 박탈심리가 남편 에단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아내와 딸이라는 가족공동체 모두가 겪게 되는 크나큰 사건임에 있어서 에단은 아내와 딸의 슬픔을 덜어내고 보듬어주는 가정의 울타리 역할을 수행하기 보다는, 사건의 진전이 보이지 않는 뺑소니 사건을 직접 조사하고 범인을 응징하고자 하는 심리가 보다 크게 작용하기에 가족과의 관계가 부식되어버리는 캐릭터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상실이 가족 관계에도 부정적인 역할로 작용하고 마는, 상실이 또다른 상실을 낳는 아픔을 에단을 통해 조망 가능하다.

반면 드와이트는 에단의 아들을 SUV로 치고 그대로 달아나게 된 뺑소니 동기가, 그가 양심을 팔아버린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드와이트의 아들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드와이트에게 남은 가족은 이제 아들 단 하나. 그런데 그 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기 싫어서, 자수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면 몇 년 간 아들과 물리적으로 강제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하기에, 그리고 양심의 가책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가해자가 바로 드와이트이기에 관객은 그를 섣불리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한 응징자적 관점으로 바라보지만은 못하게 된다. 즉 드와이트가 양심을 팔아먹은 뼛속 깊은 냉혈한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고통 받고 괴로워하는 캐릭터이기에 그렇다. 드와이트가 양심적인 사람임은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가는 시퀀스를 살펴보면 된다.

두 캐릭터의 공통점은 아버지라는 점이다. 그리고 각 캐릭터의 각기 다른 부성애는 에단에겐 상실이 다른 형태의 상실을 낳는 악순환을, 그리고 드와이트에게 있어선 아들과 떨어지지 않기 위해 양심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겪는 아픔이 영화에서 깊이 배어난다. 그리고 이들 두 아버지는 서로 안면을 모르는 관계가 아니라, 의뢰인과 변호사라는 얄궂은 운명의 끈이 이들의 관계를 동아줄처럼 고통스럽게 얽어맨다. 이 영화의 저력은 영화 후반부 시퀀스에서 활화산처럼 터져나온다. 마지막 두 시퀀스를 놓친다면 이 영화의 응집된 저력을 상당 부분 놓칠지도 모른다. 결말 부분 영상을 통해 행간의 미를 듬뿍 향유하길 바라며.

2009년 1월 29일 목요일 | 글_박정환 객원기자(무비스트)




-양수겸장 플롯의 재미를 탐구하길 원하는 관객
-두 남자의 심리적 아픔을 통해 비장미를 탐미하길 바라는 관객
-오락성 위주로 영화를 찾는 관객
-열 받는 것은 두 눈 뜨고 못 보는 열혈 관객
20 )
drjed
오락성이야 그럴줄 알았지만...   
2009-01-29 23:54
ehgmlrj
글쎄요..;;   
2009-01-29 21:14
shelby8318
책으로도 나왔었던 거라고 하던데..... 아닌가?   
2009-01-29 17:33
kwyok11
오락성은 별로인가보네요   
2009-01-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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